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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박진현의 문화카페] 버스, 관광이 되다 |2019. 03.27

평소 가족이나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마음속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이름하여 ‘속마음 버스’. 평일 두 번, 토요일에는 세 차례 서울 여의도역을 떠나 자유로를 거쳐 1시간30여분 만에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탑승객들은 커튼으로 가려진 오븟한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 보며 그동안 묵혀 뒀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서울시와 카카오, (…

[박진현의 문화카페] 오쿠이와 2020 비엔날레 |2019. 03.20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는 현대미술을 특정 주제로 묶는 건 관람객들의 감상을 제한시키는 반 예술적 행위다. 주제가 없다고 해서 ‘주제의 부재(absence of theme)’는 아니다.” 지난 2008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엔위저 오쿠이는 개막 전 인터뷰에서 ‘도발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비엔날레의 관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전시주제는 물론 스타작가와…

[박진현의 문화카페]‘꽃길을 걷다’ |2019. 03.13

요즘 제주도는 때아닌 유채(油彩) 관광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봄의 전령사인 유채(油菜)꽃을 찾는 상춘객 못지 않게 색다른 미술체험을 만끽하려는 이들 때문이다. 진원지는 다름아닌 미디어아트 전시 ‘빛의 벙커: 클림트’.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의 옛 통신벙커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지난 10일 2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박진현의 문화카페] ‘2% 부족한’ 광주 국악상설공연 |2019. 03.06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는 신명난 국악 한마당이 펼쳐진다. ‘진도 토요민속여행’(토요민속여행)이다. 지난 1997년 첫선을 보였으니 햇수로 22년이나 됐다. 강산이 두번 바뀌는 동안 817회 공연에 34만 여 명이 다녀간 ‘스테디셀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의 별 전통자원’ 부문에도 선정됐다. 토요민속여행이 롱런할 …

[박진현의 문화카페] 시청 앞 ‘멘디니’ |2019. 02.27

“아시아의 문화수도인 광주를 방문하게 돼 기쁩니다. 광주시민들이 즐겨찾는 시청 광장에 제 작품이 설치돼 영광스럽습니다.” 지난 2005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만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멘디니(1931~2019)는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마이크를 통해 울려 퍼진 그의 목소리에선 미세한 떨림도 전해졌다. 국제 디자인계를 주무르는 거…

[박진현의 문화카페] ‘총괄건축가제’가 반가운 까닭은 |2019. 02.20

“흔히 그 도시가 ‘문화도시다’ ‘아니다’는 도시의 분위기, 시민들이 ‘문화적’이냐 아니냐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왜 프랑스 파리를 예술의 도시라고 부르는 줄 압니까. 바로 멋을 아는 시민들의 미의식 때문이예요. ‘파리지엥’들은 스카프 하나를 목에 두르더라도 확실히 달라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광주에 내려갈때마다 ‘광주다운 색깔’을 느끼지 못했어요. 대구를 …

[박진현의 문화카페] ‘광주아이돌거리’가 통하려면 |2019. 01.30

지난 6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봉동 ‘김광석다시그리기길’(김광석길)은 평소 보다 많은 인파로 활기가 넘쳤다. 거리 한켠에 자리한 기타치는 김광석 동상 주변에는 수십 여개의 꽃송이와 양초가 놓여 있었다. 350m에 이르는 거리에 듬성 듬성 설치된 스피커에선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영원한 가객 김광석(1964~1996)의 …

[박진현의 문화카페] ‘광주혁신’, 인사(人事)가 먼저다 |2019. 01.23

지난 2002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허브로 키우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조성사업)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워 지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는 2023년까지 진행되는 조성사업은 핵심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해 전당의 에너지를 광주 전역에 퍼뜨리는 5대 문화권 조성까지 총 5조3000억 원이 투입되는 메가 프로젝트다. 하지만…

[박진현의 문화카페] 아트관광이 ‘핫한’ 까닭은 |2019. 01.16

‘대한민국 대표문화도시 남원’ 지난 주말, 광주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쯤 달리자 톨게이트 입구의 대형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고전 소설 ‘춘향전’의 무대로 잘 알려져서일까. ‘대표문화도시’라는 타이틀이 내겐 왠지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사실 기억속의 남원은 10년 전의 모습에 머물러 있다. 그 시절,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들른 남원은 광한루 …

[박진현의 문화카페] ‘다시 처음처럼’ |2019. 01.09

전시장에 들어서자 투박한 장발에 깊게 패인 이마주름의 ‘자화상’이 발길을 붙든다. 순간 세월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 한켠이 먹먹해진다. 굵고 단순한 필치에 담긴 얼굴은 가난한 농부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하다 어디로 가는가?’. 처연한 표정의 ‘자화상’과 함께 내걸린 작가 노트가 가슴에 와 박힌다. 최근 …

[박진현의 문화카페] 어쩌다 ‘미술관 송년회’ |2018. 12.19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화려한 색감의 ‘빛’이 시선을 압도했다. 마치 뭔가에 홀린듯 빛을 따라가다 보니 각양각색의 색을 입힌 종이테이프를 반복해 붙인 캔버스가 나타났다. 남북한의 화해무드에 영감을 받아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을 색과 빛으로 형상화한 우제길 화백의 작품이다. 그러고 보니 전시장 곳곳에는 묵직한 사회적 화두를 특유의 강렬한 빛으로 구현한 작품들이…

[박진현의 문화카페] 달맞이 갤러리 투어를 아세요? |2018. 12.05

12월의 첫째주 휴일인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은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겼다. 벚꽃이 만발한 봄철에 달맞이길을 다녀간 이라면 상상하기 힘들 만큼 앙상한 나뭇가지와 발밑에 수북이 쌓인 낙엽들이 쓸쓸함을 더했다. 하지만 웬걸, 목재데크 산책로가 길게 늘어져 있는 언덕에 오르자 하나 둘씩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얼핏 등산객으로 보이는 중년…

[박진현의 문화카페] ‘비엔날레는 도끼다’ |2018. 10.31

덴마크의 공공도서관 취재를 떠난 지난 7월 초, 빡빡한 일정에도 짬을 내 들른 곳이 있다. 코펜하겐 뉘하운 운하에 자리한 샤를로텐보르 궁전이다. 한때 덴마크 왕실 가족이 거주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덴마크왕립 미술아카데미 건물로 ‘신분’이 바뀌었다. 아름다운 운하와 17세기 덴마크 건축양식이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코펜하겐의 랜드마크다. 하…

[박진현의 문화카페] 어썸오케스트라와 김냇과 |2018. 10.17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 광주 대인시장 인근에 자리한 ‘김냇과’에선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이름하여 ‘도시락(樂)콘서트’. 굳이 공연장에 가지 않아도 1만원만 내면 도심에서 아름다운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콘서트는 미술과 음악이 어우러진 힐링의 무대였다. 우리 고유의 탈을 주제로 한 민중작가 윤만식(광주민예총 회장)의 미술 강연…

[박진현의 문화카페] ‘한점 미술관’과 광주 |2018. 09.12

지난 6일 오전 평소 친분이 있는 화가 A씨로 부터 한통의 안부전화를 받았다. 날씨가 선선해졌으니 조만간 점심이나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조심스런 목소리로 “혹시 광주시립미술관장은 누가 될 것 같냐”고 물었다. 신문사에 있으니 들은 게 있으면 살짝 알려 달라면서. 순간, 오랜만에 연락한 그의 속내를 엿본 것 같아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신빙성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