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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펜 칼럼
작은도서관은 인류 기억의 보고 |2017. 04.05

예로부터 우리 민족만큼 글을 숭상하고 인문적 교양을 중히 여기는 민족은 없었다. 집안 뒤주에 양식이 떨어져도 책 읽는 소리가 그치는 건 부끄럽게 여길 만큼 책을 가까이한 문화민족이었다. 그런데 이제 옛말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최근 UN이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의 독서량은 조사대상 192개국 중 166위로 하위권이고, 남녀 성인 10명 중 9명은 …

빈집 |2017. 03.29

빈집이 갈수록 늘어난다. 우리 집과 담장을 마주한 건넛집도 비어 있다. 주인장이 돌아가시고 난 후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주름살 가득한 노인처럼 무망하게 선 채 수심이 깊다. 그 모습에 처연한 생각이 들어 가슴까지 아리다. 자식들은 서울에서 산다는데 아직 본 적이 없다. 나도 마찬가지, 내가 스러지고 나면 내 집도 똑같은 모양으로 변할 터이니, 그날…

닭과의 한담(閑談) |2017. 03.22

“아얏! 저런 멍청이가 쥔도 몰라보네!” 닭장 앞에서 놀던 손녀가 거의 울상이다. 닭장 철망 사이로 새우깡을 넣어주자 수탉이 손가락을 찍은 것이다. 지난해 봄이었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손녀가 교문 앞 노점에서 파는 노란 병아리를 사달라고 졸라댔다. 할 수 없이 아내가 손녀를 데리고 가서 손 크게 네 마리를 사왔다. 그리고 사과박스 안에 신문지를 …

[박행순 네팔 카트만두대 객원교수] ‘네실수’(네팔 실버들의 수다) |2017. 03.15

네팔에서 몇 개의 단체 카톡방에 들었는데 가장 재미있는 곳이 40 여명으로 구성된 ‘실버방’이다. 대화 내용들은 건강 정보, 애경사, 우스갯소리,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 등 다양하다. 50대는 주로 듣는 쪽이고, 다수인 60대보다 몇 안 되지만 인생 경험이 풍부한 70대의 참여가 가장 활발하다. 주고받는 대화가 해묵은 된장처럼 구수하다. 금년 들어 ‘시니…

[송민석 수필가·전 여천고 교장] 인성교육의 요람은 가정이다 |2017. 03.08

학교생활이 시작되는 3월이다. 일부 학부모는 조기 교육을 구실로 학기 초부터 자녀에게 친구들과 어울릴 틈도 주지 않고 꽉 짜인 일과표로 아이들을 몰아세우고 있다. 그럴수록 학습과잉으로 인해 아이들의 학습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이 쑥쑥 자랄 수 있을 때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욕심…

[심상돈 동아병원 원장]의료광고,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2017. 03.01

서울 강남을 비롯한 대도시 대중교통 광고회사는 병원이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 버스와 택시 광고의 80% 정도가 의료광고라고 한다. 최근에는 버스 후면 광고까지 등장했다. 대중 교통수단에 부착된 광고뿐 아니라 인터넷 홈페이지, 카페 등 온라인상에서도 병원 홍보를 위한 ‘광고’와 ‘광고성’ 글을 많이 보게 된다. 의사 수가 많이 늘고, 병원도 많이…

[김창균 광주시 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혼밥’하는 아이들 |2017. 02.22

어느덧 얼었던 흙도 풀리며 눅눅한 내음으로 봄을 알리는 해토머리다. 이미 남녘에서부터 매화의 화신(花信)이 전해지니, 곧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을 열고 훈풍에 기대어 꽃향기를 만끽할 때가 다가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편의점 등지에서 홀로 끼니를 때우는 초등학생들이 늘면서 학생들의 사회성과 창의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학원 스케줄 때문에 밥…

