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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칼럼
익은 것을 설게 합시다 |2014. 12.19

선원 뜰앞 감나무엔 붉은 까치밥 한 개가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처럼 걸려 있습니다. 밤사이에 폭설이 내린 도량은 온통 은빛 세계입니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한파라고 합니다. 하지만, 몸의 감각을 여실히 살피니 한 덩어리 불꽃이 화로처럼 붉게 타오릅니다. 일체 대상을 돌이켜 하나의 은빛세계로 만들고 추위가 본래 없는 저 무욕의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수행자…

크리스마스 트리의 의미 |2014. 12.12

12월은 성탄의 계절이라고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인이 즐거워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면서 나무에 여러 가지 장식을 달아 성탄을 기뻐하는 마음과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백화점에서나 화려한 성탄 장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릴 적 교회에서 예수님을 기다리면서 선생님이 가져온 전나무에…

소록도 벽돌공장 이야기 |2014. 12.05

고흥군 소록도에는 이곳 사람들에게 ‘저주받은 땅’이라고 불리는 벽돌공장터가 있습니다. 그곳이 저주의 땅이라고 회자되어 지금까지 내려온 이유는 이렇습니다. 1933년도 소록도병원의 4대 일본인 원장 수호는 당시 1200명이었던 원생의 인원을 3000명 이상 수용 가능하도록 벽돌제조 공장을 계획하고 소록도에 벽돌공장을 세웁니다. 초기에는 중국 기술자들이 …

12월은 감사를 찾는 달 되길 |2014. 11.28

며칠 후면 어느덧 12월입니다. 말 그대로 눈 깜박할 사이에 1년을 마무리하는 달이 다가왔습니다. 나이에 따라 세월의 속도 다르게 느껴진다더니 저에게는 참으로 야속할 정도로 빠르게 느껴집니다. 한해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든 새로운 해가 찾아오게 돼 있습니다. 한해를 돌아보며 여러 가지를 회상하겠지만 감사한 일만 회상하고, 감사한 일을 찾는 12월이 되었으…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2014. 11.21

천년 고사의 마당엔 단풍이 ‘꽃비’를 내리고 붉은 감나무엔 새들이 날아와서 한바탕 잔치를 벌이는 찬란한 아침입니다. 나무 밑에는 수북이 쌓인 오색 단풍잎들이 모여서 화려했던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듯 정겹습니다. 갑자기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낙엽들을 데리고 허공으로 또 다른 여행을 떠나갑니다. 지난주에는 중국 강서성 대웅산 백장선사(百丈禪師)에서 열렸던 …

덕분에와 때문에 |2014. 11.14

어느 날 미용실에 들럿다가 손님으로 와 계신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본인은 전북 남원 산골 마을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어느 날 남동생도 아프고 자신도 아팠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곡식을 먼 길 읍내로 나가 팔아서 약을 사오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약을 남동생에게만 먹이고 자신에게는 주지 않더랍니다. 어머니는 남동생만 편애한다는 생각…

소록도 제비선창과 교황님 |2014. 11.07

소록도에 제비선창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소록도를 방문하시기 직전에 폐쇄된 선창으로, 지금은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제비선창이 폐쇄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1984년도에 소록도에 교황님이 오신다고 발표되자마자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소록도를 취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대부분의 방송사는 일주일 안에 소록도를 취재하고 떠났지만, 미국 …

함께하는 정진기도 |2014. 10.31

어느덧 11월이다. 한해의 마무리를 말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을 수 있으나 한 발 앞서서 해야 할 일도 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다양한 방법 중 조건 없이 여유롭게 자신을 오롯이 돌아보는 시간을 잠시라도 가져 본다면 한해를 마무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 일환으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원불교 산수교당에서는 10월을 정…

명상치유 산사음악회, 선차의 향기를 듣는다 |2014. 10.24

축제가 끝난 앞마당엔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다시 고요로 가득합니다. 설악에서 달려온 단풍은 산꼭대기를 거쳐 서서히 하산을 하다가 마침내 천왕문 앞 느티나무에 도착했습니다. ‘선차의 향기를 듣는다’를 주제로 청태 전 차문화 축제와 더불어 혜민 스님과 피아니스트 임동창 선생이 함께한 이번 명상치유 산사음악회(지난 18일)는 대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

섬김의 행복 |2014. 10.17

1912년 독일 태생 미국인 선교사 Eligabeth Johanna Shepping(한국명 서서평)은 광주 제중원(현 광주기독병원) 간호사로 부임을 합니다. 당시 그의 나이 32세였고 미혼이었습니다. 서서평은 간호학 교재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편찬해 간호 교육을 체계화시켰고 전문적인 간호사를 양성했습니다. 우리나라 간호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선간호부회를 …

하느님을 참되게 섬기는 사람들이 적은 이유 |2014. 10.10

신앙인들을 가만히 보면 열심히 하는 사람은 많지만, 겸손한 사람은 적습니다. 사랑을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희생하려는 사람은 적습니다. 종교인은 많지만, 참된 신앙인은 적습니다. 왜 이렇게 될까요? 신앙적인 차원에서 하느님을 참되게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사도행전 17장 28절을 보면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 쉬고 움직이며 살아갑니다”라고 나와…

명상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2014. 10.03

새벽 공기가 제법 싸늘합니다. 풀벌레는 온통 소리로 밤을 지새우고 깨어있습니다. 도량석은 새벽에 절에서 만물을 깨우는 첫 번째 의식입니다. 유달리 넓은 도량과 전각을 돌며 큰소리로 장엄염불(莊嚴念佛)을 하고 스스로의 발밑을 살핍니다. 더불어 세상의 안녕을 살핍니다. 이것은 수행자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당당하고 참답게 깨어서 새벽을 여는 감사함에 어…

생을 마무리할 때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2014. 09.26

어느 날 운전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다가 진행자가 하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사람이 죽을 때 후회하는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조금 더 베풀지 못했을까’, 둘째는 ‘조금 더 참지 못했을까’, 셋째는 ‘조금 더 행복하게 살지 못했을까’다. 세 가지 ‘못했을까’를 들으면서 ‘그래 그래 맞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을 돌…

겉사람보다 속사람으로 |2014. 09.19

얼마 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골프장에서 젊은 캐디를 성추행해서 고발당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우리는 그런 소식을 접하면서 이 시대의 지도층에 속한 사람들의 품행 수준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국회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할 행동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겉사람’과 속에 가지고 있는 ‘속사람’이 다른 모습입니다. 저는 수년 전에 서울 …

교황은 우리에게 누구인가? |2014. 09.12

교황 Pope 은 그리스어로 ‘아버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의 지도자인 교황은 천주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인식됩니다. 가톨릭교회 안에서도 교황이라는 존재는 삼위일체이신 전능하신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베드로의 후계자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해 불합리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