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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문화시민으로 살아가려면 |2013. 08.28

지난달 24일 광주 문화계는 때아닌 수강생 유치전쟁을 치러야 했다. 사정은 이렇다. 공교롭게도 이날 광주 시립미술관의 ‘인문학으로 문화읽기’를 비롯해 일부 문화예술기관들의 시민강좌일정이 겹쳤다. 겹치는 정도가 아니라 한날 한시(24일 오후 3시)에 열리게 됐다. 광주비엔날레의 문화포럼(강사·설치미술가 최정화)이 진행되던 시각에 광주문화재단에선 소설가 문순태…

빈집 프로젝트 in 광주 |2013. 08.21

지난해 가을 광주시 동구 예술의 거리에서 매우 특별한 전시회를 만났다. 그것도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갤러리가 아니라 낡고 오래된 빈집에서다. 20∼30대 젊은 작가들이 꾸민 ‘아트 토크-남쪽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였다. 갈수록 쇠락해 가는 예술의 거리를 되살리기 위해 빈집(광주시 궁동 예술길 17-7)을 예술적 상상력과 끼가 넘치는 아트하우스로 탄생시켰기…

亞 문화전당, 알랑가 몰라? |2013. 08.14

“아무리 공부해도 모르는 세 가지가 있다. 박근혜의 창조경제, 안철수의 새 정치, 김정은의 속마음이다.” 얼마 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유머 한 토막이다. 이름하여 3대 미스터리.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추가됐다. 오는 2015년 개관 예정인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이하 전당)의 컨셉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전당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

‘미술품 커넥션’을 끊으려면 |2013. 07.31

미국의 백만장자 존 록펠러(1839∼1937)에게는 생전 ‘악덕기업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법질서가 정착되지 않은 초창기 미국 석유시장을 독점하면서 온갖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뇌물과 리베이트 등의 ‘검은 돈’ 배후에는 으레 록펠러가 있다고 할 정도였다. 지난 1909년 록펠러는 ‘강도귀족’이란 오명을 씻기 위해 자선사업에 눈을 돌렸다…

꿈만 꾸는 여행자에게 |2013. 07.24

“아마도 (파리여행은)이번이 마지막일지 모른다. 내가 죽어갈 때 오늘 본 잔상이 떠오를 것 같다.” 팔순을 앞둔 노(老) 탤런트 신구(78)는 파리 에펠탑과 샹젤리제거리를 둘러보고 만감이 교차한 듯 나지막하게 말한다. 그의 말 속에는 젊은 시절 먹고 살기에 바빠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다가 (가볼 만하니까)어느새 나이가 들어버린 것에 대한 회한이 짙게 배…

하정웅과 이우환 |2013. 07.17

일본 나오시마 지추미술관에 가면 꼭 빼먹지 말고 챙겨봐야 할 곳이 있다. 지추미술관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이우환 미술관’이다. 한해 평균 50만 명이 찾는 미술관에는 점과 선을 바탕으로 한 이씨의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 2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일본 모노파(1960년대 일본현대미술운동)의 창시자인 재일작가 이우환 화백은 ‘작품이 없어서 못 …

광주의 목소리가 들리니? |2013. 07.10

기자가 몸담고 있는 광주일보 편집국은 금남로 2가(무등빌딩 14층)에 위치해 있다.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과 탁한 공기 때문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자랑을 조금 하자면 도심에 자리하고 있긴 하나 누구보다도 자연을 가까이하고 있다. 사무실이 빌딩 고층에 있는 덕분에 창밖으로 눈을 돌리면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무등산을 ‘공…

요코하마, 상하이, 그리고 광주 |2013. 07.03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릴(Lille) 시는 인구 24만 명의 작은 도시다. 산업혁명이 절정으로 치닫던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릴의 석탄공장 굴뚝에선 연기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릴의 ‘봄날’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많은 공장이 동유럽 등으로 옮겨가면서 ‘잘 나가던’ 공업도시는 급속히 쇠락해 갔다. 1990년대에는 인구 17만 명 중 3만 여 명이 일…

퐁피두센터의 파업에서 배워라 |2013. 06.19

지난 2009년 파리지앵들은 우울한 크리스 마스를 보냈다. 프랑스의 문화아이콘인 퐁피두센터가 성탄절을 앞두고 총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퐁피두센터에서 우아하게 연말연시를 보내려고 했던 파리 시민들은 갑작스런 파업에 충격을 받았다. 공장도 아닌 미술관이 파업으로 문을 닫은 예는 거의 없어서다. 퐁피두센터가 파업이란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건 당시 사…

내 마음의 보석상자 |2013. 05.29

뉴욕에서 가장 많은 현대미술 품을 소장한 주인공은 팔순의 허버트 & 도로시 보겔(Herbert and Dorothy Vogel)부부다. 이러면 십중팔구 재력가를 떠올리기 쉽지만 허버트는 전직 우편배달부이고 도로시는 도서관 사서 출신이다. 그렇다면 보겔부부가 뉴욕에서 알아주는 컬렉터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다름아닌 ‘예술에 대한 애정’ 이다. 미술에 관심…

‘하콘’이 나주에 오지 못하는 이유 |2013. 05.22

관객들은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음악을 감상한다. 공연 후엔 연주자와 관객이 와인 한 잔을 놓고 둘러앉아 대화를 나눈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박창수(49)씨의 서울 자택에서 매월 두 차례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이름하여 ‘더 하우스 콘서트’(이하 하콘). 지난 2002년 7월 박씨는 ‘한·일 월드컵’ 분위기에 편승해 의미도 없는 대형공연들…

굿모닝! 5·18 |2013. 05.15

미국 워싱턴 D.C 10번가에 위치한 포드극장(Ford‘s Theatre)의 시계는 ‘1865년 4월14일 밤 10시15분’에 멈춰서 있다. 에브라함 링컨(1809-1865) 대통령과 부인 메리가 27살의 연극배우 존 윌크스 부스(1838-1865)에게 피격을 당한 시간이다. 극장에 들어서면 1865년 오전 8시부터 암살된 10시15분까지 링컨의 시간대별 …

광주 위드 러브 |2013. 05.08

미국 영화감독 우디 앨런(78)만큼 도시를 사랑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그의 필모그라피를 들여다 보면 다른 감독들에 비해 유독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 우디 앨런의 빼어난 영상과 연출로 ‘재발견된’ 도시들은 관객들의 가슴에 로망을 심어주었다. 그중에서도 뉴욕은 그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도시였다.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40년간 뉴욕토박이로…

프리 라이젠이 광주를 떠난 까닭은? |2013. 05.01

지난 2011년 1월,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는 광주의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 유사한 홍콩서구룡 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WKCD)를 주요뉴스로 다뤘다. 이들은 세계적인 큐레이터 라스 니티브(59·영국 테이트모던 초대관장)가 홍콩 서구룡문화지구의 M+현대미술관 디렉터로 임명됐다는 뉴스를 전하면서 WKCD…

힘내세요, 미스터 김 ! |2013. 04.24

2년 전 여든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소설가 박완서씨는 늦깎이 문인들의 우상이었다. 지난 1970년 마흔 살의 나이에 ‘나목’(裸木)으로 등단했지만 타계할 때까지 그 누구보다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며 인생 2막을 화려하게 보냈다. 사실 박씨가 등단할 때만 해도 문학계에서는 기대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제대로 된’ 작가로 성장하려면 수년이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