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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칼럼
[연광 증심사 주지·광주불교연합회장]조건이 많을수록 행복은 멀어지는 것 |2016. 09.09

산사에 고요히 앉아 있자면, 바람이 휘이 하고 지나간다. 특히 대나무 사이로 훑고 지나가는 바람소리는 듣기가 여간 좋은 것이 아니다. 그 대나무가 움직일 때마다 마당에 비친 대나무 그림자도 함께 움직인다. 하지만 아무리 대나무 그림자가 마당과 섬돌을 쓸어내려도 마당 위의 티끌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림자가 아무리 움직인들 마당이 쓸어질리 있겠는가? 이…

[양홍 서광교회 협동목사]목사 안수를 앞둔 아들에게 |2016. 09.02

2016년은 우리 가정에 더없는 기쁨과 행복한 해가 된 것 같구나. 그렇게도 목사 되기를 거부하던 네가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목사고시까지 합격하여, 올 가을 노회에서 안수를 받아 하나님과 교회, 그리고 세상 앞에 서게 되니 큰 영광이구나. 그간 고생 많았다. 내가 57년 동안 성직자로 재임하면서 목사로서 분명한 의식과 소신이 있던 것으로 알고 목회를 했었다.…

[정세완 원불교 농성교당 교무]우리는 공동운명체 ‘공명조’(共命鳥) |2016. 08.19

내일이면 시집을 가는 딸을 불러 앉혀놓고 교훈을 주려고 아버지가 말했다. “얘야, 너는 시댁에 가면 절대로 착한 일을 해선 안 되느니라.” 뜻밖의 말씀에 의아해하며 딸이 여쭈었다. “아버님, 그러면 나쁜 일을 하라는 말씀이신지요?” 아버지는 정색을 하고 말했다. “착한 일을 하지 말라 했거늘, 하물며 나쁜 일을 하라 하겠느냐?” 딸은 …

[양홍 서광교회 협동목사] ‘종 노릇’하며 삽시다 |2016. 08.12

자유(自由·Liberty)와 해방(解放·Liberation)은 같은 맥락의 의미를 갖는다. 인간은 ‘자유로운 주인’되기를 원하면서도 ‘섬기는 종’됨을 스스로 인정한다. 15세기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인간의 자유에 관하여’에서 성서의 확인을 선언했다. “인간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자유로운 주인이며 동시에 아무에게도 종속되지 아니한다. 또한 사람은 모든 것…

[연광 광주 증심사 주지·광주불교연합회장] 오늘 하루도 너무 심각하게 살고 있지 않나요? |2016. 08.05

우리가 살다보면 마치 실타래가 엉키듯이 인생살이가 아주 복잡하게 꼬일 때가 있다. 이렇게 하면 저게 문제가 되고, 저렇게 하면 이게 문제가 된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몸은 편해도 마음이 편하지 못한 사람이 있고, 마음은 편하지만 몸이 편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며, 몸도 마음도 모두 편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세상을 살면서 몸과 마음이 다 편할…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어라 |2016. 07.29

미카 예언서에 나오는 말이다. “그분께서 수많은 백성 사이의 시비를 가리시고 멀리 떨어진 강한 민족들의 잘잘못을 밝혀주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미카 4, 3) 우리나라 국방비 예산이 2014년 세계 10위다. 국방…

[정세완 원불교 농성교당 교무] 호가호위(狐假虎威) |2016. 07.22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선왕(宣王) 때의 일입니다. 언젠가 선왕이 말했습니다.“내 듣자하니, 북방 오랑캐들이 우리나라 재상 소해휼을 두려워하고 있다는데 그게 사실인가?” 그러자 대신 강을이 말했습니다. “북방 오랑캐들이 어찌 한 나라의 재상에 불과한 소해휼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여우가 호랑이에게 잡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여우가 호랑이에게 말했습니다…

