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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칼럼
[중현 광주 증심사 주지] 희망이 곧 신이다 |2019. 03.22

“밤! 밤! 밤! 바아아암“ 아직 새벽 6시가 되지 않은 시각, 긴 가뭄 끝에 내리는 반가운 봄비라고는 하지만 가로등 하나 없는 시골 국도는 내리는 비 때문에 칠흑처럼 깜깜하다. 새벽 4시부터 예불에 기도까지 하고 나선 터라 몰려오는 졸음과 사투를 벌이며 혼자 가고 있는데, 느닷없이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이 차 안을 가득 채운다. 차에서 듣는 US…

[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담임목사] ‘손수건’ 같은 만남의 이야기 |2019. 03.15

전북의 ‘고창’이란 지명은 높고 넓은 들이란 뜻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해바라기 축제, 가을에는 메밀꽃 축제, 특히 봄에는 청보리밭 축제와 유채꽃 축제를 볼 수 있다. 파란 하늘에 초록과 노랑 파랑의 조화로움은 황홀하기만 하다. 성경에 보면 보리밭에서 이루어진 사랑 이야기가 있다. 룻이라는 여성이 나오는 ‘룻기’…

[황성호 영암 신북성당 주임신부] 이해관계를 벗어나려면 |2019. 03.08

우리는 요즘 언론을 통해 청년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한다. 정말 일자리가 없어서 청년들의 취업이 어려운 것일까? 그런데 청년들의 실업 소식과 함께 등장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일부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가 노골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신입 사원 대부분이 채용 비리로 드러난 강원랜드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공공기업…

[정세완 원불교 농성교당 교무] 자주, 자활 그리고 자립 |2019. 03.01

오랜만에 무등산 등산을 했습니다. 산행을 하면 머리가 맑아집니다. 육신은 힘들지만 마음속의 모든 잡념들이 사라집니다. 평소에 많은 생각으로 복잡했던 일들이 정리가 됩니다. 머릿속이 정리되면 행동의 방향들이 가닥이 잡힙니다. 그래서 생각이 많아지고 머리가 복잡하면 산행을 합니다. 원효사에서 출발해 중봉에 도착하면 다리에 힘이 풀립니다. 입석대 반대편인 중봉…

[중현 광주 증심사 주지스님] 그 안의 분노, 내 안의 가식 |2019. 02.22

30대 중반 즈음의, 세련된 도시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그는 차분한 표정으로 조용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일을 하다 보면 항상 화가 떠나질 않습니다. 그러지 말자고 속으로 다짐해도 잘 안 됩니다. 그런데 여기는 참 조용하네요. 조용해서 좋습니다.” 표정만으로는 마치 매사를 달관한 듯했다. 그러나 풀어내는 내용은 뜻대로 되질 않는 자신의 감정에 지쳐 버린…

[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담임목사] 망월동 영령들이 보내온 편지 |2019. 02.15

너무나 억울해서 억장이 무너집니다. 우리들은 계엄군들이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학생들을 진압봉으로 구타하고 연행하는 것을 보았지요. 만류하던 우리들까지도 폭행을 했지요. 영문도 모른 채 두들겨 맞고 총칼로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자고 외치다가 멎은 숨결이지요.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리워진 어…

[황성호 영암 신북성당 주임신부] 소유할 것인가? 아니면 존재할 것인가? |2019. 02.08

면도기를 구입하려 한 대형 마트에 갔다. 나는 자연스럽게 카트를 밀고 매장에 들어섰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몸은 이미 좋아하는 생활용품 진열대를 서성이고 있었다. 좋아하는 물건들을 보며 정신이 쏙 빠져버린 나는 생활용품 판매대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면도기만 사면 되는데’하며 정신을 차리고 면도기와 몇몇 물건들을 고른 후 계산대를 향했다. 그런데 …

[정세완 원불교 농성교당 교무] 새해엔 마음을 바라보자 |2019. 02.01

민속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옵니다. 금년은 간지(干支)에서 천간(天干)이 무기(戊己)인 화(火), 붉은색의 기해년이라 황금 돼지의 해입니다. 돼지는 우직하면서 핑계가 없습니다. 살아서는 불평하지 않고 사람이 주는 대로 먹으며 주인의 기념일에는 다른 동물들 보다 먼저 희생해서 손님을 대접하는 미덕과 덕성을 가진 동물입니다. 그러니 올해는 돼지같이 자신이 …

