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박진현의 문화카페
[박진현의 문화카페] 그래도 내일의 해는 뜬다 |2016. 12.28

“엄한 현실이 갈라놓았던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은 다시 결합시킨다/그대의 고요한 나래가 멈추는 곳/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환희의 노래’중) 12월의 어느 날, 23살의 가난한 음악가 베토벤(1770-1827)은 한편의 시를 읽고 심장이 내려 앉는 듯한 전율에 휩싸였다.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노래한 시 구절이 각박한…

[박진현의 문화카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2016. 12.14

1987년 10월19일 월요일. 뉴욕 링컨센터의 수석연출가인 버너드 거스턴(Bernard Gersten)은 하루 종일 담배를 물고 살았다. 이날은 미 다우지수 사상 유례없는 22.6%의 폭락장을 기록한 ‘블랙먼데이’. 월스트리트의 증권맨도 비즈니스맨도 아니었지만 거스턴의 가슴은 누구보다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그날 저녁 오프닝 공연을 앞둔 뮤지컬 ‘애니싱 고…

[박진현의 문화카페] 펭귄인형과 셰익스피어 맥주 |2016. 12.07

우리 집에는 ‘펭귄 한 마리’가 산다. 아니 펭귄인형이 산다고 하는 게 맞겠다. 녀석의 키는 15cm. 파란색 줄무늬의 머플러와 털실 모자를 쓴 모습이 앙증맞다. 작고 귀엽다고 해서 ‘페어리 펭귄’(Fairy Penguin)으로 불린다. 요정펭귄을 만난 곳은 호주 필립아일랜드(Phillip Island)의 기념품숍. 필립아일랜드의 명물인 페어리 펭귄 퍼…

[박진현의 문화카페] ‘진정 난 몰랐었네’ |2016. 11.23

지난 2006년 9월 ‘박진현의 문화카페’(문화카페)를 오픈했으니 햇수로 10년이 넘었다. 문화계의 이슈와 트렌드를 다룬 저널리스트의 고정칼럼은 당시 지역에선 처음이었다. 첫 출고를 앞두고 부담감으로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광주일보가 귀한 지면에 ‘문화카페’를 게재하기로 한 건 봇물처럼 쏟아진 문화담론 때문이었다. 지난 2005년 국립아시…

[박진현의 문화카페] 당신이 그리는 광주의 모습은? |2016. 11.09

동영상을 클릭하자 바닷가 모래사장에 놓인 메트로놈(음악의 박자를 나타내는 기계)이 등장한다. 그리고 얼마후, 메트로놈의 추가 빠르게 움직이더니 파란색 지붕이 인상적인 마을이 나온다.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연상케 하는 부산 감천문화마을이다. 3년 전 방문했던 기억이 떠올라 반가운 마음이 든 것도 잠시, 화면은 주름이 깊게 패인 어부의 얼굴과 함께 파도가 …

[박진현의 문화카페] 올 가을 ‘스탕달 신드롬’에 빠지자 |2016. 10.26

지난 여름 서점가에 화제를 모은 책 가운데 ‘빛의 집’(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이란 소설이 있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일종의 판타지 모험담이다. 25살의 주인공 제레미 렉스는 연속극 촬영도중 변성기가 찾아와 배우의 길을 접게 된다. 어느 날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찾은 그는 르네 마그리…

[박진현의 문화카페] 문화계 블랙리스트 ‘유감’ |2016. 10.19

지난 2012년 여름, 이종덕 충무아트홀 대표(현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흑백사진이 눈에 띄었다. 책상 뒤 벽면에 걸린 발 사진이었다. 아름다운 풍경이나 꽃 그림이 걸려 있는 CEO 방은 많이 봤지만 사람의 발 사진을 ‘모셔둔’ 경우는 처음이어서 낯설었다. 더욱이 여기저기 피멍으로 얼룩져 있고 굳은살이 박여 있는 ‘못난이’ 발이었다. …

