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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칼럼
[중 현 광주 증심사 주지]40년 후의 당신에게 |2019. 10.11

벌써 조별 토론은 다 끝났는지, 강당에 들어갔을 때는 조별 발표가 한창이었습니다. 여기저기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신비스럽게 검푸르던 백두산 천지, 중국 여행에서 처음으로 삼겹살이 나왔던 집안의 조선족 식당. 삼겹살을 앞에 놓고 엄청난 집중력으로 먹어 치우던 모습. 당장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뛰어나올 것 같은 목가적인 압록강변의 북녁 땅. 사실은…

[임형준 순천 빛보라교회 담임목사] 마음의 방을 청소해야 하는 이유 |2019. 10.04

필자는 여름철이 되면 다른 계절에 비해 몇 배 많은 독서를 한다. 아마도 유년 시절 아래채에 큰 대문을 열어 대나무 밭에서 부는 솔바람의 길목에 평상을 펴놓고, 혼자만의 책 읽기를 즐겼던 그때의 습관이 이어져 여름철에 유독 다독을 하게 된 것 같다. 지금부터 이번 여름에 읽었던 ‘청소력’이라는 책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청소력’의 저자는 ‘당신이 살…

[황성호 영암 신북성당 주임신부] 태풍이 지나갔다 |2019. 09.27

여름이 지나고, 가을 장마가 오더니 태풍 ‘링링’이 우리나라를 지나갔다. 풍성한 한가위를 맞이하려는 우리 마음이 거센 태풍의 영향으로 걱정과 염려로 바뀌었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는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명절 연휴 동안 맑은 날씨와 함께 커다랗게 뜬 보름달을 보면서 우리는 마음을 달랬고 희망을 되새기기까지 했다. 태풍의 위력은 우리의 마음을 불안하고 혼란스럽…

‘익숙함’이라는 마법 |2019. 09.06

3박 4일로 잡아 놓은 휴가가 반토막에 반토막이 나버렸다. 이런 저런 일들이 생기면서 2박 3일로 줄고 다시 급기야 1박 2일로 줄었다. 이러다가 8월달엔 하루도 쉬지 못할 거 같았다. 그나마 남은 1박 2일도 연기처럼 사라질 것 같아 만사 제쳐 두고 일단 절을 나왔다. 나오긴 했는데 아무런 계획도 없이 무작정 나왔으니 어디서 하룻밤을 보낼지 막막했다. 8…

[종교칼럼-임형준 순천 빛보라교회 담임목사] ‘두려움’ |2019. 08.30

오늘은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약속 그리고 스스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고 느끼면 불안감을 갖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 잡혀 평정심을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정신적 불안은 결국 육체적 건강에 …

[황성호 영암 신북성당 주임신부] ‘탐욕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2019. 08.23

우리는 탈북한 마흔두 살의 엄마와 여섯 살배기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이 소식이 안타까운 것은 탈북 모자가 죽은 지 두 달이 지나서야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1인당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라 환호하며 보다 나은 복지 국가를 지향하자는 말이 무색하다. 더욱이 죽음의 원인은 아사였다는 소식에 놀랍고 안타깝고 당황스럽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사건이 비단 이…

[종교칼럼-정세완 원불교 광주농성교당 교무] ‘노 재팬’(No Japan) 운동 |2019. 08.16

한 언론사 종교 기자가 한 교무님에게 “종교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했다. 그 교무님의 답변은 “종교는 뱀과 같습니다.” 뱀이라는 답변에 궁금해진 기자는 그 이유를 물었다. 그 교무님의 답변은 “뱀을 잡을 때 머리를 확실히 잡아야 합니다. 허리나 꼬리를 잡으면 뱀에게 물리게 되어 있습니다.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종교의 본질을 확실히 알지 못하면 종…