[이병우 단국대 천안캠퍼스 교수] “한 놈만 패라” |2017. 02.15

오래전에 상영됐던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무대포’ 역으로 나오는 유오성이 명대사를 남겼다. 바로 ‘한 놈만 팬다’이다. 유오성은 한 명이 여러 명이랑 싸울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백 명이던 천 명이든 난 한 놈만 팬다’고 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달려들어도 한 놈만 골라 집중적으로 패면 나머지는 겁을 먹고 쉽게 달려들지 못하기 때문에 싸움에…

[서미정 광주시의원] 입춘에 봄을 생각하며 |2017. 02.08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입춘이 지난 주말이었다. 겨울이 춥지 않고 눈 소식이 적어서 그런지 계절이 바뀌어 가는 것도 모르고 평범한 주말이겠거니 했는데 당일에서야 입춘인지를 깨달았다. 이제 몇 번의 꽃샘추위가 지나면 진짜 봄이 올 것이다. 사람들이 봄을 좋아하는 이유는 겨우내 얼었던 만물이 깨어나기 때문이며, 이번 봄은 자연과 함께 우리 사회도 깨어날 …

[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교수] 개헌에 대한 오해와 불편한 진실 |2017. 02.01

촛불은 헌정질서를 유린한 ‘칠푼이 대통령’과 그 일당들에 대한 준엄한 응징, 민주정부의 수립과 한국 사회의 대대적 개혁, 그리고 이런 변화를 미래지향적 발전으로 이끌 새로운 헌법의 마련 등 크게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국민 대다수는 개헌을 지지한다. 시기와 권력구조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대선 전에 개헌을 하던 대선 후에 하든 개헌논의는…

[임명재 약사] 우리에게 필요한 대통령 감별법 |2017. 01.25

무릇 지도자에 의해 집단이나 민족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자그마한 친목단체에서도 회장·총무의 역할에 따라 모임이 활성화되기도 침체되기도, 심지어 해산되기까지 한다. 하물며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어떠하겠는가. 민족 운명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자리인데 국민이 허투루 뽑아서야 되겠는가. 유권자들이 반드시 살펴야할 대통령의 자질 …

[박홍근 포유건축 대표·건축사] 우리가 건축을 만들지만, 그 건축이 우리를 만든다 |2017. 01.18

매일 한번 이상은 남광주 고가도로를 통과한다. 출·퇴근 길이든, 업무상 이동을 하는 경우든 거의 매일 그곳을 지난다. 밤에도 가끔 지난다. 고가도로를 지날 때마다 답답하고 화가 난다.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을 때도 참 의아하다고 생각했지만 완성되고 나서는 더욱더 가관이다. 35층 아파트장벽은 위압적이고, 외벽 컬러는 산만하고 어지럽다. 유선형 고가도로 바로 …

[김병인 서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불확실한 미·중 갈등 속에 낀 한국 |2017. 01.11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예상치 못하게 트럼프가 당선돼 불확실성이 증대함에 따라 금융시장이 출렁거렸고, 미·중 관계도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6일 미국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중국 국영 기업들의 미국 기업 인수 활동이 금지돼야 한다는 권고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위원회는 “중국 국영 기업이 미국 …

[옥영석 농협경제지주 팀장] YOLO, 한 번 뿐인 인생 |2017. 01.04

멀쩡히 대학을 다니던 딸아이가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선언했다. 이유인즉 친구들과 두 달 동안 유럽을 다녀오겠다는 것이었다. 여행경비는 아르바이트로 벌고, 넓은 세상을 보고 오면 공부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거라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동의하기 어려웠다. 아르바이트할 시간에 공부를 해 장학금을 타고, 여행은 방학기간에 가면 된다고 설득해 보았지만…

[류동훈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 전문위원] 로컬푸드 공유할 가공공장 필요하다 |2016. 12.28

성탄절을 앞둔 지난주 동곡농협과 함께 광주 광산구 동곡동 주민들을 모시고 완주 로컬푸드 거점가공센터와 해피스테이션 로컬푸드 매장에 연수를 다녀왔다. 완주는 로컬푸드 생산, 가공, 유통을 체계적으로 진행하여 성공을 거두어서 전국적으로 벤치마킹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곳이다. 이 로컬푸드 운동은 인근에 있는 전주로도 확산되어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 재단을 만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