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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의 세상만사
중앙노동위원장 박수근·방통위 상임위원 김창룡 |2019. 11.12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에 박수근(62)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에 김창룡(62)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박 위원장은 부산고를 거쳐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

나도 당신처럼 골프나 치고 싶다 |2019. 11.12

정보요원에게 쫓기는 꿈을 꾸었다. 숲속으로 도망치는데 희끄무레한 건물이 보인다. 아마도 화정동 안기부 청사인 듯하다. 건물 안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 소리가 들린다. 틀림없이 반체제 인사나 운동권 학생이 붙잡혀 고문을 받고 있을 것이었다. 한참 쫓기다 가까스로 잠에서 깼다. 전두환 시절 그곳에 연행돼 작은 고초를 겪은 지 벌써 40년이 되어 가는데, 얼…

‘시대의 스승’ 이들을 기억하라 |2019. 10.15

광주 시민이라면 무등산 자락에 있는 춘설헌을 한 번쯤 가 보았을 것이다. 이곳의 주인은 세 번 바뀌었는데 모두 이 시대의 선각자들이었다. 첫 번째 주인은 석아(石啞) 최원순(1896~1936), 두 번째 주인은 오방(五放) 최흥종(1880~1966), 그리고 마지막 주인이 의재(毅齋) 허백련(1891~1977)이었다. 택호(宅號) 또한 석아정(石啞亭)에서 …

[이홍재의 세상만사] 만약 청문회가 열렸다면… |2019. 09.24

박광태 전 광주시장 재직 시절 이런 일이 있었다.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였다. 어쨌든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실사단에 잘 보여야 했다. 광주로 들어오는 관문인 호남고속도로 동림 나들목을 비롯해 빛고을로·무진로·농성광장 등 실사단이 거쳐 갈 주요 길목에 꽃잔디를 심기 시작했다. 광주역 광장의 멀쩡한 잔디도 파헤쳐지고 꽃잔디로 옷을 갈아입었…

자식이 뭐길래 |2019. 08.30

여름휴가 기간에 ‘천년의 질문’을 읽었다. 조정래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재벌 비자금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사주간지 기자를 중심으로 입법·사법·행정을 비롯해 재벌과 언론 등이 온통 부패의 고리로 엮인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마치 김지하의 담시 ‘오적’(五賊)이 소설로 되살아난 듯했다. ‘오적’이 세상에 처음 나온…

우리가 무슨 동네북인가 |2019. 08.09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좀 뜨악하긴 했다.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 대통령의 이 말씀, 분명 맞는 말이긴 한데 찜찜하다. 왜 그럴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 침략으로 목 앞에 칼이 들어오는 이 위급한 때에 너무 한가한 말씀 아닌가. 그래도…

일제, 사지도 말고 팔지도 말고 |2019. 07.19

우리 독립군 간부의 처형 장면. 목을 치기 전 뒤편에 일본군의 웃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또 다른 사진. 옷이 벗겨진 여인은 온몸이 상처투성인데, 목은 잘려 있고 얼굴은 등 뒤로 돌려져 있다. 베어 낸 독립군 병사의 머리를 공중에 높이 매달아 놓은 사진도 있다. ‘이것이 일본의 실체다’. 본 칼럼의 독자 한 분이 며칠 전 누군가의 글과 사진을 보내왔다. …

(이홍재의 세상만사)화살머리 고지에 올라 찢겨진 산하를 보다 |2019. 06.28

화살머리 고지에서 만난 영웅들 “포탄이 멈추고 밤의 적막이 찾아오면 어머니의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사무치게 그리웠습니다.” 서글픈 무명용사들의 ‘끝내 부치지 못한 편지’를 읽노라면 오랜 세월의 더께에도 여전히 눈물이 난다. 그들이 있어 오늘의 우리가 있다. 6월 호국(護國) 보훈(報勳)의 달에, 말없이 스러져간 이름 없는 영웅들을 생각한다. 최근 관…

