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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칼럼
[중현 광주 증심사 주지] 산길 |2018. 12.28

산에 난 길이 ‘산길’이다. 골짜기나 계곡을 따라 난 길은 의지를 시험하게 한다. 골짜기 길은 대개가 능선에 가려 그늘지고, 가파른 경우가 많다.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은 그 산에서 제일 빠른 길을 택하기 때문이다. 또 물이 주변을 쓸고 내려가기 때문에 바위가 많다. 골짜기 길은 짧은 시간에 산에 오를 수 있게 해준다. 반면 그 길은 여유 있게 볼 수 있…

[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목사] 성탄절을 앞두고 또 하나의 촛불을 들며 |2018. 12.21

필자 교회에서는 대림절(성탄 4주 전 준비하는 절기)을 보내면서 촛불을 매주 하나씩 켠다. 첫 번째 촛불은 이 땅 어둠속에 갇힌 우리를 위하여 빛으로 오신 예수를 기다리는 ‘기다림과 소망의 빛’이다. 두 번째 촛불은 죄와 고통가운데 신음하는 이 땅에 ‘회개와 평화’의 촛불을 켠다. 세 번째 촛불은 작고 연약한 주위 이웃들을 위하여 ‘사랑과 나눔’의 촛불…

[황성호 영암 신북성당 주임신부] ‘인간 소외’ 만연한 시대, 종교의 역할은? |2018. 12.14

‘갑질’이나 ‘적폐’ 현상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우리가 산업 사회로 오면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계나 조직이 인간보다 우선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런 인간이 주체로부터 소외되고 객체인 기계나 조직, 그리고 물질이 중심이 되는 현상을 ‘인간 소외 현상’이라 한다. 그래서 인간 소외는 산업 사회에서 본격화된 사회적 병폐…

[장형규 원불교 사무국장]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 C(Choice)다’ |2018. 12.07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되는 국민교육헌장은 조회 시작과 함께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성에 맞춰 외워야 했었다. 어린 시절임에도 나에게 이 첫마디는 상당히 충격적인 문구였다. 물론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회와 국가에 상호 이익을 주고받으며 발전시켜나간다. 그러나 민족이나 국가의 중흥이 나 개인에 있어서 진정한 삶의 의미라 …

[중현 광주 증심사 주지 스님] 나와 같은 |2018. 11.30

미국은 트럭의 물동량으로 경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내 물류 수송의 70% 이상을 트럭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가끔 미국 영화를 보면 엄청나게 큰 트럭을 모는 트럭 기사들이 나오곤 한다. 하나같이 자신의 트럭만큼이나 커다란 덩치의 소유자들이다. 웬만한 사람 허벅지 정도의 팔뚝, 덥수룩한 수염, 야구 모자 등이 그들의 판에 박힌 이미지이…

[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담임목사] 사랑과 배려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영화를 보고 |2018. 11.23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언변도, 논리적인 설득도 아니다. 어눌할지라도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진실과 진심’이 마음을 움직인다. 필자는 영화와 시가 ‘진실과 진심’으로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본다. 필자는 최근에 ‘바울(Paul, Apostle of Christ, 2018)’이라는 영화를 봤다. 기독교 영화임에도 ‘바울’은 공감할 수 있는 인물로 …

[장형규 원불교 사무국장] 인생의 시험을 겪고 있는 그대에게 |2018. 11.16

오늘로 수능이 끝났다. 그동안 고생해온 수험생들과 수험생 가족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제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한평생 살아가면서 과정 과정마다 많은 시험을 치르고 살게 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입시까지, 또 졸업 후 직장과 승진 시험 등 끊임없이 시험을 준비하고 치르며 살아간다. 시험을 겪을…

