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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ㆍ북스
미래과거시제 - 배명훈 지음 |2023. 03.31

“이런 아이디어는 대체 어떻게 나오는 걸까” 배명훈의 소설을 읽다 보면 이런 궁금증을 갖게 된다. “한국 SF가 가진 역량을 대중에게 알린 작가”, “상상력의 경계와 한계를 무너뜨린 작가”로 언급되는 그의 신작 소설집 ‘미래과거시제’에는 기발한 상상력을 만나는 아홉편의 단편 소설이 실렸다. 그가 구축한 낯선 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

오직 사람 아닌 것 - 이덕규 지음 |2023. 04.01

“당신이 곤고했던 농부의 몸에서 내린 밤 집 앞 텃논에 평생 새긴 별보다 많은 발자국이 한순간 환하게 하늘로 올라가는 걸 보았습니다. 나는 이제 어둑해진 텃논의 유업을 밝히기 위해 날마다 맨발로 소를 몰고 나가 캄캄한 무논을 갈아엎는 심정으로 당신의 빛나는 발자국을 따라가겠습니다.” 이덕규 시인의 시집 ‘오직 사람 아닌 것’에 실린 시인의 말이다. 지난 …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2023. 04.01

1990년 한국인으로는 최초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임용돼 경제학 교수를 역임했다. 2022년부터는 런던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 주는 군나르 뮈르달 상을 수상했다. 장하준 교수를 일컫는 수사와 이력은 차고 넘친다. 그 가운데 베스트셀러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많은 이들에게 장하준 교수의 이름을 확실하게 …

한 권으로 읽는 미생물 세계사 - 이시 히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2023. 03.31

“우리는 과거에 되풀이된 감염병 대유행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조상’의 자손이다.” 도쿄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던 이시 히로유키의 말이다. 그는 국제 협력사업단에 참여했으며 동·중 유럽 환경센터 이사 등을 겸임한 바 있다. 국제연합 글로벌 500상·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영향력 있는 저술가다. ‘지구 환경 보고’, ‘명작 속의 지구 환경사’ 등의 책을 …

꽃의 계절·나무의 자리,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74가지 꽃과 나무 이야기 |2023. 03.31

늘 곁에 두고 싶은 아름다운 책이다. 길에서 만나는 꽃과 나무에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초보자라면 더 없이 좋은 책이다. 책에 소개된 봄꽃 가운데 ‘튤립’을 찾아본다. 백합과에 개화기는 3~5월, 높이는 28~75cm인 튤립의 꽃명이 ‘터번’을 뜻하는 터키어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알았다. 16세기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알뿌리 하나가 집 한 채 값이었다.…

삶과 생각·역사의 흐름을 움직이다…세계사를 바꾼 50권의 책 |2023. 03.30

‘길가메시 서사시’, ‘도덕경’, ‘이솝 우화’, ‘손자병법’, ‘논어’, ‘국가론’, ‘지리학집성’, ‘직지심체요절’, ‘종의 기원’…. 이들 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점이다. 책은 단순한 지식의 집합체가 아니다. 데카르트의 “독서는 과거의 위대한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라는 표현이 말해주듯 책은 대화를 매개하는 유효…

‘눈 맑은 낙타를 만났다’ 춥고 허기질 때 수선화처럼 살아보라 |2023. 03.29

“춥고 허기질 때 수선화처럼 살아보라는 마음이 있어 다시 행장을 꾸려 길을 떠난다.” ‘시인의 말’은, 시보다 더 많은 시를 함축하고 있다. 사실 시를 쓰는 것보다 ‘시인의 말’을 쓰는 것이 힘들다. 작품은 은유와 비유, 상징과 수사로 속내를 감추고 페르소나를 앞세울 수 있지만, 시인의 말은 날것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곤 한다. 함진…

