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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의 세상만사
[이홍재의 세상만사] 추석들 잘 쇠셨나요 -571돌 한글날을 보내며 |2017. 10.13

1년 중 숟가락질과 젓가락질을 제일 많이 하는 때가 바로 민족의 대명절인 설과 추석 무렵이 아닐까 싶다. 중고등학교 시절이었던가. 이런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젓가락과 달리 숟가락엔 왜 ‘ㄷ’ 받침이 들어가는 걸까? 의문은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야 풀렸다. 젓가락은 ‘저’와 ‘가락’이 합쳐진 단어이니 중간에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이홍재의 세상만사] 국민의당 ‘몰락의 길’로 가는가 |2017. 09.15

노년의 백발은 아름답다. 중년의 은발도 멋있다. 은발(銀髮) 하면 먼저 생각나는 이가 있다. 강경화 외무장관이다. 처음 그가 대중 앞에 섰을 때 그 무엇보다 하얀 머릿결, 참 인상적이었다. 며칠 전 강 장관의 은발 논란이 있었다. 해프닝의 당사자는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 그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강 장관의) 하얀 머리가 참 멋있습니다…

[이홍재의 세상만사] 그날의 부끄러운 기억들 |2017. 08.25

“정녕 광주는 버림받은 땅인가” 이것은 37년 전 내가 쓴 ‘거북장 살롱’ 화재 사건 기사의 리드(lead)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신문에 실리지 못했다. 검열에서 잘렸기 때문이다. 거북장에 불이 난 것은 5·18 살육의 피비린내가 채 가시기도 전인 1980년 6월6일 새벽이었다. 이 화재로 당시 스물세 명이나 숨졌으니 난 그때 그 숱한 죽음을 보면서 어떻…

[이홍재의 세상만사] 아날로그식 ‘편지 행정’과 광주의 미래 |2017. 08.04

“우체국 창밖엔 가을바람에 나뭇가지가 살며시 흔들리고 있어. 아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거야.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보니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고 있고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는 걸 느낄 수 있어. 아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거야. 난 이 편지에 우체국 창문에 비치던 햇살과 창밖에 스치던 따뜻…

[이홍재의 세상만사] 산을 만나면 길을 뚫고 물을 만나면… |2017. 06.30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업슬새 글로 설워하노라” 잘 아는 대로 정철·윤선도와 함께 조선 3대 시가인(詩歌人)으로 불리는 노계 박인로(朴仁老, 1561∼1642)의 시조다. 그가 이덕형(李德馨, 1561∼1613)을 찾아가 귀한 홍시를 대접받은 것은 선조 34년이었다. 그…

[이홍재의 세상만사] 도대체 누가 누구를 비판하는가 |2017. 06.09

휴대전화 벨이 울린다. 지역번호 ‘02’가 화면에 뜬다. 서울에 아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 필경 ‘스팸’일 것이다. 그래도 한번 받아 볼까? 혹시 청와대에서 연락했을지도…. 이참에 한자리 주겠다면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무래도 ‘청문회’ 무서워서 거절해야 할 것 같다. 중인환시리(衆人環視裡)에 속옷까지 온통 발가벗겨지는 그 수모를 내 어찌 감당하겠나…

[이홍재의 세상만사] 우리 함께 부르는 ‘문비어천가’ |2017. 05.19

아침 일찍 출근한 비서관이 한 사내를 발견한다. 사내는 복도 한쪽에 쭈그려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다가가 자세히 보니 놀랍게도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자신의 낡은 구두를 닦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은 시골뜨기라서 품위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있던 터. 비서관은 크게 맘먹고 충고한다. “대통령의 신분으로 구두를 닦는 모습은 또 다른 구설수를 만…

[이홍재의 세상만사] ‘그냥 이대로’냐 ‘한 방에 역전’이냐 |2017. 04.28

이제 딱 11일 남았다. 5월9일 ‘장미 대선’. 앞으로 열한 밤을 자고 나면 이 나라의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설레는 맘으로 손꼽아 그날을 기다린다. 어찌 설레지 않겠는가. 누가 되든 다들 우리를 행복한 세상으로 이끌어 준다 하니. 이번 대선은 더군다나 야권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 꼴통 수구 세력의 당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

