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박진현의 문화카페
[박진현의 문화카페] 해도 너무한 ‘전당장 공석’(空席) |2018. 01.10

“21세기에는 관람객들이 능동적인 참여자가 될 수 있도록 미술관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지난 2015년 9월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주최한 예술포럼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니콜라스 세로타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장(69)은 “미술관 조직의 변화를 위해선 리더의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88년부터 테이트모던을 이끌어 온 그는 이…

[박진현의 문화카페] ‘행복했던 서점의 날들’을 위하여 |2017. 12.27

지난 2011년 경남 통영의 한적한 주택가에 작은 출판사가 둥지를 틀었다. 독립출판사 ‘남해의 봄날’이다. 일명 봉수골로 불리는 동네는 출판사 입지로는 썩 좋은 곳이 아니었지만 출판사는 3년 후 사무실 옆에 ‘봄날의 책방’까지 오픈했다. 사람 구경하기가 힘든 동네에 책방이라니.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웃했지만 ‘봄날의 책방’은 통영의 문화명소로 자리잡았다. …

[박진현의 문화카페] “아이 러브 폴리” |2017. 12.06

영국의 리버풀(Liverpool)은 팔색조 같은 도시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명문 구단 리버풀 FC의 심장이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에겐 비틀즈의 고향인 것처럼. 하지만 예술을 즐기는 애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리버풀은 공공조형물 ‘수퍼램바나나’(Superlambanana·초대형 바나나 양)의 메카, 바로 문화도시다. 그도 그럴 것이 리버풀을 돌…

[박진현의 문화카페] 개정도서정가제 3년 ‘명과 암’ |2017. 11.22

충북 괴산군에 둥지를 튼 숲속작은책방은 동화 속 요정이 사는 집 같다. 마당 안으로 들어서면 해먹이 설치된 야외책방과 어린이 책으로 꾸민 원두막 책방이 방문객을 맞는다. 1층 천장까지 빼곡히 들어찬 거실의 서가에는 그림책에서부터 인문서, 여행서적, 소설, 에세이 등 2000여 권이 꽂혀 있다. 외지인이 방문하기엔 쉽지 않지만 한 달 평균 600여 명이 다녀…

[박진현의 문화카페] 유등축제 vs 충장축제 |2017. 10.18

지난달 초 동네서점을 취재하기 위에 경남 진주에 다녀왔다. 취재약속 시간 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바람에 책방과 그리 멀지 않은 진주성을 찾았다. 진주성은 1592년 10월 진주 목사 김시민이 3800여 명으로 왜군 2만여 명과 맞서 싸워 승리한 유서깊은 곳이다. 평일 낮시간인 데도 한가하게 성 안을 둘러보거나 사진촬영을 하는 관광객들로 붐벼 놀랐다. 특히 …

[박진현의 문화카페] 광주비엔날레 대표의 덕목 |2017. 09.27

인구 20만 명의 독일 카셀은 불과 60여 년전까지만 해도 관광객이 찾지 않는 삭막한 도시였다. 하지만 지난 1955년 국제현대미술축제 ‘카셀 도큐멘타’가 창설된 이후 확 바뀌었다.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미술이벤트를 보기 위해 100만 여 명이 다녀가는 글로벌 도시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폐막한 카셀 도큐멘타 조직위원회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박진현의 문화카페] 관광도시의 ‘불편한 진실’ |2017. 08.09

3년 전쯤의 일이다. 프랑스 파리에 사는 후배 S는 7년만의 만남에서 “기회만 된다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10년 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파리로 유학을 떠난 그녀의 고백은 순간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아니,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예술의 도시를 떠나고 싶다니. 게다가 당시 그녀는 프랑스 남자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던 터라 놀라움은 …