평범하고 오래된 햇살의 말들 |2023. 03.28

조선시대 문학 장르 가운데 널리 통용됐던 양식이 가사다. 그러나 가사는 언제 발생했는지 알 수 없지만 통상적으로 정극인의 ‘상춘곡’을 효시로 삼는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가사는 처음에는 노래로 불렸다. 학계에서는 16세기 정철의 가사를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한다. 해남 출신으로 ‘시조시학’ 편집주간을 맡고 있는 이지엽 시인(경기대 교수)와 송순문…

사랑의 꿈 - 손보미 지음 |2023. 03.24

손보미 작가가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이후 5년만에 신작 소설집 ‘사랑의 꿈’을 펴냈다. 책에 실린 다섯 편의 연작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십대 여자 아이’다. 문학평론가 강지희는 그 주인공들에 대해 “초월적인 광기와 공포에 집어삼켜지는 대신, 광기와 공포로부터 거짓말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영민한 소녀들”이라고 썼다. 또 “소녀들의 에너…

인삼, 약초 넘어 역사에 깊이 뿌리내린 ‘문화 담지자’ |2023. 03.26

다음은 무엇을 말할까? 장승업의 ‘기명절지도’, 그리고 산신도 등에 여러 사물과 함께 등장한다. 인간의 부귀와 장수를 상징한다. 또 있다. 이것은 귀한 선물로도 쓰인다. 집안의 어른에게, 어려움에 처해 있는 벗에게, 가족의 부양을 위해 애쓰는 남편을 위해 부인이 건네는 마음의 선물로 제격이다. 어떤 이는 고마운 분들에게 건강식품으로 드리기도 한다. …

문장의 비결 - 정희모 지음 |2023. 03.25

많은 이들이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좋은 문장을 쓰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적잖은 공력을 필요로 한다. 어느 날 갑자기 글을 잘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글쓰기는 말공부와 유사한 면이 있다. 어린아이들이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말문이 트이는 것처럼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지불해야 할 것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

나의 마지막 엄마 -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2023. 03.26

하나 있던 가족 어머니마저 잃어버린 여의사와 독신으로 살면서 성공했지만 삶이 허허해지기 시작한 노년의 직장인, 은퇴하고 나서 황혼이혼을 당한 남자 등….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지난 2022년 기준 한국의 30대 미혼인구 비중은 42.5%에 이른다. 거의 절반에 육박할 만큼 결혼 기피 풍조가 만연해 있다. 연애와 결혼, 출…

문학관 기행2 - 김진기 외 지음 |2023. 03.25

신라시대 창건한 백담사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한 곳이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를 지나면 ‘마음을 닦고 들어오라’는 의미의 ‘수심교’(修心橋)를 만나게 된다. 금강문과 불이문을 거쳐 경내에 들어가면 만해기념관이 마주한다. 지난 1995년 2월 개관한 만해기념관은 선사이자 시인으로서의 한용운의 문학과 사유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님의 침묵과 함께하…

구름관찰자를 위한 가이드 - 개빈 프레터피니 지음·김성훈 옮김 |2023. 03.23

120개국 5만 3000명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구름감상협회’(www.cloudappreciationsociety.org)에는 전 세계 회원들이 찍은 ‘세상의 모든 구름’ 사진이 올라온다. 사이트 주인장 개빈 프레터피니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추종자들에 맞서 ‘푸른하늘주의’의 진부함을 퇴치하기 위해 2005년 구름감상협회를 설립했다. “고개…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제철 맞은 장날입니다 - 김진영 지음 |2023. 03.19

밥을 주문하니 주발에 발을 퍼주는 식당이 있다. 강진 병영에 있는 어느 돼지불고기 백반집이다. 여기에 갓 구운 불고기와 막 퍼준 밥이 주는 맛의 오묘는 수사가 필요 없다. 파채나 강진 특산물 토하젓을 얹어 먹으면 그만이다. 한상 가득 차려진 개미진 전라도 손맛은 허리띠를 풀게 한다. 백반은 찬의 숫자보다 맛이 제일인 것이다. 식품 MD를 천직으로 여기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