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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진정한 컬렉터가 되는 법 |2009. 11.30

뉴욕에서 가장 많은 현대미술 컬렉션을 소장한 주인공은 팔순의 허버트 & 도로시 보겔(Herbert and Dorothy Vogel)부부다. 흔히 컬렉터 하면 재력가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부부는 평범한 샐러리맨 출신이다. 허버트는 전직 우편배달부이고 도로시는 도서관 사서로 40여년간 일했다. 하지만 뉴욕 미술계에선 ‘보겔 부부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

‘樹話 귀향’이 반갑지 않은 까닭 |2009. 11.09

추상미술의 선구자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는 키가 크고 목이 길었다. 어느 날 조병화 시인이 왜 그렇게 목이 기냐고 묻자 거침없이 대답했다. “잘 알다시피 난 섬사람이오. 때문에 항상 육지가 그리워 목을 길게 뺏더니 그만 목이 길어지고 말았소. 특히 내 고향 앞바다에서 일본 원양어선의 기적소리를 들으면 미칠 것만 같았소. 그놈의…

‘딤프’ 성공에서 배워라 |2009. 10.19

이달초 뉴욕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때아닌 한류열풍으로 뜨거웠다. 진원지는 뉴욕뮤지컬 페스티벌(NYMF)이었다. 한국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이 행사에 초청된 ‘마이 스케어리 걸’(My scary girl)이 뉴요커들과 평론가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이다. ‘마이 스케어리 걸’은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이 원작으로, 소심하고 까칠한 영어강사…

예술가들이 사는 법 |2009. 10.12

김복환, 김동하, 하영술, 이강하, 서정봉….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최근 수년 사이에 우리 곁을 떠난 화가들이라는 점이다. 이씨처럼 오랜 투병끝에 세상을 떠난 경우도 있지만 나머지 작가들은 ‘갑작스런’ 죽음으로 안타까움을 주었다. 30∼50대인 이들은 저마다 개성적인 작업으로 광주미술계의 기대를 모았었다. 왕성한 창작열로 장차 광주…

이젠 콘텐츠를 부탁해 |2009. 09.28

뉴욕을 여행중인 관광객들은 수많은 볼거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그중에서도 미술관과 뮤지컬은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에는 ‘죽기전에 꼭 봐야 할 명작’들이 가득하다. 하루 종일 미술관을 둘러봐도 전시작품의 절반도 못보고 나오기 일쑤다. 게다가 뉴욕의 밤은 관광객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다. 여행으로 인한 피곤함도 잊은 …

‘마운트버넌’ 신화를 보고 싶다 |2009. 09.07

미국 워싱턴 D.C에서 남쪽으로 26km 정도 내려가면 마운트 버넌(Mount Vernon)이란 사적지가 나온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1732∼1799)의 생가다. 평소 마운트 버넌이 미국에서 최고라고 자랑할 정도로 워싱턴 대통령이 애착을 가졌던 곳이다. 실제로 지난 1797년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마친 그는 ‘한번 더’를…

네 켤레의 장갑으로 남은 DJ |2009. 08.24

그는 은혜를 모르는(?) 남자였다. 지난 1999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내와의 결혼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의 ‘과오’를 자랑하듯 얘기했다. “결혼할 무렵(1962년)제가 홀아비인데다 가난하고 자식까지 딸려 여러 조건이 좋지 않았어요. 반면에 아내는 조건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당시 상당히 공을 들였어요. 하지만 결혼 후에는 내가 조…

신임 문화정책실장에 바란다 |2009. 08.17

지난 2007년 5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누구도 예상못한 대형사고(?)를 쳤다. 서울시를 ‘뜯어고친다’는 이유로 ‘디자인 서울총괄본부’(디자인본부)를 발족한 데 이어 공공디자인 분야의 권위자인 권영걸 서울대 미대학장을 본부장에 앉힌 것이다. 무엇보다 세인들의 이목을 끈 건 디자인 본부의 위상이었다. 오 시장이 직접 챙기는 직속기구인 데다 권 본부장의 …

올 여름 ‘산티아고’로 떠나자 |2009. 08.03

스페인 북서쪽에 있는 작은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일명 산티아고 길)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12 제자 가운데 한 명인 야곱의 무덤이 있다. 10세기 사도 야곱의 유해가 발견된 이후 유럽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 성지(聖地)가 된 곳이다. 특히 여러 갈래의 순례길 가운데 프랑스의 소도시 생 장 피르포르에서 산티아고까지 가는 약 800km의 코스가 …

‘광주비엔날레키드’가 떴다 |2009. 07.27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블루닷 아시아 2009’전을 다녀온 서양화가 K씨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미술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자리에 지역작가들이 ‘주연’으로 참여해 광주미술의 우수성을 과시한 것이다. ‘블루닷 아시아’는 아트페어와 비엔날레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개막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판매만을 위해 작품들을 무미건조하게 나열하지 않고…

‘구자범 열풍’ 이어가려면 |2009. 07.20

대구문예회관(관장 박명기)은 한 달에 한번 아주 특별한 음악회를 연다. 마지막 주 화요일에 열리는 모닝콘서트이다. 굳이 ‘특별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공연시간이 오전 11시이기 때문이다. 대구문예회관이 모닝콘서트를 추켜 든 것은 저녁 시간을 내기 어려운 주부나 자영업자들에게 클래식 감상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그 때문일까. 지난해 5월…

‘아름다운 부자’가 되는 법 |2009. 07.13

미국 LA의 남서쪽에 위치한 산타모니카 언덕에는 파르테논 신전을 연상케 하는 ‘전당’이 자리하고 있다. ‘미 서부의 루브르’라고 불리는 폴 게티 미술관이다. 아이보리색의 석회암으로 지어진 건물과 아름다운 정원, 그리고 LA시내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은 게티 미술관의 자랑거리다. 여기에 기원전 3000년경의 그리스 로마시대 작품에서 부터 세잔, …

루미나리에 추락의 교훈 |2009. 07.06

스웨덴 출신의 미국 팝아티스트 클래스 올덴버그(80)는 조각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빨래집게, 타자지우개, 셔틀콕, 숟가락 등 잡동사니들도 그의 손을 거치면 근사한 예술작품으로 변신해서다. 필라델피아 시청앞의 빨래집게, 도쿄 국제무역전시장 앞 대형 톱, 미네아 폴리스 도심의 체리와 스푼다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일상의 오브제들을 확대해 …

그래도, ‘환희의 송가’를 부르자 |2008. 12.28

“엄한 현실이 갈라놓았던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은 다시 결합시킨다/그대의 고요한 나래가 멈추는 곳/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환희의 노래’중 일부)가난한 음악가 베토벤(1770-1827)은 실러의 시를 읽는 순간 알 수 없는 전율에 휩싸였다.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노래한 시는 각박한 현실에 지쳐 드러눕고 싶은 베토벤을 뒤…

갤러리 송년회 어때요? |2008. 12.21

12월이 되면 미국 미술관들은 분주해진다. 일년 내내 관람객들로 붐비는 미국 미술관들로서는 항상 바쁘지만 12월은 특히 그렇다. 이유는 밀려드는 ‘단체손님’들 때문이다. 미술관에서 그림도 보고 식사도 하며 한해를 갈무리하는 송년모임이 쇄도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미국 메릴랜드주 중심부에 위치한 볼티모어 미술관은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송년회 장소다.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