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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올 봄엔 시인이 되자 |2008. 04.13

“식사 때 마다 시(詩)요, 가는 곳 마다 제자(題字·휘호 등 필적을 남기는 일)였다” 지난 2005년 4월, 양안(兩岸) 분단 이후 56년만에 대만 국민당 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롄잔(連戰)의 부인 팡위(方瑀)여사는 방문기간 내내 남모를 속앓이를 톡톡히 했다. 매 끼니마다 오리고기가 나오듯이, 가는 곳마다 시를 주고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

광주의 ‘오덴세’를 꿈꾸며 |2008. 04.06

서울 청량리 역에서 경춘선을 타고 2시간쯤 가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간이역에 닿는다. ‘김유정역’(金裕貞驛·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이다. 지난 2004년 이 지역 출신 소설가 김유정(10908∼1937)을 기념하기 위해 역명을 신남역에서 김유정역으로 바꿨다. 사람이름을 딴 역으로는 국내 최초이다. 최근 김유정역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수천 명의…

비엔날레 연구실은 옥상옥? |2008. 03.30

베니스, 상파울루, 이스탄불, 싱가포르….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비엔날레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문화도시’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가운데 베니스 비엔날레는 단연 돋보인다. 지난 1895년 첫선을 보인 세계 최고(最古)의 비엔날레는 110여 년이 흐른 지금 ‘최고(最高)의 미술축제’로 성장했다.…

독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 |2008. 03.23

광주의 미래를 담은 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이하 프로젝트)는 지난 2004년 3월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회 출범과 함께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보여준 행보는 ‘브레이크 없는 엔진’이었다. 시민들은 자고 일어나면 쏟아지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다. ‘문화를 통한 미래형 도시모델’이라는 생소한 컨셉을 곱씹어 볼 여…

문화계 ‘코드 악순환’ 끊을 때 |2008. 03.16

“프랑스 외교는 좌(左)도, 우(右)도 아니다. 급변하는 세계에서 프랑스의 국익을 지키는 것이다. …나는 1968년 이후 줄곧 연대의식과 진보의 이상을 지키기 위해 행동해 왔다. 외무장관으로서 프랑스 외교에 이런 가치를 불어 넣겠다.”지난해 5월 프랑스 외무장관에 발탁된 베르나르 큐슈네르(68)가 르몽드지 1면에 낸 기고문의 일부다.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 …

미술이 들리는 ‘수요콘서트’ |2008. 03.09

매월 첫째주 금요일 밤 8시. 뉴욕 맨하튼 5번가에 위치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길게 줄지어 있는 인파로 때아닌 진풍경을 연출한다. 한 시간후 인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어지는 ‘퍼스트 프라이데이 콘서트(first friday concert·이하 금요콘서트) 때문이다. ‘Art After Dark’라는 주제로 열리는 금요콘서트는 구겐하임 미…

음악은 기적을 낳고 |2008. 03.02

지난해 말 ‘메이드 인 할리우드’로는 저예산(제작비 280억원)임에도 불구하고 대박을 낸 영화가 있다. 미국판 ‘엄마 찾아 삼만리’인 ‘어거스트 러쉬’다. ‘나는 전설이다’ ‘내셔널 트레져’ 등 블록버스터들과의 대결에서 관객 200여만명을 동원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못해 진부하다. 태어나자마자 외할아버지의 거짓말로 고아원에…

자크 랑과 유인촌 |2008. 02.24

일 년 중 해가 가장 긴 하지(夏至·6월21일)가 되면 프랑스 전역은 거대한 공연장으로 변한다. 바로 ‘페트 드 라 뮤지크(Fete de la Musique)’때문이다. 올해로 27회째를 맞는 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카페, 공원, 거리, 광장 등 대중의 접근성이 뛰어난 공간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1만 8천여 회의 크고 작은 콘서트가 …

[박진현의 문화카페]대체할 수 없는 것들을 위하여 |2008. 02.18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남쪽으로 26km 정도 내려가면 마운트 버넌(Mount Vernon)이란 유서깊은 사적지가 나온다. 바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1732-1799)의 생가다. 포토맥강 서안에 위치한 이곳에서 워싱턴은 재임기간 당시에도 434일 동안 머물며 집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 1797년 두 번의 대통령 임기…

[박진현의 문화카페]‘광주의 얼굴’을 디자인하라 |2008. 02.18

인구 350만 명의 일본 항구도시 요코하마는 요즘 한국인들로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휴가철도 아닌 비수기에 요코하마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것은 순전히 한국 공무원들 덕분이다. 국회공공디자인문화포럼 소속 국회의원과 서울·부산·대구 등 지자체 공무원들이 공공디자인 투어 명목으로 요코하마를 견학하는 것이다. 요코하마가 ‘공공디자인의 메카’로 불리게 된…

'행복한 눈물’과 노블레스 오블리제 |2008. 01.27

미국의 거부(巨富)이자 자선사업가인 존 록펠러(1839∼1937). 하지만, 생전 그의 재산에는 ‘더러운 돈’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녔다. 법질서가 정착되지 않은 초창기 미국 석유 시장의 대부분을 독점하면서 온갖 편법과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뇌물과 리베이트 등 이른바 ‘검은 돈’의 배후에는 으레 록펠러가 있을 정도였다. 지난 1909년 록펠러는 ‘강도귀…

시립미술관 ‘한건주의’를 경계한다 |2008. 01.13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주요 국공립 미술관은 외국 유명미술관의 분관(?)으로 전락했다. 그 중에서도 서울시립미술관은 가히 독보적이다. 지난 2004년 ‘샤갈전’으로 대박을 터뜨린 이후 특별기획전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수십여 개의 외국작가전을 줄줄이 ‘유치’했다. ‘마티스’ ‘피카소’ ‘마그리트’ ‘모네’ ‘반 고흐 전’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에도 서너 개의 초…

僞作과 미술시장 |2008. 01.06

영국 출신 존 바담 감독의 영화 ‘익명(Incognito·1997년 작)’은 위작(僞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리얼하게 그린 수작이다. 주인공 헨리 도노번은 가짜그림을 그리는 모조 화가. 어느 날 미술품 브로커 일당은 헨리에게 거장 렘브란트의 그림을 그려주는 대가로 50만 달러를 제시한다. 예술과 돈 사이에서 고민하던 헨리는 아버지의 병원비 때문에 거래를 받…

45만원짜리 티켓과 문화접대비 거품 |2007. 12.02

지난 9월 오스트리아 빈의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은 공연계에 숱한 화제를 뿌렸다. 유럽의 ‘빅3’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데다 세계적인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가 이끄는 화려한 명성은 음악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빈 슈타츠오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45만원(VIP석)에 달하는 티켓가격이다. 빈 슈타츠오퍼는…

소중한 미술관 망치지 말자 |2007. 11.25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사당역 사거리에 가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석조건물이 눈에 띈다. 서울 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이하 남서울 분관)이다. 1905년 중구 회현동에 지하 1층, 지상 2층 붉은 색 벽돌로 지어진 이 건물은 원래 대한제국(1897∼1910)주재 벨기에 영사관이었다. 지난 1983년 도심재개발사업으로 지금의 남현동으로 옮겨진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