[중 현 화순 용현사 주지스님] 친구 |2018. 11.09

‘나이 들어 남는 건 친구 밖에 없어!’ 아침에 양치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젊었을 때 친구는 마치 공기 같은 존재였다. 항상 몰려다니며 일상을 같이했다. 청춘의 친구는 ‘나’를 무장 해제시킬 만큼 강한 구심력으로 서로를 끌어 당기는 그런 존재였다. 지금은 그런 친구가 있기나 한 지 매우 의심스럽다. 친구라고 하면 젊었을 적의 친구의 이미지만 머리 속에…

[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담임목사] 강제 징용 피해 이춘식 할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2018. 11.02

할아버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늦가을 날씨입니다. 들녘에서 영글어 가는 곡식과 울긋불긋 곱게 옷 입은 단풍잎을 바라봅니다. 지난 뜨거웠던 여름, 광주 법원 입구 벤치에 앉아서 이러저런 이야기를 하셨지요. 휠체어에 겨우 몸을 맡기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함께 식사를 했던 장 목사입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몸이 망가져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

[조진무 피아골 피정집 관장 신부] 숲과 낙엽 |2018. 10.26

요즘 산속의 숲을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마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을 보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지리산 10경(景) 중의 하나인 구례군 피아골의 단풍은 다음 주에나 절정에 달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단풍나무 한 그루 한 그루도 아름답고 경이롭지만, 계곡의 골짜기에서 보면 숲 전체의 풍경은 더욱 놀랍습니다.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각기 자기 색깔을 내면서 …

[중현 화순 용현사 주지스님] “하심(下心)하란 말이오” |2018. 10.19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실로 놀라움의 연속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뒷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그 중의 하나가 평양 시민들에게 90도 각도로 머리 숙여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다. 지도자를 우상화 하는 북한 체제에서는 상상도 못할 장면이라는 설명이 항상 뒤따른다. 그리고 크게 언급되진 않았지만 서투른 하트 표시를 날리는 김정은 위원장의 손을 두 손으…

[장형규 원불교 사무국장] 물 들어올 때 겸손의 노를 젓자 |2018. 10.12

얼마 전 주먹밥을 메뉴로 작은 노점상에서 시작해 1000여 개가 넘는 전국적인 체인점으로 확장하면서 청년 성공 신화를 이룬 CEO가 마약 투약으로 회사까지 매각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또한 그는 매각 과정을 비밀로 하는 바람에 비도덕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자신이 만든 가맹점에서 고발까지 당하게 되는 입장이 됐다. 이 일은 무엇을 말하는가. 아마도 세상을 살다 …

[조진무 피아골피정집 관장 신부] 한반도의 평화가 진정한 평화가 되려면 |2018. 09.28

지금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통한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남북한의 관계가 서로 더 이상 적대적이지 않게 되고, 한반도에는 핵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고, 65년간 지속된 ‘정전 협정’ 상태를 정치적이지만 동시에 실효성 있는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으로 바꾸어 나가고, 이산가족의 재회와 남북간 경제 협력을 위해 단계적으로 노력하고….…

[장형규 원불교 사무국장] 말은 마음에 뿌려지는 씨앗이다 |2018. 09.21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라는 삼대 영양소가 있어야 한다. 이 중 한 가지라도 부족하게 되면 몸에 병이 생기게 된다. 마음에도 마찬가지로 마음의 삼대 영양소가 있어야 마음이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켜낼 수 있다. 마음의 삼대 영양소는 자유와 성취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원만한 관계성이다. 좋은 관계를 맺고 주변과의 …

[중현 화순 용현사 주지스님] 일상의 반란 |2018. 09.14

핸드폰을 새로 장만했다. 나름 기종이나 요금제 상품 등에 대해 꼼꼼하게 조사했다. 기계는 해외 직구로 구입하고, 통신사며 요금제는 인터넷에서 알뜰폰으로 가입하기로 했다. 핸드폰을 주문하고 내 손에 받기까지 3주. 여기까지는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핸드폰이 내 손에 들어온 후부터 다시는 기억하기도 끔찍한 일들이 산더미처럼 몰려왔다. 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