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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반갑다! 하정웅 미술관 |2017. 03.01

서울 덕수궁 인근에 자리한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할 때마다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미술관 2층에 꾸며진 ‘천경자 갤러리’이다. 그동안 얼추 3∼4번 둘러본 것 같은데 그때마다 감동의 지점이 달랐었다. 어떤 날은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1977년 작)에 필이 꽂혔는가(?) 하면 다른 날은 그녀의 화구(畵具) 앞에서 발길이 떠나지 않았었다. 천경자(1…

'핵심’ 빠진 광주문예회관 혁신안 |2017. 02.22

지난해 7월 취재차 만난 김승업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표는 명성 그대로 였다. 미술·공연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서 부터 10년후의 비전을 담은 로드맵까지 문화CEO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사실 김승업 대표의 화려한 이력은 공연계 종사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 서강대 화학과 출신인 그는 서울 예술의전당에 입사한 후 기획부장, 세종문화회관 …

[박진현의 문화카페] 어디 ‘준비된’ 문화CEO 없나요? |2017. 02.15

지난달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Tate Modern Museum)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2000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여성을 미술관 수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수명이 다한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한 테이트모던은 매년 500만 명이 다녀가는 세계적인 미술관이다. 테이트 모던이 전임자인 니콜라스 세로타의 후임으로 ‘모셔온’ 주인공…

[박진현의 문화카페] 피아노 치는 鄭대사 |2017. 02.08

정동은(58) 광주시 국제관계대사를 처음 만난 건 지난 2015년 7월, 광주 동명동의 한 카페에서였다. 지난 2010년 기자가 출간한 ‘처음 만나는 미국미술관’에서 작가 프로필을 보고 광주일보로 연락을 한 것이다. 광주에 내려오기 전, 서울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접했다는 그는 같은 광주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반가웠다고 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대화…

[박진현의 문화카페] 간송미술관 in 대구 |2017. 02.01

지난 2008년 10월12일 ‘보화각(간송미술관 전신) 설립 70주년기념 서화대전’(서화대전)이 개막한 간송미술관 주변은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전시 폐막일에는 입장순서를 기다리는 행렬이 2km에 달해 미술관 문턱을 밟는 데만 7시간이나 걸렸다. 관람객들이 ‘서화대전’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미인도’와 김홍도 그림을 보기 …

[박진현의 문화카페] 기억의 힘 |2017. 01.25

“아로나 아브라함, 게리 알버트, 메리 제인 부스, 데이비드 캐론….” 매년 9월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911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추도식이 열린다. 지난 2001년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거행된 행사다. 15주년을 맞은 지난해 추도식에서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희생자 가족 등이 참석해 그날의 참상과 희생자들의 …

[박진현의 문화카페] 꿈을 꾸는 당신이 아름다운 이유 |2017. 01.11

뉴욕 맨하튼의 7번가를 지나면 르네상스풍의 건물이 나온다. 전 세계 음악인들이 한번쯤 서고 싶어하는 카네기 홀이다. 하지만 콧대 높기로 유명한 카네기홀에게도 ‘지우고 싶은’ 흑역사가 있다. 1944년 10월 25일 역사상 최악의 음치 소프라노로 불리는 플로렌스 포스터 젱킨스(Florence Foster Jenkins·1864∼1944)공연이다. 대관에 깐깐…

[박진현의 문화카페] 그래도 내일의 해는 뜬다 |2016. 12.28

“엄한 현실이 갈라놓았던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은 다시 결합시킨다/그대의 고요한 나래가 멈추는 곳/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환희의 노래’중) 12월의 어느 날, 23살의 가난한 음악가 베토벤(1770-1827)은 한편의 시를 읽고 심장이 내려 앉는 듯한 전율에 휩싸였다.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노래한 시 구절이 각박한…