[중현 광주 증심사 주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2019. 08.09

어린 시절의 기억 한 토막. 70년대 초반만 해도 TV에서 권투 중계를 자주 했다. 특히나 낯선 이국 땅에서 원정 경기라도 하는 날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네 사람들이 모두 TV 있는 집에 모여서 흑백 브라운관이 뚫어져라 시청하곤 했다. 난타전이 이어지고 우리 선수가 좀 밀리는 듯하면 ‘저러다가 다운되면 어쩌나’ ‘다운되서 못 일어나면 어쩌나’ 마음이…

[종교칼럼-임형준 순천 빛보라교회 담임목사] 시간의 가치와 게으름 |2019. 08.02

필자는 인생을 풍요롭고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 제안해 보려고 한다. 사람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불공평한 대우와 거래에 대한 분노와 상처가 크다. 더러는 공평하지 못한 개인적인 태생과 환경에 대해서도 한탄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불공평의 시대에 공평한 것이 하나 있다면 ‘시간’이라는 것이다. 신은 우리에게 ‘시간’이라는 훌륭한 선물을 주셨다. …

[황성호 영암 신북성당 주임신부] ‘향원’(鄕原)이라는 사람, 그는 누구인가? |2019. 07.26

자기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들의 행태를 보면 공동체 안에서 함께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함께하지 말자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 위기에 처한 공동체를 위해서 어떤 특단의 조치가 요구되는데, 이들은 이 대처에 동의하는 것 같지만 실질적인 동의는 없고 말을 이리저리 돌리기만 한다. 사람들의 평판과 외적인 모습에서 이들의 말과 행동은…

[정세완 원불교 광주 농성교당] 교무 생각 이전의 자리 |2019. 07.19

중학교 3학년 수험생 아들을 둔 교도가 상담을 신청해 왔다. 특수 학교에 진학하는 수험생 아들이 시험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공부를 안 해서 너무 짜증난다는 것이다. 아들 얼굴만 봐도 화가 나서 마음이 괴롭다는 것이다. 교도님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내일 비가 오길 바랐는데 비가 오지 않으면 하늘에게 짜증이 납니까? 안 납니까? 또한 청명한 날씨를 주…

어느 벌레의 죽음 |2019. 07.12

몇 년 전인가, 딱정벌레처럼 생긴 벌레 한 마리가 방에 들어왔다. 시골에서는 너무도 흔한 일이라 그냥 내버려 뒀다. 오후가 되어서도 계속 방안에 있길래 왜 그럴까 잠깐 생각하다가 잊어버렸다. 다음 날 다시 보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죽은 것이다. 그제야 그 벌레에 관한 몇 안되는 기억들을 총동원해서 왜 이 친구가 여기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하…

[임형준 순천 빛보라교회 담임목사] 자살하는 사회 |2019. 07.05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원룸에서 성인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20대에서부터 40대까지의 서로 모르는 남녀들인 이들이 SNS로 만나서 동반 자살을 모의하고 실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 뉴스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유명 중견 배우의 자살 소식이 들려왔다. 모든 걸 가진 것 같은 스타들도 우울과 고통, 자살이라는 연…

[황성호 영암 신북성당 주임신부] 사람을 놓치는 사람 |2019. 06.28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남미 칠레에서 선교 사제로 살았던 영향인지, 나는 가끔 대화 중에 스페인어를 사용할 때가 있다. 어떤 표현들은 한국어보다는 스페인어가 더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돌아온 지 3년이 지났지만, 몇몇 스페인어 숙어를 기억하고 있기에 몇 마디 적어본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지역 사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택…

[정세완 원불교 광주 농성교당 교무] 통섭의 신앙인 |2019. 06.21

작년에 일본 간사이 지방을 여행하면서 나라시에 있는 화엄종 본산인 동대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절 입구에는 많은 사슴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는다. 때로는 사람들의 손에 있는 음식을 빼앗아 먹기도 한다. 동대사에는 세계 최대의 목조 건물인 금당에 16미터의 대형 금동 불상인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다. 동대사를 나서며 대형 금동 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