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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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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동장(秋收冬藏) |2014. 10.08

이른 추석이 지난 지도 벌써 한 달, 귀뚜라미 소리가 귀에 익은 지도 오래다. 남녘의 단풍은 10여일 후라지만, ‘일엽락천하지추(一葉落天下知秋)’라니 떨어지는 잎사귀 하나에도 세상은 이미 가을임을 느낀다. 천자문에서도 ‘한래서왕 추수동장(寒來暑往 秋收冬藏)’이라 했으니, 바람이 차가워지며 깊어가는 가을은 겨울맞이에 앞서 거둬들이기에 바쁘기도 하다. 거둬…

폐강을 피해 살아남는 강좌가 되려면 |2014. 10.01

쇼펜하우어가 베를린 대학에서 강의할 기회를 얻었을 때의 유명한 이야기다.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쇼펜하우어는 당시 최고의 철학자로 여겨진 헤겔과 같은 시간대에 강의 시간을 배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헤겔의 강좌는 수강생이 밀려 복도까지 꽉 찼지만 쇼펜하우어의 강의를 수강 신청한 학생은 달랑 5명뿐이었다. 이후에도 쇼펜하우어는 절치부심…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 |2014. 09.24

로마 천 년을 지탱해준 철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프랑스어로 노블레스(nobless)는 고귀한 신분, 귀족이라는 뜻이며 오블리주(oblige)는 책임이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 두 단어가 합쳐져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와 솔선수범’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초기 로마 시대 왕과 원로원 귀족들은 지도층으로서 도덕적 의무와 책임감…

전라도 사람들이 어쨌단 말인가? |2014. 09.17

지난 8월 30일 월간지 전라도닷컴 누리집(www.jeonlado.com)이 소위 ‘일베’ 회원들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에 의해 사이버 테러를 당했다. 수천 건의 기사와 사진·동영상·게시판이 삭제되고 기사 곳곳이 ‘홍어’ 등 전라도를 비하하는 낙서로 도배됐다. 이처럼 일베같은 극우세력 혹은 지역분열주의자들의 전라도 공격이 점점 대담화하고 있어 걱정이다. …

세월호특별법의 돌파구를 제안한다 |2014. 09.03

지금도 생생하다. 4월 16일. 3백 명이 넘는 남녀 고등학생들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배가 뒤집혀졌다. 그 안의 지옥을 상상하며 몸서리치기를 하루 종일, 몇 날 며칠. 그 아이들 생각에 눈시울 붉어지기를 몇 번이었던가. 같은 나이의 딸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자꾸 내 아이가 그 안에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더 더욱 힘든 나날을 보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