[이홍재의 세상만사] ‘엄니, 고맙고 미안하요!’ |2019. 05.31

5·18 민중항쟁이 일어나기 두 해 전이다. 우리는 졸업 기념으로 뭔가 특별한 것을 하기로 했다. “다 같이 무대에 오르자.” 결론은 쉽게 났다. 연극 공연을 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우리 과(科)에는 연극반 활동을 하던 친구들이 꽤 있었으니 당연한 결정이었다. 주인공을 맡고 싶었다. 하지만 돌아온 배역은 평범한 ‘할아버지’였다. 연출을 맡은 그 친구는 …

[이홍재의 세상만사] ‘하나님!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2019. 05.02

과거 ‘학원’이란 인기 잡지가 있었다. 학생 교양지였는데 나이 든 문인이라면 그 이름만 들어도 아련한 추억에 잠기지 않을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학원’은 당시 수많은 문학 지망생들을 발굴해 키우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완도 출신 시인 김만옥(1946∼1975)도 중학생 시절부터 벌써 이 잡지에 많은 시와 산문을 게재했다. 지금은 원로가 된 같은 연배의…

[이홍재의 세상만사] 그래도 전라도가 키운 전라도 기업인데… |2019. 04.12

빨간색 줄무늬에 거북이 한 마리가 그려져 있었다. 언제 어디에서나 그 거북이가 눈에 띄면 반갑기 그지없었다. 신병 훈련소에서 호남고속도로를 달려가는 ‘거북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고향이 그리워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는 이도 있었다. 거북이는 그만큼 우리 전라도 사람들에게는 아주 친근한 존재였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처음으로 서울 구경을 간 적이 있다.…

[이홍재의 세상만사] 나는 보았다! 그녀의 민낯을 |2019. 03.21

한때는 이 여자 참 맘에 들었었다. 얼굴이 예뻐서였을까. 솔직히 말하면 뭐 그런 이유도 없진 않았겠지. 한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으니 일찍이 가수 남진이 말하지 않았나.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그녀는 곱상한 생김새마냥 마음도 퍽 고울 것이라 짐작했었다. 그런 짐작은 감춰졌던 그녀의 비밀이 알려지면서 점차 확신으로 굳어졌다.…

[이홍재의 세상만사] 일찍이 이런 인간은 없었다 |2019. 03.01

“일찍이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최근 다양한 패러디물(parody物)을 양산하며 유행어로 자리 잡은 영화 대사다. 극우 세력의 잇단 망언(妄言)과 망동(妄動)을 보면서, 여기에 또 다른 패러디 하나를 추가한다. “일찍이 이런 몰지각한 인간은 없었다. 이자들은 사람인가 괴물인가.” 삼일절이다. 100년 전 오늘. 우리 국민은 남녀노…

[이홍재 세상만사] 돼지는 왜 죽어서도 웃는 낯일까 |2019. 02.08

엊그제 떡국을 먹었으니 또 한 살을 더 먹었다. 옛날엔 떡국 국물을 만들 때 부유한 집에선 꿩고기, 없는 집에선 닭고기를 많이 썼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설날은 음력으로 새해 첫날이다. 이날 아침 아이들은 설빔을 곱게 차려입고 집안 어른 및 친지들에게 세배를 한다. 설빔은 새해를 맞이하여 설날에 입는 새 옷인…

[이홍재의 세상만사] 영화 ‘말모이’의 감동과 여운 |2019. 01.18

“꽃아 꽃아 아들 꽃아 오월의 꽃아/…/ 망월동에 너의 넋이 쓰러졌어도/ 꽃아 꽃아 아들 꽃아 다시 피어나라.” ‘노래하는 스님’으로 유명했던 정세현(법명: 범능)이 생전에 불렀던 ‘꽃아 꽃아’란 노래다. 정세현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은 이후 스님이 되기 전까지 한때 운동권 가요 작곡자이자 민중가수로 활동했다. 이 노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