[박진현의 문화카페] 반 고흐와 이중섭 |2016. 10.12

프랑스 파리의 북쪽에 위치한 오베르 쉬르 우아즈. 우아즈 강가의 오베르라는 뜻의 아담한 마을에 들어서자 ‘오베르주 라부’(Auberge Ravoux)라는 간판이 선명한 3층 건물이 눈에 띄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인상파 거장 반 고흐(1853∼1890)가 세상을 떠나기전 79일간 머물렀던 여관이다.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1층 카페와 고흐의 작품들을 모티브로 …

[박진현의 문화카페] ‘셰익스피어 in ACC’ |2016. 10.05

올해로 17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4월28일∼5월7일)는 작지만 강한 영화제다. 매년 주류영화와 다른 독창적인 영화들을 상영해 수많은 영화제 속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해 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다름 아닌 셰익스피어(1564∼1616) 때문이었다. 셰익스피어 400주기(4월23일)를 맞아 영국문화원과 공동으로 그의 …

[박진현의 문화카페] 기부로 행복한 문화광주 |2016. 09.21

세계 정치의 1번지로 불리는 미국 워싱턴 D.C는 문화수도로도 유명하다. 세계 최대의 복합문화공간인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스미스소니언)을 비롯해 워싱턴 국립미술관, 필립스컬렉션, 코코란 갤러리 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미스소니언은 워싱턴 D.C의 랜드마크다. 도시의 심장부인 내셔널 몰에 자리하고 있는 데다 항공우주미술관, 프리어 & 새클러 갤…

[박진현의 문화카페] 반갑다! ACC 시민오케스트라 |2016. 09.07

지난 3일 오후 4시 국립아시아 문화전당(ACC) 예술극장1. 무대 위 조명이 켜지자 노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어린이들이 사뿐 사뿐 걸어 나왔다. 바이올린, 플루트, 오보에 등을 하나씩 들고 등장한 아이들은 광주와 목포지역 어린이 80여 명이 주축이 된 ‘꿈의 오케스트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음악가로 키워낸 ‘엘 시스…

[박진현의 문화카페] 광주에 클래식 음악제가 있다면 |2016. 08.31

평소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은 대학총장 K씨는 올해 강원도 대관령에서 뜻깊은 여름 휴가를 보냈다. 아름다운 풍광을 즐긴 탓도 있지만, 오래전부터 꿈꿨던 평창대관령 국제음악제(7월12∼8월9일·대관령 음악제)를 관람해서다.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었지만 워낙 접근성이 떨어져 계획만 세우다 끝나곤 했던 것이다. 공동 예술감독인 첼리스트 정명화, 바이올리…

[박진현의 문화카페] ‘미술의 계절’ 즐겁지 아니한가! |2016. 08.24

“아트바젤홍콩은 도시 전체가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다도해(多島海) 같다. 신진작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이지만 행사기간에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전시회들을 둘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큐레이터이자 ‘세계 미술계 파워 100인’(영국 미술잡지 ‘아트리뷰’ 선정) 중 1위로 꼽히는 스위스 출신의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48)가…

[박진현의 문화카페] ‘두레라움’ vs 문화전당 |2016. 08.17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자는 부산 영화의전당(이하 영화의전당)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었다. 지난 2011년 10월 14일, ‘영화의전당’이 폭우로 인해 천장에서 1층 바닥으로 물이 떨어지는 광경을 TV 뉴스에서 생생하게 목격하면서부터다. 하필이면 부산국제영화제 페막당일에…. 비록 남의 동네(?) 일이었지만 국제적 망신을 산 것 같아 마음이 찜찜했었다…

[박진현의 문화카페] 올여름 ‘미술관 피서’ 떠나자 |2016. 07.20

최근 유럽의 예술교육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런던과 파리의 미술관, 공연장을 둘러보고 왔다.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불리는 이들 도시는 명성 그대로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문화시민들을 길러내고 있었다. 도시 전체가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거대한 ‘문화사랑방’이었다.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건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미술관이었다. 첫 방문지였던 런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