[이홍재의 세상만사] 호남이 만든 꽃놀이패 대선 |2017. 04.07

쉬는 날, 연달아 영화 두 편을 봤다. 오전에 본 영화는 찜찜했고 오후에 본 영화는 아름다웠다.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리고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의 ‘일 포스티노’(The Postman, 1994). 홍 감독의 영화에 대한 느낌은 순전히 주관적이지만 아마 어떤 선입견도 작용했을 것이다. 유부남 감독과 바람이 난 여배우의 자기변명 아닐까…

[이홍재의 세상만사] 청와대 독백-그네일기 |2017. 03.17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없다.”-무명씨(無名氏) 2016년 10월 x일(제목:따뜻했던 그분) 엄마 아빠 따라 이 집에 들어온 게 내가 열두 살 되던 해야. 신당동 살 때야 좋았지. 말벗 하나 없는 궁궐 같은 청와대는 별로였어. 더군다나 엄마가 흉탄에 돌아가셨을 때 난 덮고 자던 이불을 누가 걷어 가버린 거 같았어. 미친 듯…

[이홍재의 세상만사] 나는 남자도 아니다 |2017. 02.24

“역사나 문화에 관한 소양이 없는 변호사는 하나의 기계에 불과하다.”(W.스콧) 옛날에 꾀꼬리와 뻐꾸기 그리고 따오기가 서로 우는소리 좋음을 다투었다. 이들은 다툼이 심해지자 몸집이 훨씬 큰 황새에게 판결을 부탁하자고 합의했다. 아무래도 목소리에 자신이 없었던 따오기는 개구리와 우렁이 등을 잡아 황새에게 바치며 청탁을 넣었다. 당시는 김영란법이 없었던 …

[이홍재의 세상만사] 닭 |2017. 02.03

엊그제 설을 쇰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닭의 해를 맞았다. 매년 1월1일이면 흔히들 무슨 해가 밝았느니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건 틀렸다. 갑자(甲子) 을축(乙丑) 육십갑자는 음력 기준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유년(丁酉年). 정유(丁酉)에서 정(丁)은 십간(十干)의 네 번째로 붉은 색을 상징하고, 유(酉)는 십이지(十二支)의 열 번째로 닭을 뜻한다. 그래서 정…

[이홍재의 세상만사] “기자놈들, 느그들이 문제여” |2017. 01.13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은 하마터면 묻힐 뻔했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며 그토록 반대하던 개헌을 갑자기 박근혜 대통령이 들고 나왔을 때 그랬다. 이제 온통 개헌 논란으로 날을 지샐 판이었다. 하지만 하루도 못 가서 잠잠해졌다. 태블릿 피시 때문이었다. 그것은 판도라의 상자였다. 이어서 몇 달 동안 자고 나면 깜짝깜짝 놀랄, 별의별 게 다 쏟아져…

[이홍재의 세상만사]'죽 쒀서 개 주기’ 또 되풀이될라 |2016. 12.23

용(龍)과 기린(麒麟)은 상상 속의 동물이다. 여기에서 기린은 우리가 동물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그 기린이 아니다. 몸은 사슴 같고, 꼬리는 소 같고, 빛깔은 오색찬란한 동물이다. 수컷을 ‘기’(麒)라 하고 암컷을 ‘린’(麟)이라 한다는 옛 기록이 있다. 재주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켜 ‘기린아’(麒麟兒)라고 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기린은 훌…

[이홍재의 세상만사] ‘하야’ 꽃보다 아름다운 그 이름 |2016. 12.02

박근혜 대통령이 ‘서면(書面) 보고’를 좋아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얼마 전 청와대가 비아그라 구입에 대해 해명했는데 “대통령이 항상 ‘서면 보고’ 하라고 해서…. 안 서면 보고를 할 수 없어서 샀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길라임 대통령이 구입해야 할 약은 ‘하야하그라’이지 ‘버티그라’가 아니라고 했다. 대통령이 요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