[박진현의 문화카페] 26년 만의 ‘변신’ |2017. 07.26

뉴욕필 하모니 오케스트라, 모리스 베자르 발레단, BBC 필하모니…. 클래식 문외한일지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대전문화예술의 전당과의 ‘인연’이다. 콧대 높기로 소문난 ‘귀하신 몸’들이 서울도 아닌, 대전을 찾은 것이다. 그중에서 지난 2005년 2월 한국 최초로 모던발레의 지존 모리스 베자르 발레단를 단독 유치한 일…

[박진현의 문화카페] 뒤로 가는 광주시 문화행정 |2017. 07.19

지난 1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 아시아문화원 대회의실에서는 매우 뜻깊은 토론의 장이 열렸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 지원포럼이 주최한 이날 이슈포럼은 지난 2월부터 광주시가 추진해온 7대 문화권 수정계획연구 중간보고회 자리였다. 7대 문화권은 광주를 7대 권역으로 나눠 문화 인프라를 확충하는 사업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현안이다. …

[박진현의 문화카페] 문화재단 대표 공석 언제까지 |2017. 07.05

요즘 부산문화재단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달 안에 조사와 연구를 담당하는 전담부서 신설 등 조직개편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부산문화재단은 2실 8팀 체제에서 2015년 1실 2본부 8팀으로 조직을 개편해 운영중이다. 부산문화재단이 조직개편을 추켜 든 것은 지난해 12월 유종목 신임 대표가 취임하면서부터…

[박진현의 문화카페] 힘내라! 동네책방 |2017. 06.28

“순천역 앞엔 작은 책방이 있다. 순천역에서 기차시간이 남았다면 어정쩡하게 플랫폼을 서성이지 말고 순천역 앞 작은 동네서점 ‘책방 심다’에 가보자.”(구선아의 ‘여행자의 동네서점’ 중) 그녀의 말 대로(?) 지난달 순천여행길에 ‘책방 심다’에 들렀다. 순천역 인근 재래시장 골목길 건물 1층에 들어선 책방은 노랑색 페인트로 꾸민 덕분인지 멀리서도 쉽게 눈…

[박진현의 문화카페] 시립예술단, 이번엔 변할까? |2017. 06.14

문득 오래전 진한 여운을 남긴 음악영화 한편이 떠오른다. 성격파 배우로 유명한 더스틴 호프만이 메가폰을 잡은 ‘콰르텟’(Quartett·2013년 작)이다. 당시 영화홍보사는 은퇴한 4명의 원로 예술가를 통해 황혼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영화를 관람한 나는 영화사가 홍보의 콘셉트를 잘못 잡은 게 아닌가 생각했다. 나…

[박진현의 문화카페] ‘슈즈트리’ 철거가 남긴 교훈 |2017. 06.07

지난 3월 8일 오전 뉴욕 월스트리트 증권거래소 앞. 여느 때 처럼 출근길을 재촉하던 월가의 직장인들은 난데 없는 소녀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던 브론즈 동상이 하룻밤 사이에 등장한 것이다.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겁없는 소녀’상(像·Fearless Girl)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보스톤 투자회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

[박진현의 문화카페] 광주夜, 놀자 |2017. 05.31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이은상 작사·박태준 작곡 ‘동무생각’中) 3년 전 대구 중구 동산동의 청라언덕에 선 순간, 학창시절의 음악실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단발머리의 여고생들은 음악선생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아름다운 가사가 인상적인 ‘동무생각’을 불렀다.…

[박진현의 문화카페] 반갑다! ‘아르코@광주’ |2017. 05.24

인구 40여 만 명의 가나자와시는 일본에서 내로라 하는 문화도시다. 도쿄와 같은 대도시에 비해 인프라는 다소 밀릴지 모르지만 시민들의 문화지수만큼은 남부럽지 않다. ‘한집 건너 예술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아마추어 작가들이 많다. 그렇다고 가나자와 시민들이 처음부터 문화를 가까이 했던 건 아니다. 지난 1990년 대 초, 옛 방직공장을 시민들의 연습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