[박진현의 문화카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2016. 12.14

1987년 10월19일 월요일. 뉴욕 링컨센터의 수석연출가인 버너드 거스턴(Bernard Gersten)은 하루 종일 담배를 물고 살았다. 이날은 미 다우지수 사상 유례없는 22.6%의 폭락장을 기록한 ‘블랙먼데이’. 월스트리트의 증권맨도 비즈니스맨도 아니었지만 거스턴의 가슴은 누구보다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그날 저녁 오프닝 공연을 앞둔 뮤지컬 ‘애니싱 고…

[박진현의 문화카페] 펭귄인형과 셰익스피어 맥주 |2016. 12.07

우리 집에는 ‘펭귄 한 마리’가 산다. 아니 펭귄인형이 산다고 하는 게 맞겠다. 녀석의 키는 15cm. 파란색 줄무늬의 머플러와 털실 모자를 쓴 모습이 앙증맞다. 작고 귀엽다고 해서 ‘페어리 펭귄’(Fairy Penguin)으로 불린다. 요정펭귄을 만난 곳은 호주 필립아일랜드(Phillip Island)의 기념품숍. 필립아일랜드의 명물인 페어리 펭귄 퍼…

[박진현의 문화카페] ‘진정 난 몰랐었네’ |2016. 11.23

지난 2006년 9월 ‘박진현의 문화카페’(문화카페)를 오픈했으니 햇수로 10년이 넘었다. 문화계의 이슈와 트렌드를 다룬 저널리스트의 고정칼럼은 당시 지역에선 처음이었다. 첫 출고를 앞두고 부담감으로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광주일보가 귀한 지면에 ‘문화카페’를 게재하기로 한 건 봇물처럼 쏟아진 문화담론 때문이었다. 지난 2005년 국립아시…

[박진현의 문화카페] 당신이 그리는 광주의 모습은? |2016. 11.09

동영상을 클릭하자 바닷가 모래사장에 놓인 메트로놈(음악의 박자를 나타내는 기계)이 등장한다. 그리고 얼마후, 메트로놈의 추가 빠르게 움직이더니 파란색 지붕이 인상적인 마을이 나온다.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연상케 하는 부산 감천문화마을이다. 3년 전 방문했던 기억이 떠올라 반가운 마음이 든 것도 잠시, 화면은 주름이 깊게 패인 어부의 얼굴과 함께 파도가 …

[박진현의 문화카페] 올 가을 ‘스탕달 신드롬’에 빠지자 |2016. 10.26

지난 여름 서점가에 화제를 모은 책 가운데 ‘빛의 집’(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이란 소설이 있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일종의 판타지 모험담이다. 25살의 주인공 제레미 렉스는 연속극 촬영도중 변성기가 찾아와 배우의 길을 접게 된다. 어느 날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찾은 그는 르네 마그리…

[박진현의 문화카페] 문화계 블랙리스트 ‘유감’ |2016. 10.19

지난 2012년 여름, 이종덕 충무아트홀 대표(현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흑백사진이 눈에 띄었다. 책상 뒤 벽면에 걸린 발 사진이었다. 아름다운 풍경이나 꽃 그림이 걸려 있는 CEO 방은 많이 봤지만 사람의 발 사진을 ‘모셔둔’ 경우는 처음이어서 낯설었다. 더욱이 여기저기 피멍으로 얼룩져 있고 굳은살이 박여 있는 ‘못난이’ 발이었다. …

[박진현의 문화카페] 반 고흐와 이중섭 |2016. 10.12

프랑스 파리의 북쪽에 위치한 오베르 쉬르 우아즈. 우아즈 강가의 오베르라는 뜻의 아담한 마을에 들어서자 ‘오베르주 라부’(Auberge Ravoux)라는 간판이 선명한 3층 건물이 눈에 띄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인상파 거장 반 고흐(1853∼1890)가 세상을 떠나기전 79일간 머물렀던 여관이다.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1층 카페와 고흐의 작품들을 모티브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