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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하정웅과 이우환 |2013. 07.17

일본 나오시마 지추미술관에 가면 꼭 빼먹지 말고 챙겨봐야 할 곳이 있다. 지추미술관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이우환 미술관’이다. 한해 평균 50만 명이 찾는 미술관에는 점과 선을 바탕으로 한 이씨의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 2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일본 모노파(1960년대 일본현대미술운동)의 창시자인 재일작가 이우환 화백은 ‘작품이 없어서 못 …

광주의 목소리가 들리니? |2013. 07.10

기자가 몸담고 있는 광주일보 편집국은 금남로 2가(무등빌딩 14층)에 위치해 있다.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과 탁한 공기 때문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자랑을 조금 하자면 도심에 자리하고 있긴 하나 누구보다도 자연을 가까이하고 있다. 사무실이 빌딩 고층에 있는 덕분에 창밖으로 눈을 돌리면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무등산을 ‘공…

요코하마, 상하이, 그리고 광주 |2013. 07.03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릴(Lille) 시는 인구 24만 명의 작은 도시다. 산업혁명이 절정으로 치닫던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릴의 석탄공장 굴뚝에선 연기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릴의 ‘봄날’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많은 공장이 동유럽 등으로 옮겨가면서 ‘잘 나가던’ 공업도시는 급속히 쇠락해 갔다. 1990년대에는 인구 17만 명 중 3만 여 명이 일…

퐁피두센터의 파업에서 배워라 |2013. 06.19

지난 2009년 파리지앵들은 우울한 크리스 마스를 보냈다. 프랑스의 문화아이콘인 퐁피두센터가 성탄절을 앞두고 총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퐁피두센터에서 우아하게 연말연시를 보내려고 했던 파리 시민들은 갑작스런 파업에 충격을 받았다. 공장도 아닌 미술관이 파업으로 문을 닫은 예는 거의 없어서다. 퐁피두센터가 파업이란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건 당시 사…

내 마음의 보석상자 |2013. 05.29

뉴욕에서 가장 많은 현대미술 품을 소장한 주인공은 팔순의 허버트 & 도로시 보겔(Herbert and Dorothy Vogel)부부다. 이러면 십중팔구 재력가를 떠올리기 쉽지만 허버트는 전직 우편배달부이고 도로시는 도서관 사서 출신이다. 그렇다면 보겔부부가 뉴욕에서 알아주는 컬렉터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다름아닌 ‘예술에 대한 애정’ 이다. 미술에 관심…

‘하콘’이 나주에 오지 못하는 이유 |2013. 05.22

관객들은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음악을 감상한다. 공연 후엔 연주자와 관객이 와인 한 잔을 놓고 둘러앉아 대화를 나눈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박창수(49)씨의 서울 자택에서 매월 두 차례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이름하여 ‘더 하우스 콘서트’(이하 하콘). 지난 2002년 7월 박씨는 ‘한·일 월드컵’ 분위기에 편승해 의미도 없는 대형공연들…

굿모닝! 5·18 |2013. 05.15

미국 워싱턴 D.C 10번가에 위치한 포드극장(Ford‘s Theatre)의 시계는 ‘1865년 4월14일 밤 10시15분’에 멈춰서 있다. 에브라함 링컨(1809-1865) 대통령과 부인 메리가 27살의 연극배우 존 윌크스 부스(1838-1865)에게 피격을 당한 시간이다. 극장에 들어서면 1865년 오전 8시부터 암살된 10시15분까지 링컨의 시간대별 …

광주 위드 러브 |2013. 05.08

미국 영화감독 우디 앨런(78)만큼 도시를 사랑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그의 필모그라피를 들여다 보면 다른 감독들에 비해 유독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 우디 앨런의 빼어난 영상과 연출로 ‘재발견된’ 도시들은 관객들의 가슴에 로망을 심어주었다. 그중에서도 뉴욕은 그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도시였다.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40년간 뉴욕토박이로…

프리 라이젠이 광주를 떠난 까닭은? |2013. 05.01

지난 2011년 1월,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는 광주의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 유사한 홍콩서구룡 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WKCD)를 주요뉴스로 다뤘다. 이들은 세계적인 큐레이터 라스 니티브(59·영국 테이트모던 초대관장)가 홍콩 서구룡문화지구의 M+현대미술관 디렉터로 임명됐다는 뉴스를 전하면서 WKCD…

힘내세요, 미스터 김 ! |2013. 04.24

2년 전 여든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소설가 박완서씨는 늦깎이 문인들의 우상이었다. 지난 1970년 마흔 살의 나이에 ‘나목’(裸木)으로 등단했지만 타계할 때까지 그 누구보다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며 인생 2막을 화려하게 보냈다. 사실 박씨가 등단할 때만 해도 문학계에서는 기대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제대로 된’ 작가로 성장하려면 수년이 걸…

새 문화재단 사무처장에 바란다 |2013. 04.17

3년 전 이종덕(75) 충무아트홀 대표를 인터뷰하기 위해 서울 중구 흥인동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지난 2005년 10월 개관부터 임기 6년동안 성남아트센터를 이끌었던 이 대표는 잠시 휴식기를 가질 틈도 없이 중구청장의 끈질긴 러브콜끝에 충무아트홀로 자리를 옮겼다. 충무아트홀은 서울시 중구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사…

문화전당은 판타지가 아니다 |2013. 04.10

요즘처럼 지역 문화예술인들로부터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많이 받아본 적이 있었는가 싶다. 최근 광주일보 자매지인 월간 ‘예향’이 11년만에 복간되자 여기 저기서 축하와 격려를 해주셨다. 소설가 이미란 교수(전남대)는 “올 들어 가장 기뻤던 일 중의 하나가 예향복간 소식이었다”고 전했고 임의진 목사(메이홀 관장)는 “외로움을 덜어줄 옛동무의 귀환을 환영한다”며 …

거꾸로 가는 광주 문진위 |2010. 05.31

지난 2007년 3월 경남 김해 문화의 전당(문화의 전당·사장 김승업)은 국내 공연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전국에서 최초로, 그것도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대형뮤지컬 ‘미스 사이공’을 무대에 올렸기 때문이다. 총 제작비 72억 원 중 김해공연에 들어간 제작비는 12억 원. 총 17차례 공연된 ‘미스 사이공’은 횟수뿐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고였다…

그해 ‘서른살 광주’는 행복했네 |2010. 05.24

“엄마는 1980년 5월 18일에 뭐하셨어요?”. 지난 15일 저녁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식탁에 앉자 마자 뜬금없이 물었다. “당시 휴교 중이어서 집에만 있었다”고 답하자 “에이, 그럼 잘 모르겠네”라며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들녀석이 80년 5월을 저녁식탁의 화제로 끄집어 낸 건 ‘화려한 휴가’ 때문이었다. 그날 오후 단체관람한 뮤지컬 ‘화…

굿모닝! 쿤스트할레 광주 |2010. 05.17

지난 2000년 독일의 30대 문화운동가 톰 뷔세만과 크리스토프 프랭크는 베를린의 미테(Mitte)지구를 ‘접수’해 일약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옛 동베를린 중심지였던 이곳은 통일 뒤 젊음과 낭만, 예술이 살아 숨쉬는 문화도시로 변신중이었다. 두 사람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의 한복판에 복합문화운동을 내세운 ‘플래툰 쿤스트할레’(플래툰)라는 사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