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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광주문예회관장 유감 |2015. 04.29

3년 전 이맘때인 걸로 기억된다. 취재차 방문한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아람누리 공연장(이하 아람누리)은 대낮인데도 시민들로 활기가 넘쳤다. 특히 공연장의 부대시설인 레스토랑과 커피숍에는 유독 30∼50대로 보이는 주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하는 클래식 아카데미에 참석하기 위해 조금 일찍 도착한 수강생들이었다. 일부는 레스토랑에서 점심…

“리멤버 포에버 0416” |2015. 04.15

팔각형 구조의 벽돌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벽면을 가득 메운 ‘검은 그림’(black painting) 들이 시선을 압도했다. 검정색 잉크를 풀어놓은 밤바다에 풍덩 빠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의 평온한 모습이었다. 마치 작은 시골 성당에 앉아 경건하게 미사를 올리는 신도들 같았다. 나무로 만든 기다란 의자에 …

‘금면왕조’가 부러운 까닭은 |2015. 04.08

지난해 10월 몇몇 국회의원들이 때아닌 외유성 국감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주중 한국대사관 등 해외공관들을 국정감사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5명이 도착 첫날 중국 뮤지컬 ‘금면왕조’(金面王朝)를 관람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이들의 외유가 알려지면서 ‘금면왕조’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초 광주·전남 기…

양림동의 봄 |2015. 04.01

서양화가 한희원씨는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짬이 나는 대로 광주 금남로의 작업실과 양림동(楊林洞)을 오가느라 바쁘다. 그가 부쩍 양림동을 자주 찾는 이유는 지난달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마련한 한옥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기와지붕만 살리고 나머지 공간은 완전히 뜯어 고치다 보니 직접 챙겨야 할 게 많기 때문이다. 한 작가가 양림동에 각별한…

‘비엔날레 키드’에 박수를 |2015. 03.25

제5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50여 일 앞둔 2004년 7월. 당시 비엔날레 재단을 출입하던 기자는 막바지 행사 준비에 한창인 전시팀을 찾았다. 재단이 인재육성 차원에서 선발한 4명의 비엔날레 인턴들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수십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인턴들은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들이었다. 이들은 비엔날레폐막일까지 약 5개월 동안 외국참여작가들의 이메일…

광주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2015. 03.18

얼마전 지인이 ‘안보면 후회’라며 ‘Seoulites’(서울의 장소)라는 유튜브 동영상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한국에 거주한 한 외국인이 촬영한 3분30초짜리 동영상에는 숭례문, 경복궁, 올림픽공원, 서울역, 한강 등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들의 야경이 담겨있었다. 황홀한 일몰 풍경을 시작으로 ‘빛의 속도로’ 하나 둘씩 켜지는 조명, 그리고 형형색색의 불빛이 가…

‘박양우 호’ 비엔날레가 通하려면 |2015. 03.04

지난 2010년 여름, 일본 오카야마현 우노항 선착장은 수많은 여행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땅속미술관’으로 불리는 나오시마 지추(直島地中)미술관으로 가기 위해서다. 약 20분 정도 배를 타고 도착한 지추미술관 입구에는 마치 은행창구처럼 대기표를 받아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미술관측은 쾌적한 관람을 위해 하루 평균 1000명으로 입장을 제…

‘아이 러브 금남로!’ |2015. 02.25

‘아이 러브 뉴욕!’(I ♥ New York) 현대미술의 중심지 뉴욕을 방문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 십번씩 마주치게 되는 슬로건이다. 맨하튼의 대형 간판이나 티셔츠, 심지어 열쇠고리에 이르기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등장’한다.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아이 러브 뉴욕’은 도시 경쟁력을 높인 대표적인 브랜드다. 1970년대 삭막한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기…

문화전당 옆 금남로 |2015. 02.04

미국 뉴욕 맨하튼의 5번가를 걷다 보면 마치 ‘미술관 천국’에 들어선 것 같다. 루이비통, 티파니, 샤넬 등 명품매장들이 즐비한 쇼핑 1번지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크고 작은 미술관과 문화공간들이 ‘한집 건너’ 자리를 잡고 있어서다. 맨하튼 5번가를 예술의 거리로 ‘신분상승’시킨 건 ‘뮤지엄 마일’(Museum Mile)이다. 세계 4대 미술관인 뉴욕 메트로…

그 ‘얼굴’에 햇살을 |2015. 01.21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는 뉴욕 부럽지 않은 세계적인 문화도시다. 백악관, 국회의사당, 링컨 기념관, 워싱턴 기념탑 등이 밀집한 정치 1번지이지만 빼어난 컬렉션을 자랑하는 미술관들이 도심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19개의 미술관·박물관으로 구성된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이하 스미스소니언)과 국립미술관, 필립스컬렉션, 코코란 갤러리 등은 워싱턴 D.C의 아이…

유치환과 박봉우 |2015. 01.07

최근 예향 1월호 특집기획인 ’사람이 브랜드다’를 취재하기 위해 경남 통영에 다녀왔다.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통영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소설가 박경리, 시인 청마 유치환· 김춘수, 서양화가 전혁림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인들을 배출한 예향이다. 그런데 통영을 찾던 날은 매서운 한파와 폭설이 내려 ‘사람 구경’을 하지 못할 까 걱정이 앞섰다. …

내 마음속의 책방 |2014. 12.03

‘영혼의 집’, ‘운명의 딸’로 잘 알려진 이사벨 아옌데는 칠레 출신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다. 198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 온 그녀는 동네서점 ‘북패시지’(The Book Passage)를 만나기 전까지 낯선 타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어느날 집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북패시지를 발견하면서 그녀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메이드 인 광주’ 미생을 꿈꾸자 |2014. 11.26

중학교 시절, 매주 월요일 오후 종례시간이 되면 우리 반 친구들은 마음이 바빴다. 오후 6시에 시작되는 일본 만화영화 ‘들장미 소녀 캔디’(캔디)를 보기 위해서다. 혹여 조금이라도 담임선생님이 늦게 교실에 들어 오시면 반장친구는 우리들의 성화에 못 이겨 교무실로 달려갔다. 반장의 손에 이끌려(?) 교실에 들어온 선생님은 “학생이 무슨 만화냐“며 꾸중 섞인…

거꾸로 가는 광주시 예술교육 |2014. 11.19

평일 한낮인데도 소극장에선 서너 명의 주부들이 연극 연습에 한창이었다. 일본어로 대사를 주고 받아 내용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표정에선 전문 배우 못지 않는 진지함과 열정이 묻어났다. 바로 옆방에 자리한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들이 밴드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의 손놀림에선 록커의 에너지가 넘쳐 흘렀다. …

미술관 불모지 ‘여수의 꿈’ |2014. 11.05

지난 6월 취재차 들른 영국 국립미술관(내셔널 갤러리)은 말 그대로 명작의 보고(寶庫)였다. 세계 4대 미술관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전시장에는 학창 시절 미술 교과서에서 접했던 명화들로 가득했다. 차분하게 작품들을 감상할 수 없는 짧은 일정이 너무 아쉬웠다. 가능한 많은 그림을 눈에 담아 두기 위해서 수박 겉핧듯 전시장을 바삐 옮겨다녀야 했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