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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우리들의 부끄러운 ‘광주필’ |2008. 12.07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경기도 부천시는 ‘회색도시’나 다름없었다. 1973년 시 승격 이후 인구와 공장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교통난과 대기오염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유명 관광지는 물론이거니와 시민들의 자긍심을 살려줄 ‘문화’도 하나 없는, 삭막한 도시였다.하지만 부천은 1987년 소설가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로 일약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멀고…

신윤복·베토벤 효과 |2008. 11.02

근래 문화예술계는 신윤복과 베토벤이 평정(?)했다. 서점가에는 조선 천재화가 신윤복을 소재로 한 소설 ‘바람의 화원’이 40만 부 이상 팔렸으며 신윤복 그림을 전시한 미술관은 ‘구름관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음악의 악성’인 베토벤의 인기는 신윤복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다. 평소 클래식과 담을 쌓고 살아온 문외한들조차 베토벤의 운명 교향…

블랙먼데이와 뮤지컬 |2008. 10.19

1987년 10월19일 월요일. 뉴욕 링컨센터의 수석연출가인 버너드 거스턴(Bernard Gersten)은 하루 종일 담배를 물고 살았다. 이날은 미 다우지수 사상 유례없는 22.6%의 폭락장을 기록한 ‘블랙먼데이’. 월스트리트의 증권맨도 비즈니스맨도 아니었지만 거스턴의 가슴은 이들 보다 더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이유는 뮤지컬 ‘애니싱 고스(Anything…

너희가 광주비엔날레를 아느냐 |2008. 10.12

미국의 뉴스채널 CNN을 즐겨 보는 시청자라면 ‘Sparkling Korea’란 이미지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다이내믹한 배경음악이 인상적인 이 광고에서 월드스타 비는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과 일상을 보여주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한국 방문을 권한다. 그런데 최근 ‘Sparkling Korea’에 도전장을 낸 광고가 등장했다. ‘Soul of Asia…

광주의 ‘미트패킹’을 꿈꾸며 |2008. 08.24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을 불러 일으킨 드라마 가운데 ‘섹스 앤 더 시티’가 있다. 뉴욕을 무대로 30대 싱글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는 전세계 여성들의 가슴에 ‘뉴욕 판타지’를 심어놓았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4명은 일주일에 한 번씩 브런치(아침 겸 점심) 모임을 갖는다. 이들의 단골식당은 첼시 인근의 미트패킹(Meat packing…

문화서포터즈를 위하여 |2008. 08.17

마에스트로 정명훈씨는 오는 20일 지휘대에 서는 대신 피아노 앞에 앉는다. 국립 중앙박물관(이하 국립박물관)에서 열리는 음악회에서다. 물론 아예 지휘봉을 놓는 건 아니지만 이날 음악회에서 정씨는 많은 시간을 지휘자가 아닌, 피아니스트로 관객들과 만난다.이날 정씨가 연주자로 ‘깜짝 외도’를 하게 된 것은 음악회를 주최한 유창종(63) 국립중앙박물관회장과의 특…

인문올림픽과 ‘문화중국’ |2008. 08.10

10년전만 해도 중국에는 ‘큐레이터’라는 용어가 없었다. 전시기획을 가르치는 전문기관도 전무한 데다 굳이 큐레이터를 필요로 하는 미술관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베이징에서 큐레이터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중앙미술아카데미가 유일하다. ‘전시기획’이라는 전문영역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 미술관들은 대신 예술인들을 관리자로 뽑아 학예사 업무를 맡도록 해왔다…

학생 관객 ‘모셔야’ 하는 이유 |2008. 07.20

“예술 애호가는 물론 청소년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예술의 장(場)으로 이끌겠다.” 최근 서울 예술의 전당(이하 예술의 전당) 수장으로 임명된 신홍순 신임 사장의 일성(一聲)이다. 순수예술이든 대중예술이든 대중에게 ‘뷰티플 라이프’를 선사하겠다는 게 그의 청사진이다. 이 가운데 청소년 관객들을 적극 끌어 안겠다는 그의 포부는 문화예술인들에게 신선함을 주었다…

뉴욕, 도쿄 그리고 광주 |2008. 07.13

일본의 최북단 섬 홋카이도 하면 가장 먼저 눈이 떠오른다. 특히 홋카이도의 제1도시이자 동계올림픽과 눈축제의 무대였던 삿포로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최근 삿포로의 아성을 위협하는 라이벌이 등장했다. 다름 아닌 오타루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홋카이도의 자그마한 항구 오타루는 일본의 북방영토 야욕을 불태우는 전진기지였다. 하지만 일본의 패전으로 오…

오쿠이 마법 통할까 |2008. 07.06

“이제까지의 국제 미술계는 너무나 서유럽적이거나 혹은 미국적이었다. 예술이란 세계의 특정지역에만 존재하지 않는, 매우 다양한 것이다. 제11회 카셀 도큐멘타(이하 D11)는 미술의 글로벌리즘을 재현해 낼 것이다 ….”지난 2002년 6월 8일,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독일 중북부의 소도시 카셀로 쏠렸다. 이날은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미…

예술의 거리 루미나리에 |2008. 06.22

미국 뉴욕의 중심지인 맨하튼 5번가는 ‘명품의 거리’로 불린다. 루이비통, 티파니, 샤넬 등 명품매장들이 즐비한 이곳은 일년 내내 쇼핑객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이 ‘쇼핑 1번지’가 일 년에 한번 예술의 거리로 옷을 갈아입는 날이 있다. 매년 6월 둘쨋주 화요일 열리는 ‘뮤지엄 마일 페스티벌(museum mile festival)’이다. 뮤지엄 …

‘닮은 꼴’ 삼복서점과 북룸 |2008. 06.15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의 핼리팩스는 인구 36만명의 항만도시다. 농업과 어업이 발달한 이 도시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항구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핼리팩스가 유명한 이유는 정작 다른 데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169년 전통의 고서점 ‘북룸(Book Room)’ 때문이다. 지난 1839년 문을 연 북룸은 핼리팩스 시민들의 정신을 살찌우는 ‘지혜의 보…

시카고의 구애, 광주의 무심 |2008. 06.01

요즘 시카고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이하 시카고 심포니)의 지휘자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리카르도 무티(66)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시카고 심포니는 뉴욕 필하모닉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할 만큼 시카고 시민들의 자랑이다. 하지만, 지난 2006년 9월 악장 새뮤얼 매거드가 물러난 이후 후임자를 찾지 못해 1년여 동안 …

토피도센터 VS 팔각정 스튜디오 |2008. 05.18

지난 9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다섯 명의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미국 워싱턴 D.C 인근 알렉산드리아시(市)에서 활동하는 ‘토피도 팩토리 아트센터(Torpedo Factory Art Center·이하 토피도센터)’ 소속 공예가들이다. 주한 미국대사관과 헤이리 마을이 공동으로 마련한 ‘A Community of Artists(예술가들의 공동체)…

‘광주 르네상스’를 위하여 |2008. 04.20

오는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에는 요즘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건축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선두주자는 지난해 7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중국 국가대극원’. 천안문 광장 인근에 들어선 대극원은 연 건축 면적이 14만9천520㎡인, 말 그대로 세계 최대의 ‘오페라 하우스’다. 세계적인 건축가 폴 앙드뢰의 손에서 탄생한 티타늄 소재의 독특한 외형은 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