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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문화광주의 추모 방식 |2018. 05.16

“오늘 아침 조간신문에서 ‘광주가 통곡할 때 그들은 웃고 있었던’(광주일보 5월10일자 1면 보도) 사진을 보고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상처입은’ 광주시민들에게 뜻깊은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지난 10일 광주시립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열린 ‘2018 민주·평화·인권-세계민중판화전’의 개막식. 이날 전시회에 참석한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난…

'청와대 컬렉션’이 기대되는 이유 |2018. 05.09

지난 2009년 4월 필자는 매우 특별한 전시회에 초대를 받았다. 서울시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인 ‘하비브 하우스’(Habib House)에서 열린 ‘한국과 미국을 잇다’전이었다. 이 전시는 시각예술을 문화외교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미 국무부의 ‘아트 인 엠버시’(Art in Embassy)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실제로 각국의 미국 대사관 관저는 ‘아트 인…

공공이 행복한 ‘문화갑질’이라면 |2018. 04.25

뉴욕의 메디슨 애비뉴 75번가를 걷다 보면 피라미드를 엎어놓은 듯한 건물이 눈에 띈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가 설계한 휘트니 미술관이다. 기능적이고 단순함이 돋보이는 바우하우스 스타일의 미술관은 건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다. 휘트니 미술관은 1930년 미국 전역에 철도를 건설한 철도왕 밴더빌트 가(家)의 손녀인 거트루드 밴…

문화광주의 '건축학개론' |2018. 04.04

“한 도시의 건축과 음식이야말로 여행의 진짜 동기이다.” 지난 2017년 국내에서 발간된 제임스 설터의 산문집 ‘그때 그곳에서’의 한 구절이다. 작가는 모름지기 여행이란 인생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 보게 하는 거울이라며 세계 각국의 도시와 건축물에 대해 소개했다. 필자가 이 문장에 꽂힌 건 작가와 비슷한 여행관을 갖고 있어서다. 소문난 관광지나 명소를…

당신의 ‘리틀 포레스트’는? |2018. 03.21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Y씨(75)는 일주일에 한번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자원봉사를 떠났다. 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문화해설을 하기 위해서다. 36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친 후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황혼의 외출’이었다. Y씨는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예정된 박물관 투어를 진행하려면 늦어도 새벽 5시에는 집을 나와 서울행 기차를 타야 했…

광주아트페어 ‘잔혹사’ |2018. 03.07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 제프 쿤스, 쿠사마 야요이, 백남준, 김환기, 이우환…. 지난해 미술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세계적인 거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름 아닌 ‘2017 대구아트페어’에서다. 미술계의 화제 속에 개막된 대구아트페어는 창설 10주년의 위상을 보여준 자리였다. 규모와 내용에서 여타 아트페어와 ‘급’이 달랐다. 국제갤러리 등 국내 메…

‘올림픽 감동’, 이젠 광주다 |2018. 02.28

지난 2015년 8월, 2018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의 사령탑으로 위촉된 송승환(62) 총감독은 가장 먼저 몸담고 있던 대학에 휴직계를 냈다. 배우이자 ‘난타’ 제작자로 잘나가던 그가 만사를 제치고 평창 올림픽의 제안을 수락한 건 늘 새로운 일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후 그는 자신의 도전이 지극히 낭만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개…

멋진 부자로 사는 법 |2018. 02.07

미국의 부호 존 록펠러(1839∼1937)의 재산에는 생전 ‘더러운 돈’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녔다. 법질서가 정착되지 않은 초창기 미국 석유 시장의 대부분을 독점하면서 온갖 편법과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런 불명예가 부담스러웠을까. 지난 1903년 록펠러는 ‘강도귀족’이란 오염을 씻기 위해 자선사업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록펠러의 재단 설립은 순탄…

반갑다! ‘책방마실’ |2018. 01.17

3개월 전 시집 전문서점 ‘위트 앤 시니컬’(wit and cynical)를 취재하던 날, 생각지도 않은 미로찾기를 했다. 책방지기인 유희경(시인)씨가 일러준 대로 서울 신촌 기차역사 건너편에서 책방을 수소문했지만 웬걸, ‘위트 앤 시니컬’은 눈에 띄지 않았다. 원래 길치인 탓에 어느 정도 헤맬 각오는 했지만. 주변 상인들이 친절하게 알려준 곳들은 내가 찾…

해도 너무한 ‘전당장 공석’(空席) |2018. 01.10

“21세기에는 관람객들이 능동적인 참여자가 될 수 있도록 미술관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지난 2015년 9월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주최한 예술포럼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니콜라스 세로타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장(69)은 “미술관 조직의 변화를 위해선 리더의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88년부터 테이트모던을 이끌어 온 그는 이…

‘행복했던 서점의 날들’을 위하여 |2017. 12.27

지난 2011년 경남 통영의 한적한 주택가에 작은 출판사가 둥지를 틀었다. 독립출판사 ‘남해의 봄날’이다. 일명 봉수골로 불리는 동네는 출판사 입지로는 썩 좋은 곳이 아니었지만 출판사는 3년 후 사무실 옆에 ‘봄날의 책방’까지 오픈했다. 사람 구경하기가 힘든 동네에 책방이라니.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웃했지만 ‘봄날의 책방’은 통영의 문화명소로 자리잡았다. …

“아이 러브 폴리” |2017. 12.06

영국의 리버풀(Liverpool)은 팔색조 같은 도시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명문 구단 리버풀 FC의 심장이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에겐 비틀즈의 고향인 것처럼. 하지만 예술을 즐기는 애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리버풀은 공공조형물 ‘수퍼램바나나’(Superlambanana·초대형 바나나 양)의 메카, 바로 문화도시다. 그도 그럴 것이 리버풀을 돌…

개정도서정가제 3년 ‘명과 암’ |2017. 11.22

충북 괴산군에 둥지를 튼 숲속작은책방은 동화 속 요정이 사는 집 같다. 마당 안으로 들어서면 해먹이 설치된 야외책방과 어린이 책으로 꾸민 원두막 책방이 방문객을 맞는다. 1층 천장까지 빼곡히 들어찬 거실의 서가에는 그림책에서부터 인문서, 여행서적, 소설, 에세이 등 2000여 권이 꽂혀 있다. 외지인이 방문하기엔 쉽지 않지만 한 달 평균 600여 명이 다녀…

유등축제 vs 충장축제 |2017. 10.18

지난달 초 동네서점을 취재하기 위에 경남 진주에 다녀왔다. 취재약속 시간 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바람에 책방과 그리 멀지 않은 진주성을 찾았다. 진주성은 1592년 10월 진주 목사 김시민이 3800여 명으로 왜군 2만여 명과 맞서 싸워 승리한 유서깊은 곳이다. 평일 낮시간인 데도 한가하게 성 안을 둘러보거나 사진촬영을 하는 관광객들로 붐벼 놀랐다. 특히 …

광주비엔날레 대표의 덕목 |2017. 09.27

인구 20만 명의 독일 카셀은 불과 60여 년전까지만 해도 관광객이 찾지 않는 삭막한 도시였다. 하지만 지난 1955년 국제현대미술축제 ‘카셀 도큐멘타’가 창설된 이후 확 바뀌었다.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미술이벤트를 보기 위해 100만 여 명이 다녀가는 글로벌 도시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폐막한 카셀 도큐멘타 조직위원회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