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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펜 칼럼
이희호 여사님, 사랑합니다 |2019. 06.12

이희호 여사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금년은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지 10년이 되는 해인데 이희호 여사까지 우리의 곁을 떠나시게 되니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여사님의 명복을 빌며, 훌륭한 삶을 살아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어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저승에서 사랑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님과 만나 다시 제2의 삶을 사시길 바란다. 이희…

지울 건가, 기억할 건가 |2019. 06.05

 아무리 궁하거나 다급해도 체면 깎는 짓은 하지 않는다는 속담이 ‘양반은 얼어 죽어도 ○○은 쬐지 않는다’인데, ○○에 들어 갈 말을 ‘얻어 쬐는 불’을 가리키는 ‘곁불’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제법 있다. 양반 체면에 남이 쬐는 불 곁에 빌붙는 짓은 하지 않는다고 이해하기 쉬우나, ‘겨를 태우는 불’처럼 지지부진한 불(겻불)은 쬐지 않는다는 뜻이다. 왕겨로 …

선생 스타일 |2019. 05.29

“딱 선생 타입이네” “앞으로 선생하면 잘 하겠다” 어렸을 때 자주 들었는 소리였습니다. 일단 모나지 않은 성격에 착실한 편에 속했기에 그랬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렸을 적에 이런 소리 듣기를 참 싫어했습니다. “내가 왜? 나를 잘못 본 거야.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선생은 안 될 거야”라고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교사되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노무현의 꿈과 광산구 ‘들녘 아파트 지도’ |2019. 05.22

5월 23일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시민들은 봉하 마을을 찾아 노 대통령이 꾸었던 꿈에 대해 생각하며 그를 추모하고 있다. 최근 ‘물의 기억’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다큐멘터리 방식인 이 영화는 노 대통령이 고향 김해 봉하 마을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물을 살려서 생태계와 농촌을 살리려고 했던 노력과 실제로 살아난 들녘 생태계…

‘좌파 독재’와 ‘독재자’ 논란에 대하여 |2019. 05.15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좌파 독재’라 주장하며 이를 타도해야 한다고 한다. 선거법과 공수처 법안 등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개혁 입법들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자신들의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패스트트랙에 상정하여 자동적으로 법안이 심사되고 본회의에 상정해 결정되도록 만든 것이 ‘독재 정권’의 근거라고 주장한다. 독재자는 권력을 가…

어머니의 마지막 말 “옷 갈아입고 도망가라” |2019. 05.08

따뜻한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몇 가지 이야기를 통해 가정을 생각해 본다. 어느 초등학교 글짓기 발표 시간, 제목은 ‘부모님이 하시는 일’이었다. 그런데 어떤 아이의 발표에 선생님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아이는 부모의 이혼, 가정 형편도 어려워서 보육원에 있는데, 선생님은 그 아이의 사정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음을 원망하며 초조하게 지켜봤다. …

광주 총괄 건축가 제도에 거는 기대 |2019. 05.01

총괄 건축가 제도는 건축 기본법에 근거한 민간 전문가의 공공 행정 참여 제도라 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고, 부산시도 금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광주시도 지난달 23일에 초대 총괄 건축가로 함인선 교수를 위촉했다. 총괄 건축가는 도시·건축 전반에 대해 시장(市長)을 보좌한다. 도시·건축 공간 정책 수립 및 사업의 기획, 발주…

부활 신앙 |2019. 04.24

지난 2월 8일은 아버지의 99세 생신이었다. 폐렴으로 세 번째 입원했다가 다행히 생신 며칠 전에 퇴원하셨다. 2남 4녀에 손자녀, 증손을 포함하여 4대, 모두 20명이 모여 잔치를 벌였다. 생일 축하 노래가 끝나기 무섭게 증손자 세 녀석이 달려들어서 저희들 생일 때 하던 버릇으로 촛불들을 후후 불어 껐다. 1년 전부터 아버지는 휠체어 생활을 하셨다. 가…

집 나서면 더 먹고 싶어지는 쌀밥에 김치 |2019. 04.17

1~2인 가구가 대세라더니 어쩌다 보니 나 역시 혼자 사는 신세가 되었다. 구내식당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판 들고 다니기도 신물나지만 그럴싸하게 먹어 보겠다고 삼삼오오 나서는 식당가에서도 집밥 맛 나는 곳 찾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 위에 적당히 익어 시큼한 김치를 올려 아삭아삭 소리 내어 먹고 싶은 마음이야 홀로 사는 사람들만의…

책보다 사람이 먼저 있는 곳, 작은 도서관 |2019. 04.10

최근 우리 사회는 급속한 경제 성장과 정보 통신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인공 지능, 로봇 기술, 생명 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 혁명 사회로 발전하면서 개인의 삶의 가치와 행동 방식, 문화와 경제 등 사회의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족 공동체는 약화되고 핵가족화와 개인주의가 만연하게 되었다. 이는 이웃과의 만남과 소…

산다는 것 |2019. 04.03

삶은 퇴화(退化)의 과정이 분명하다. 몸과 마음은 세월을 따라 고목처럼 늙는다. 깊은 산 속 고목을 본 사람들은 안다. 나무들이 바람과, 바람을 따라 부딪치는 비와 눈을 먹고 자라 고목이 된 뒤 끝내는 다시 그것들에 의해 넘어져 부서짐으로써 숲이 된다는 것을. 그것이야 말로 진실된 삶의 과정이다. 나는 때로 죽어 넘어진 통나무처럼 드러눕는다. 바람 부는 하…

장불재 ‘노무현 연설 바위’ |2019. 03.27

삼월도 막바지에 이른 지난 주말 모처럼 무등산에 올랐다. 아직 꽃샘추위가 여전한데도 증심사 계곡에는 봄맞이 산행 인파로 제법 북적였다. 우리나라 국민들처럼 등산을 좋아하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언제부턴가 TV 낚시 관련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국민 취미 생활 선호도에서 낚시 인구가 등산을 앞질렀다는 뉴스도 있었지만 주말 전국 유명 산하를 가득 메우는 산행 인…

다양성이 존중받는 성숙한 사회 |2019. 03.20

3월 중순경까지도 우리나라는 공기가 탁해 숨쉬기가 어려웠다. 아직도 미세먼지로 나라 전체가 신음 중이다. 자연스레 하늘이 맑은 나라로 이민 가고 싶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지구상에는 먼지가 없는 청정지역은 많다. 그중 하나가 호주다. 호주는 지진과 활화산이 없는 유일한 대륙으로 가는 곳마다 공원이다. 태풍이 없는 탓으로 공원에는 크기를 가늠할 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직장 민주주의 |2019. 03.13

작년 9월 이후 국회에 묶여 있던 근로 기준법 개정안이 다행히 해를 넘기지 않고 12월 27일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 개정안으로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정의부터 대책까지 근로 기준법이 규정하게 됐다. 법안의 시행일은 올해 7월 16일부터다. 개정된 근로 기준법을 살펴보면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

보수 정당과 극우 정당의 경계선 |2019. 03.06

북미 정상 회담의 와중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탄핵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황교안 씨가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는 전체 득표율에서 50%를 얻었지만 당원 투표에서는 55.3%를 획득했다. 황교안 씨의 당원 득표율도 놀랍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5·18 폄훼 발언으로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김진태 의원이 당원 득표율에서 무려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