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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의 세상만사
광주 시장 누가 되어야 하나 |2018. 02.09

고대 중국에 자산(子産)이란 사람이 있었다. 춘추시대 정(鄭) 나라의 재상(宰相)을 지내며 개혁 정치의 물꼬를 튼 이다. 정치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에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너그러움이고, 하나는 엄격함이다. 덕망이 높고 큰 사람만이 관대한 정치로 백성들을 따르게 할 수 있다.” 그는 정치를 물과 불에 비…

‘알아두면 쓸데없는’ 몇 가지 이야기 |2018. 01.12

어느 날 두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 사람은 안다니(무엇이든지 잘 아는 체하는 사람)요 또 한 사람은 무지렁이(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에 가깝다.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뜻밖에도 먼저 무지렁이가 말문을 연다. “전라도란 말이 ‘전주’허고 ‘나주’의 앞 글자럴 따갖고 맹글었담서?” “아따, 자네 유식해부네잉∼ 어치케 그렁것까지 알아뿌…

잊혀진, 그러나 잊을 수 없는 노래들 |2017. 12.15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참 따뜻한 노래다. 이 노래가 처음 나온 것은 1969년. 지금도 라디오를 틀면 금방이라도 흘러나올 것만 같은데, 벌써 50년이 다 되어가는 ‘흘러간 옛 노래’다. 하지만 노랫말이 포근한 데다 가락도 경쾌해서 전혀 예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노래는 남았는데 가수는 잊힌 것인가.…

당신은 전설이었습니다 |2017. 11.24

당신은 우리에게 전설이었습니다. 인품이나 재능이나 그 무엇 하나 따라가기 힘든 분이었으니, 그야말로 전설 속의 인물로 여겨질 수밖에요. 특히 글솜씨는 천부적으로 재능을 타고나셨던 것 같습니다. 칼럼 하나 쓰기 위해 몇 날을 끙끙대야 하는 저로서는 참으로 부럽기만 합니다. 맛깔스러운 글도 일품이었지만 당신의 속필(速筆) 또한 마치 전설처럼 후배들에게 전해져 …

힘 빼는 데 3년 걸린다는데 |2017. 11.03

사라지는 우리말들이 많다. ‘일다’란 말도 요즘엔 거의 쓰이지 않는다. 곡식이나 사금 따위를 그릇에 담아 물을 붓고 이리저리 흔들어서 쓸 것과 못 쓸 것을 가려낸다는 뜻이다. 또는 곡식 따위를 키나 체에 올려놓고 흔들거나 까불러서 쓸 것과 못 쓸 것을 가려내는 것. 여기에 나오는 ‘키’나 ‘체’나 ‘까부르다’ 같은 말들을 요즘 젊은이들은 알기나 할까. …

추석들 잘 쇠셨나요 -571돌 한글날을 보내며 |2017. 10.13

1년 중 숟가락질과 젓가락질을 제일 많이 하는 때가 바로 민족의 대명절인 설과 추석 무렵이 아닐까 싶다. 중고등학교 시절이었던가. 이런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젓가락과 달리 숟가락엔 왜 ‘ㄷ’ 받침이 들어가는 걸까? 의문은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야 풀렸다. 젓가락은 ‘저’와 ‘가락’이 합쳐진 단어이니 중간에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국민의당 ‘몰락의 길’로 가는가 |2017. 09.15

노년의 백발은 아름답다. 중년의 은발도 멋있다. 은발(銀髮) 하면 먼저 생각나는 이가 있다. 강경화 외무장관이다. 처음 그가 대중 앞에 섰을 때 그 무엇보다 하얀 머릿결, 참 인상적이었다. 며칠 전 강 장관의 은발 논란이 있었다. 해프닝의 당사자는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 그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강 장관의) 하얀 머리가 참 멋있습니다…

그날의 부끄러운 기억들 |2017. 08.25

“정녕 광주는 버림받은 땅인가” 이것은 37년 전 내가 쓴 ‘거북장 살롱’ 화재 사건 기사의 리드(lead)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신문에 실리지 못했다. 검열에서 잘렸기 때문이다. 거북장에 불이 난 것은 5·18 살육의 피비린내가 채 가시기도 전인 1980년 6월6일 새벽이었다. 이 화재로 당시 스물세 명이나 숨졌으니 난 그때 그 숱한 죽음을 보면서 어떻…

아날로그식 ‘편지 행정’과 광주의 미래 |2017. 08.04

“우체국 창밖엔 가을바람에 나뭇가지가 살며시 흔들리고 있어. 아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거야.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보니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고 있고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는 걸 느낄 수 있어. 아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거야. 난 이 편지에 우체국 창문에 비치던 햇살과 창밖에 스치던 따뜻…

산을 만나면 길을 뚫고 물을 만나면… |2017. 06.30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업슬새 글로 설워하노라” 잘 아는 대로 정철·윤선도와 함께 조선 3대 시가인(詩歌人)으로 불리는 노계 박인로(朴仁老, 1561∼1642)의 시조다. 그가 이덕형(李德馨, 1561∼1613)을 찾아가 귀한 홍시를 대접받은 것은 선조 34년이었다. 그…

도대체 누가 누구를 비판하는가 |2017. 06.09

휴대전화 벨이 울린다. 지역번호 ‘02’가 화면에 뜬다. 서울에 아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 필경 ‘스팸’일 것이다. 그래도 한번 받아 볼까? 혹시 청와대에서 연락했을지도…. 이참에 한자리 주겠다면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무래도 ‘청문회’ 무서워서 거절해야 할 것 같다. 중인환시리(衆人環視裡)에 속옷까지 온통 발가벗겨지는 그 수모를 내 어찌 감당하겠나…

우리 함께 부르는 ‘문비어천가’ |2017. 05.19

아침 일찍 출근한 비서관이 한 사내를 발견한다. 사내는 복도 한쪽에 쭈그려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다가가 자세히 보니 놀랍게도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자신의 낡은 구두를 닦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은 시골뜨기라서 품위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있던 터. 비서관은 크게 맘먹고 충고한다. “대통령의 신분으로 구두를 닦는 모습은 또 다른 구설수를 만…

‘그냥 이대로’냐 ‘한 방에 역전’이냐 |2017. 04.28

이제 딱 11일 남았다. 5월9일 ‘장미 대선’. 앞으로 열한 밤을 자고 나면 이 나라의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설레는 맘으로 손꼽아 그날을 기다린다. 어찌 설레지 않겠는가. 누가 되든 다들 우리를 행복한 세상으로 이끌어 준다 하니. 이번 대선은 더군다나 야권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 꼴통 수구 세력의 당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

호남이 만든 꽃놀이패 대선 |2017. 04.07

쉬는 날, 연달아 영화 두 편을 봤다. 오전에 본 영화는 찜찜했고 오후에 본 영화는 아름다웠다.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리고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의 ‘일 포스티노’(The Postman, 1994). 홍 감독의 영화에 대한 느낌은 순전히 주관적이지만 아마 어떤 선입견도 작용했을 것이다. 유부남 감독과 바람이 난 여배우의 자기변명 아닐까…

청와대 독백-그네일기 |2017. 03.17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없다.”-무명씨(無名氏) 2016년 10월 x일(제목:따뜻했던 그분) 엄마 아빠 따라 이 집에 들어온 게 내가 열두 살 되던 해야. 신당동 살 때야 좋았지. 말벗 하나 없는 궁궐 같은 청와대는 별로였어. 더군다나 엄마가 흉탄에 돌아가셨을 때 난 덮고 자던 이불을 누가 걷어 가버린 거 같았어. 미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