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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화가의 정원’ |2020. 08.12

“대숲은 거닐 때 들리는 소리는 일품이다. 남도의 풍광을 극적으로 만드는 대나무 숲의 매력은 소리에 있다. 잎이 무성한 여름도 좋지만, 겨울철 대나무의 소리가 훨씨 인상적이다. 죽설헌의 아름다움은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움에서 온다.”(윤광준의 ‘내가 사랑한 공간들’중에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태풍 ‘장미’가 북상하던 날, 나주 금천면…

오래된 가게, 문화가 되다 |2020. 07.22

80년 대 후반, 설이나 추석이 다가오면 꼭 찾아가는 곳이 있었다. 광주 충장로 5가에 자리한 한복점 ‘부영상회’였다. 문화부 초년 기자 시절, 한복기사는 명절 특집 기획의 단골 아이템이었다. 장소에 어울리는 한복 차림에서 부터 고름 매는 법 등을 지면에 소개하려면 한복연구가의 조언이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이야 인터넷 검색이면 다 해결되는 세상이지만 당시는…

뉴 노멀시대, ‘숨은 광주 찾기’ |2020. 07.08

며칠 전 빼어난 건축미로 유명한 국립해양박물관을 둘러 보기 위해 부산 영도를 다녀왔다. 취재나 여행으로 종종 부산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영도는 처음이었다. 도개다리로 잘 알려진 영도대교를 지나자 노후화된 건물과 조선소가 눈에 들어왔다. 초고층 건물이 인상적인 해운대의 화려한 스카이라인과는 사뭇 달랐다. 하지만 근래 영도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로…

반환점 돈 민선7기, ‘문화성적’은? |2020. 06.24

문화부시장제 도입, 문화 개방형 공직자확대, 문화예술인 기본 소득 보장 조례 제정…. 지난 2018년 4월 11일, 광주지역의 시민문화예술단체들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두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주시장 후보자들에게 ‘핵심과제’를 제안하기 위해서다. 당시 광주문화도시협의회, 상상실현네트워크 등 30개 단체는 무엇보다 이용섭 후보의 …

뉴 노멀 시대, 비엔날레 미래는 |2020. 06.17

산책, 등산, 캠핑, 자전거 여행…. 근래 빅데이터상에 가장 많이 언급된 여행 관련 키워드들이다. 최근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코로나19 이후 여가를 포함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커뮤니티,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19억 6천여 만건의 소셜 빅테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소소한 일상이 핫 이슈로 떠올랐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의 팬…

거리에서 만난 ‘따뜻한 위로’ |2020. 06.03

“힘드시죠? 저도요...넘어진 김에 우리, 잠시 쉬어요.” 며칠 전 광주 금남로를 걷다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문구를 접했다. 흰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쓴 배너였다. 그런데 한 두 개가 아니었다. 몇발짝 더 걸어가니 또 다른 글과 그림이 얼굴을 내밀었다. 얼추 수십 여개가 금남로의 가로등 곳곳에 내걸렸다. 종종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를 알리는 배너광고는 봤지…

브랜드가 된 공중목욕탕 |2020. 05.20

‘전방위 아트 워커’(Art Worker)로 불리는 사진작가 윤광준씨는 지난해 흥미로운 에세이를 출간해 뉴스메이커가 됐다. ‘내가 사랑한 공간들’(을유문화사 刊). 이미 ‘심미안 수업’ ‘윤광준의 생활명품’ 등으로 탄탄한 독자층을 거느린 그는 책에서 수년간 아름다운 공간을 순례한 대장정의 성과를 담았다. 그가 사랑한 공간의 ‘리스트’에는 박태후 한국화가의 …

굿모닝! ‘전일빌딩 245’ |2020. 05.06

지난해 말 신문의 외신면을 읽다가 안타까운 기사를 접했다. 미국 워싱턴 D.C의 명소인 ‘뉴지엄’(Newseum)이 운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진다는 내용이었다. 눈치 빠른 이라면 짐작하듯, 뉴지엄은 뉴스와 뮤지엄의 합성어다. 비영리 언론단체인 ‘프리덤 포럼’과 USA 투데이 발행인 알 누하스(Al Neuharth)가 시민들에게 미 수정헌법 제1…

힘내라! 예술인 |2020. 04.22

며칠 전 중견작가 N씨로 부터 오랜 만에 안부 전화를 받았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19’로 한동안 그의 근황을 듣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 서울의 유명갤러리로 부터 초대전을 제안받은 그는 누구보다도 바쁜 연말연시를 보냈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힘이 빠져 있었다. ‘좋은 날’이 오면 만나기로 한 후 그가 들려준 상황은 안쓰러웠다. 2월…

‘구름빵’과 9대1 |2020. 04.08

지난 주말 ‘사회적 거리 두기’로 극장 나들이 대신 거실에서 영화 감상을 했다. 몇년 전 관람한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Begin Again·2013년 작)이다. 개인적으론 ‘인생영화’로 손꼽는 작품 중 하나다. 영화는 남자 친구와 헤어진 싱어송라이터와 하루아침에 엔터테인먼트계에서 ‘방출된’ 음반 프로듀서가 뉴욕의 허름한 카페에서 만나 음반을 만드는 과…

박수근과 오지호 |2020. 04.01

며칠 전 신문을 읽다가 ‘인상적인’ 기사를 접했다. 인구 2만 3000여 명의 시골미술관이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화백의 ‘나무와 두 여인’(1950년대 작)을 품에 안았다는 내용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강원도 양구의 ‘박수근미술관’은 지난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 작품을 갤러리를 통해 7억8550만원에 구입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박수근 미…

슬기로운 ‘집콕’ 생활 |2020. 03.25

며칠 전 TV리모컨을 돌리다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오래전 스크린에서만 봤던 할리우드 스타가 CNN 뉴스에 깜짝 등장한 것이다. 주인공은 ‘풋루스’, ‘JFK’, ‘어퓨굿맨’등 수백 여편의 영화와 TV드라마로 유명한 케빈 베이컨(Kevin Bacon)이었다. 그가 이날 CNN의 시청자들에게 건넨 메시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였다. ‘#I Stay at Home…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걸음’ |2020. 03.11

“어떤 서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2년 전 ‘동네책방, 도시 아이콘이 되다’라는 기획으로 수십 여개의 국내외 서점을 둘러 본 덕분인지 종종 듣는 질문이다. 그럴 때면 여간 난감한게 아니다.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 처럼, 온라인 서점에 밀려 하루 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는 그들의 안타까운 현실이 떠올라서다. 그래도 굳이 하나를 꼽는 …

미술관 컬렉션의 힘 |2020. 03.04

2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간송미술관은 일년에 두번 전국에서 몰려든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곤 했다. 현재는 내부 보존공사로 임시휴관중이지만 매년 5월과 10월에 열리는 소장전을 보러 온 이들 때문이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평생 수집한 5000여 점의 고미술을 1년에 딱 두 번만 일반에 공개하다 보니 매번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 2012년에 열린 ‘진…

‘명작의 탄생’을 기다리며 |2020. 02.19

취재차 외국의 도시들을 둘러 볼때면 눈여겨 보는 곳들이 있다. 미술관이나 도서관이다. 미술관이 그 도시의 미적 안목을 엿볼 수 있다면 도서관은 지적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시니어들이 전시장을 찬찬히 둘러 보는 풍경과 어린이 열람실에서 자녀와 함께 책을 읽는 젊은 엄마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