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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칼럼
모든 것은 변합니다 |2015. 04.10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속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학교 다니는 것, 공부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시험을 본 후 성적을 볼 때마다 힘이 듭니다. 친구관계에서도 조금만 신경을 덜 쓰면 서운해 하며 다투기도 합니다. 학교만 졸업하면 끝인가 싶었더니 인생의 시작은 이제부터였습니다. 좁은 취업의 문을 뚫기 위해 피땀을 흘려야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설레…

세월을 아껴라 |2015. 04.03

1697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르가 쓴 ‘신데렐라’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동화가 되었습니다. 영어명 신데렐라(Cinderella)는 ‘재를 뒤집어 쓰다’라는 뜻으로 항상 부엌 아궁이 앞에서 일을 하는 데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아버지, 새어머니, 그리고 두 명의 새 언니와 함께 사는 신데렐라는 힘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온갖 구박을 받지만, 마음씨 착…

‘가만히 있으라’ 이제 그만 합시다 |2015. 03.27

나는 지금 한 사람의 죽음 앞에 있습니다.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불현듯 찾아왔습니다. 내가 그 죽음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내가 그의 시작과 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제 아침,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 신자의 남편이 위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길로 한걸음에…

세월호와 삼독(三毒) |2015. 03.20

이달 초 8년 만에 찾아온 3월의 한파를 유난스레 떠드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구절이 이리 절절한 적이 없었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오랑캐의 땅으로 억지 시집을 가야했던 왕소군에게는 봄이 와도 봄으로 느껴지지 않는 절절한 아픔이 있었습니다. 다시 포근한 햇빛이 고개를 내밀며 완연한 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좀처럼…

해우소에서 해야할 일 |2015. 03.13

화장실을 사찰에서는 해우소라고 부릅니다. 근심을 덜어버리는 곳이라는 뜻이 되겠지요. 하지만, 요즘은 사람 따라 그것조차 마음대로 안되어서 근심을 버리는 곳이 아니라 근심을 쌓고 나오는 곳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정말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치원, 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들부터 시작하여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도 무엇에 쫓기…

눈물을 그치게 하자 |2015. 03.06

성경에 보면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을 보시고 우셨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성을 보시고 우시며’(누가복음 19:41)에서 ‘우시며’에 해당하는 원어의 의미는 ‘슬퍼하고 비통하여 우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이 ‘우셨다’는 단어는 ‘나인성에 살던 과부가 자기 아들이 죽어서 상여가 나갈 때 울었다’(누가복음 7:13)고 한 표현과 동일한 단어이고, ‘회당장 야이로…

신부로 살만 한가요? |2015. 02.27

“신부로 살만 한가요?” 어느 지인의 질문입니다. “살만합니다.” 세상살이하는데 큰 불편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존중과 존경도 따라옵니다. 살 수 있는 집이 있고 제때에 먹을 양식이 있고 매달 월급도 받습니다. 자신의 취미생활도 할 수 있습니다. 옛 선배 신부들은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서, 달걀이 먹고 싶어서 신학교(가톨릭대학…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안다 |2015. 02.13

절에서 정진하는 틈틈이 자투리 시간을 내어 즐겨 읽는 책 중 하나가 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입니다. 평소에 자주 들렀던 고찰(古刹)임에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이 책을 통해 많이 배우게 되기도 해서 늘 가까이 두고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도 훌륭하지만, 제1권 머리말 중에 오래 기억되는 구절이 있습니다. “미술사를 전공으로 삼은 …

내가 지켜야하는 것 |2015. 02.06

얼마 전 교무님들과 금성산성에 다녀왔습니다. 금성산성은 임진왜란 때 의병의 거점이 되기도 하고, 동학농민운동 때는 치열한 싸움터가 되기도 한 유서 깊은 곳입니다. 산성에 올라 도시를 바라보고 성곽을 돌면서 ‘성’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성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공간입니다. 성 밖에 존재하는 위험한 것들을 차단하고, 성내에 있는 소중한 …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 |2015. 01.30

어느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우리들이 좋은 심성을 갖고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4S’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첫째 ‘Soft’, 부드러운 것입니다. 부드럽고 친절하고 따뜻한 것을 말합니다. 둘째 ‘Smile’, 미소입니다. 아름다운 미소, 예쁜 미소, 친절한 미소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셋째는 ‘Sense’입니다. 감각능력, 민첩성…

나는 왜 신부가 되었는가? |2015. 01.23

천주교 신자들, 특히 어린아이들은 저에게 자주 묻습니다. “신부님은 왜 신부님이 되었어요?”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우스갯소리로 말해줍니다.. “실연을 당해서…, 멋져보여서…, 한 여자 구원해 주기 위해서….” “하느님이 부르는 소리를 들었어요?” “…….” 저는 천주교를 중학교 때 처음 알았고 고1 때 세례(천주교 신자가 되는 예식)라는 것을 받…

2015년은 바르게 보고 바른말 할 수 있는 나라로 |2015. 01.16

올해도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처참한 해였습니다. 다시 한 번 잘못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상태를 간단하게 짚어 보고 올 한해는 근본을 바르게 세우는 국민이 되기를 바랍니다. 매년 연말이 되면 그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선택해 발표하는 것이 어느덧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20…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의 놀라움 |2015. 01.09

예전에 원불교 북광주교당에서 근무할 때였습니다. 북광주교당은 원광어린이집과 함께 있었는데 제가 여러 가지 일들을 도와드리고, 종종 점심을 먹으러 가기도 했었지요. 그날도 제가 점심을 먹으러 갈 때였습니다. 2층이 식당이고, 그 옆에 7세반 교실이 있었는데 한 아이가 교실 문앞에 서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가던 저는 그 아이에게 “안녕”하고 …

벗어버릴 것과 덧입을 것 |2015. 01.02

언젠가 부모님의 결혼식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1950년대 중반에 결혼식을 올리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어머니는 한복을 입으셨고, 머리에는 하얀 면사포를 쓰셨습니다. 전통 의복과 서양 의복이 혼용돼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양복을 입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어렵던 시절 아버지는 양복도 입으시고 세련되셨네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결혼 전…

은혜 아님이 없으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2014. 12.26

며칠 전 눈이 많이 내렸다. 우리 교당 정원 나뭇가지에 수북이 쌓인 눈을 보면서 유난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리는 눈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동창 교무가 온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많은 눈이 내렸는데 친구가 멀리서 찾아온다니 참으로 반가웠다. 기다리던 동창 교무가 눈길을 헤치고 찾아와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잠도 같이 자면서 많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