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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칼럼
위로와 용기 |2020. 05.29

2017년 5월 19일. ‘슬픈 생일’의 주인공인 김소향 씨를 문재인 대통령이 안고 위로하는 장면은 어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대표하는 장면이었다. 나 역시 위로를 받았다. 그날 지인이 찾아와 “일을 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너무 힘들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봐도 누구 하나 붙잡고 말할 사람이 없다”며 하소연했다. 그녀가 원한 것은 뜻…

자비(慈悲)로 마음의 지형을 바꾸자 |2020. 05.22

90여 일 전에 찾아온 코로나19 감염병은 전 세계의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이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세상의 역사를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양분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각 국가 간의 경제, 문화, 정치, 군사, 교육 등 다양한 교류는 세계화라는 물결을 이루었고 그 물결 아래 거대한 글로벌 시장이 형성되어 성장 가도를 달리던 기…

문명화와 자연화 |2020. 05.15

‘문명화’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궁금하다. 문명의 사전적 의미는 ‘인류가 이룩한 물질적, 기술적, 사회 구조적인 발전. 자연 그대로의 원시적 생활에 상대하여 발전되고 세련된 삶의 양태를 뜻한다’이다. 그리고 문명화에 대해서는 ‘원시적 생활에서 벗어나 발전되고 세련된 삶의 모습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음’이라 설명한다. 문명화라는 단어가 궁금했던 이유는 잘 …

서로 살리는 길 |2020. 05.08

마음씨 착한 한 청년이 겨울 산길을 걷고 있다. 그날따라 혹독한 눈보라가 몰아쳐서 무척 고생이 심했다. 다행히 길을 가다가 다른 여행자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살을 에는 추위와 거친 눈보라 속에서 인가를 찾아 헤맸지만 어느덧 날이 저물고 말았다. 얼마쯤 갔을까. 청년은 눈 위에 쓰러진 채 신음하는 한 노인을 발견했다. “우리 이 노인을 부촉해서 함께 …

박완서 선생을 추억하는 나는 |2020. 05.01

‘죄와 벌’, ‘적과 흑’, ‘닥터 지바고’, ‘전쟁과 평화’ 같은 세계문학전집 속의 책들을 접하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였다. 당시엔 집집마다 그런 장식용 전집류가 한두 질 정도 있었다. 방학 때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채 그런 책들을 읽었다 대학 시절, 운동권 써클 활동을 하면서 오직 사회과학 서적만 읽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사회과학 …

‘오래 참음’(Patience) |2020. 04.24

오늘은 우리가 살아가는 우여곡절 인생 속에 진주와 같은 성공적인 열매를 맺는 방법을 이야기 하려고 한다. 그동안 우리들은 너무 편리하고, 쉽고, 즐겁고, 빠름을 경쟁적으로 추구하며 발달된 문명과 함께 이런 성취를 만족하며 행복해 했다. 반면 어렵고, 귀찮고, 힘들고, 지루한 과정을 피해 쉽게 성공하는 방법과 효율을 치열하게 모색해 왔다. 코로나19로 그동안…

부활! |2020. 04.17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복음 12장 24절의 말씀이다. 이 말씀은 그리스도교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말씀을 자신의 삶으로 살아 내느냐, 살아 내지 못하느냐에 따라 참된 신앙인인가 아니면 거짓된 신앙인인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은 부활에…

사람다운 사람이 많은 사회 |2020. 04.10

어느 날 이솝(Aesop : BC 6세기경 그리스의 우화 작가)의 아버지가 어린 이솝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얘야, 목욕탕에서 가서 사람이 많은지 보고 오너라.” 이솝은 아버지의 분부를 따라 목욕탕에 갔다. 그런데 목욕탕 입구에 커다란 돌멩이가 하나 박혀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한 번씩 걸려 넘어질 뻔했다. “아니, 누가 이런 돌을 여기에 둔 거야.…

목련꽃 아래 노천카페 |2020. 04.03

어제 적묵당 노천카페가 오픈했습니다. 카페라고 하지만 목련꽃 아래 작은 테이블 하나 놓아 둔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햇살 따사로운 날이면 여느 카페 부럽지 않습니다. 살짝 덥다 싶을 정도로 포근한 봄날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티끌만큼의 찬 기운도 용납하지 않는 D스님도 괜찮겠다 싶어 목련꽃 아래에서 차담을 가졌습니다. 봄날처럼 통통 튀는 대화가 이어졌습니…

마음의 화평 |2020. 03.27

하늘과 바다와 땅 위에서 매일매일 초를 다투고 치열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던 세상이 갑자기 멈춰 버렸다. 나라별로 차이는 있겠으나 대부분의 국가들의 공항이 통제되어 하늘을 날아다니던 비행기들이 땅 위에 세워져 있다. 바다 위의 유람선들도 정박된 지 오래다. 길거리의 많은 사람들은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동그란 눈만 드러낸 채 코와 입을 마스크로 가리고 ‘…

‘솔직하고 투명하게’ |2020. 03.20

우리는 지금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사회, 경제, 문화, 종교 그리고 개개인의 일상까지도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져 내렸다. 하루가 지나기 무섭게 바이러스의 전파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는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며 조심스레 안정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정부와 언론들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지금이 …

이런 마음이면 좋겠다 |2020. 03.13

살아있는 것은 부드럽다. 죽는다는 것은 딱딱하게 굳어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딱딱한 손보다는 부드러운 손이 더 많은 것을 느끼며 마음 역시 마찬가지다. 돌처럼 딱딱한 마음으로는 부드러운 봄바람을 느낄 수 없고, 조급한 마음으로는 어린 아이의 느린 걸음마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무엇으로 가득 찬 마음, 다급한 마음으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느낄 수 없으며 …

꽃병의 꽃은 봄날에도 시든다 |2020. 03.06

꽃을 좋아하는 지인이 꽃을 선물했다. 매일 물을 갈고 물때를 닦고 시든 이파리를 떼어 내도 일주일이 지나니 시들시들해졌다. 마침 신도 한 분이 차실에 들어왔다가 시든 꽃을 보았다. “스님, 법당에 꽃이 올라왔는데요. 새 꽃으로 바꿀까요?” 나는 그냥 두라 하였다. 시든 꽃을 버리지 않고 그냥 둔 것은 선물한 이의 마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특별히 …

고난의 재해석 그리고 ‘희락’(喜樂) |2020. 02.28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온 나라가 긴장과 위기 상태이다. 모든 국민들은 일상의 계획을 취소하거나 수정하고 관망하며 순간 바뀌어버린 생활 환경에 적응하려고 몸부림친다. 필자도 긴박한 국가 위기 현상을 보며 참담한 마음으로 글을 쓴다. 이 고통의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새로운 희망의 세상이 온다는 것을 역사가 늘 증명해 주었지만, 고통의 현실 위에 직면한 우리는…

희망을 만들어 내는 관점 |2020. 02.21

최근 우리 사회의 상황을 설명한다면 홍역과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매체들이 온통 신종 코로나에 대한 소식을 국민들에게 전하느라 분주했다.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바이러스의 전염과 확산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알려 주는 것은 미디어의 당연한 역할이다. 한데 ‘코로나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