[양홍 광주서광교회 협동목사] 역설(逆說)의 삶 |2016. 07.15

세상에는 역설적인 진리가 있다. 진리에 반대되는 설이 역설이다. 나는 그 역설 속에 진리가 있다는 것을 삶 속에서 무수히 경험했다. 바로 기독교가 역설 속에 세워진 것이고 기독교인이 역설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 산수라는 것을 배웠다. 산수가 중학교에서 수학으로 바뀌었고 대수, 기하, 미분, 적분으로 배웠다. 수학은 정확한 이론과 빈틈…

[연광 증심사 주지·광주불교연합회장]그것이 닭이든 거위든 무슨 상관인가? |2016. 07.08

‘인생수업’이란 책 속에 나오는 일화이다. 어느 기분 좋은 여름날,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저녁을 먹고 숲으로 산책을 나갔다. 둘이서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멀리서 어떤 동물 소리가 들려왔다. 아내가 먼저 말했다. “저 소릴 들어봐, 닭이 틀림없어.”, “아니야, 저건 거위야.”, “아니야, 닭이 분명해.” 남편은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조발그니 서산동성당 주임신부]예수님의 읍참마속 |2016. 07.01

읍참마속(泣斬馬謖)은 울면서 마속의 목을 벰을 뜻하는 사자성어이다. 사자성어의 유래는 이러하다. 제갈량이 위나라를 공격할 무렵의 일이다. 제갈량의 공격을 받은 조예는 명장 사마의를 보내 방비토록 했다. 사마의의 명성과 능력을 익히 알고 있던 제갈량은 누구를 보내 그를 막을 것인지 고민한다. 이에 제갈량의 친구이자 참모인 마량의 아우 마속은 자신이 사마의의 …

[정세완 원불교 농성교당 교무]고마운 마음으로 살자 |2016. 06.24

6월은 추모의 달입니다. 한민족이 이념의 갈등으로 인해 같은 민족에게 총부리를 겨눈 20세기 한국사의 최악의 비극인 6·25 한국전쟁 66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보훈처는 25일 6·25 기념행사의 하나로 육군 31사단 소속 150여명과 1980년 5·18민주화 운동 당시 광주시민들에게 집단 발포를 하고 주남마을 민간인에게 학살을 자행했던 11공수여단 소속 …

[양홍 서광교회 협동목사] 통일은 갈망이다 |2016. 06.17

국가가 무엇인가? 국민이 무엇인가? 국가는 일정한 영토와 그곳에 사는 일정한 주민들로 이루어져 주권에 의한 통치조직을 지니고 있는 사회 집단이다. 국민이 무엇이냐? 한 나라의 통치권 아래 결합하여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 즉 민족, 인민, 백성이다. 국민 속에는 다른 민족이 있을 수 없다. 민족이란 같은 말을 하며 생활양식, 습관, 문화, 역사, 전통을…

[연광 증심사 주지·광주불교연합회장]사람이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2016. 06.10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호랑이 가죽이 대단히 귀한 물건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 말은 호랑이한테서 귀한 것이 가죽이고, 사람한테는 귀한 것이 이름이라는 말로 이해할 수도 있다. 죽어서 남게 되는 것이 이름이라면, 그 이름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사람한테 이름이 죽어서도 남을…

[조발그니 서산동성당 주임신부]성경 속 여성들 |2016. 06.03

교회는 5월을 성모의 달로 보낸다. 성모 마리아를 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처럼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고자 그분을 특별히 더 생각하는 달이다. 성경 속 이스라엘은 굉장히 남성중심 사회였다. 심지어 여자들은 노예와 같이 팔 수도 살 수도 있는 존재였다. 형이 죽으면 형수랑 결혼해 아이를 낳아 대를 이어야 했다. 그래서 여자들이 역사의 중심이 되지 …

[정세완 원불교 농성교당 교무] 참 자유 |2016. 05.27

고등학교 동창으로부터 카카오톡 초대를 받았습니다. 카톡 방에 들어가 보니 고등학교 졸업 후로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동창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33년 만에 소식을 전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동창회에 참석을 해보니 개인사업을 하는 친구부터 대기업 중견간부, 퇴임을 하고 아파트 경비를 서는 동창까지 다양한 친구들이 나름대로 최선의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