[중현 광주 증심사 주지] 우리 스님 |2019. 01.25

“우리 스님이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한쪽에 환한 한복을 차려 입은 보살님들이 앉아 있었다. 아마도 먼저 와서 연습을 마친 연합합창단인가 보다. 그 중 몇 분이 나를 보자 반갑게 외쳤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절에서 본 기억이 있는 얼굴들이었다. 보살님들과 반갑게 눈인사를 나눈 뒤에 자리에 앉으며 옆 자리의 스님에게 “제 법명…

[장헌권 광주서정교회 담임목사] 팽목항에서 보낸 편지 |2019. 01.18

2019년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다섯 해가 되는 해입니다. 2019년 ‘세월호 달력’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우리 아이들 마음이 담긴 들꽃이 피어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들을 향해 무엇인가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편지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이 편지를 씁니다. 그럼 이제부터 감사의 들꽃 향기가 담긴 아이들의 편지를 …

[황성호 영암 신북성당 주임신부] 우리의 소박했던 삶을 되찾자 |2019. 01.11

제가 사목하는 영암 신북 성당은 시골 성당이지만 초등학생 친구들이 많다. 저는 작년 2018년 마지막 주일 미사 중에 주일 학교 친구들에게 새해 소망이 무엇인지를 물어 보았다. 왜냐하면 2019년 새해에는 친구들이 기쁘고 행복한 한 해를 맞이하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친구들이 이런 저런 대답을 하는데, 갑자기 한 친구가 큰 소리로 “돈이요”라고 대답했다. …

[장형규 원불교 사무국장] ‘가족의 행복’을 위해 내가 먼저 변하자 |2019. 01.04

새해를 맞이하면서 가장 절실하게 기원하는 것이 바로 ‘가족의 행복’이다. 단언컨대 가족의 행복을 얻지 못하면 이 세상 어떤 행복도 얻지 못한다고 말하고 싶다. 가족의 행복을 원하는 이는 내가 변해야 가족의 행복을 얻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상대방이 나의 마음에 맞게 변화되기를 원한다. 서로서로 나의 긍정적 변화는 하지 않은 채 …

[중현 광주 증심사 주지] 산길 |2018. 12.28

산에 난 길이 ‘산길’이다. 골짜기나 계곡을 따라 난 길은 의지를 시험하게 한다. 골짜기 길은 대개가 능선에 가려 그늘지고, 가파른 경우가 많다.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은 그 산에서 제일 빠른 길을 택하기 때문이다. 또 물이 주변을 쓸고 내려가기 때문에 바위가 많다. 골짜기 길은 짧은 시간에 산에 오를 수 있게 해준다. 반면 그 길은 여유 있게 볼 수 있…

[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목사] 성탄절을 앞두고 또 하나의 촛불을 들며 |2018. 12.21

필자 교회에서는 대림절(성탄 4주 전 준비하는 절기)을 보내면서 촛불을 매주 하나씩 켠다. 첫 번째 촛불은 이 땅 어둠속에 갇힌 우리를 위하여 빛으로 오신 예수를 기다리는 ‘기다림과 소망의 빛’이다. 두 번째 촛불은 죄와 고통가운데 신음하는 이 땅에 ‘회개와 평화’의 촛불을 켠다. 세 번째 촛불은 작고 연약한 주위 이웃들을 위하여 ‘사랑과 나눔’의 촛불…

[황성호 영암 신북성당 주임신부] ‘인간 소외’ 만연한 시대, 종교의 역할은? |2018. 12.14

‘갑질’이나 ‘적폐’ 현상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우리가 산업 사회로 오면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계나 조직이 인간보다 우선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런 인간이 주체로부터 소외되고 객체인 기계나 조직, 그리고 물질이 중심이 되는 현상을 ‘인간 소외 현상’이라 한다. 그래서 인간 소외는 산업 사회에서 본격화된 사회적 병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