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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펜 칼럼
얼굴 없는 기부 천사들 |2018. 12.05

이웃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연말이다. 12월 들어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모금함 등장은 우리의 잠든 의식을 일깨운다. 찬 바람이 부는 초겨울, 조금만 눈여겨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운 이웃이 우리 주변에 의외로 많다.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상생 협력을 지향하는 우리 모두가 …

2018년 11월 11일, 진료실에서 |2018. 11.28

외래 진료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의 첫 다섯 명 정도의 환자 그리고 외래 진료를 마감하는 금요일 오후의 마지막 다섯 명 정도의 환자에게는 조금 더 집중을 하려고 노력한다. 미처 긴장이 되기 전 그리고 긴장이 풀려서 예기치 못하는 불협화음이 생겼던 경험 탓이다. 첫 번째 환자. 병원에서 했던 각종 검사와 몸의 상태를 보면 아직 일을 하면 안 되고 좀 더 시…

공론화, 이해와 협치의 동력이 되기를 |2018. 11.21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가 끝났다. 결과는 찬성 78.6%, 반대 21.4%로서 찬성이 반대를 크게 앞섰다. 반대 측은 결과에 대한 수용을 선언했다. 16년 동안 끌어온 도시철도 2호선 논쟁이 종식될 것 같다. 공론화에 임하는 찬ㆍ반 양측의 태도는 결연했다. 1년 가까이 풍찬노숙한 반대 측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문제를 선택이 아닌 선악의 문제로 접근했다. …

우리밀 씨뿌리기와 먹거리 의병 운동 |2018. 11.07

필자가 살고 있는 광주 광산구 본량동은 광역시 관내에 있는 농촌동이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아름답고 왕동 저수지에서 저수지 너머 용진산을 바라보는 풍경이 무척 매력적인 곳이다. 요즘 누런 황금 들녘의 벼를 베어 내고 난 자리에 논 바닥 벼 밑둥을 태우고 다시 겨울 농사를 위해 논을 갈고 있는 중이다. 이곳은 우리밀 주산지로서 우리밀 싹이 겨울눈 속에서도…

네팔의 밤손님 |2018. 10.31

네팔에 산지 어느 새 6년째 접어들었다. 그간 산 설고 물 설은 곳에 살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했지만 가장 충격적인 것은 지난 여름밤 새벽 두 시경에 밤손님들이 찾아온 사건이다. 이런 비 오는 날은 도둑이 들 수도 있다며 현관에 불까지 훤히 밝혀 놓았건만 이들은 당당히 현관문을 통해 들어왔다. 인기척에 놀라 일어났을 때 “우리는 강도다(We are robb…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는 건강 증진 정책 |2018. 10.24

모두가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각종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 노인들의 건강과 의료 서비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는 환갑이라는 기념일을 잊고 지낸다. 내가 한참 사회생활을 할 때만 해도 부모님 연세가 60세에 이르는 생일을 맞이하면, 온 가족이 지인들과 동네 분들을 초청해 …

청년농 지원금 논란을 보며 |2018. 10.17

두해 전 이름만 대도 다 아는 공공기관에 다니던 선배가 퇴직했다. 나름 모아둔 돈도 있고 아이들도 학교를 마쳤으니 제 갈 길 알아서 가리라고 생각한 선배는 귀농을 하기로 했다. 고향에 아직 정정한 부모님이 계시고 부칠 만한 전답도 있는데다, 어릴 적부터 부모를 도와 농사일을 거들어온 터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주말마다 같이 만나 운동을 즐기던 파트너…

요정 ‘태화관’과 선술집 ‘그린 드래곤’ |2018. 10.10

역사 강사 설민석이 3·1 독립선언문이 낭독된 태화관을 룸살롱으로, 기생을 마담으로, 또 낮술을 마셨을 뿐 아니라 일본 경찰에 전화해서 자수했다고 말해서 고소당한 바가 있다. 검찰은 1년여 조사 끝에 지난 6월 무협의 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역사적인 사실에 기초한 것이고 요정을 룸살롱, 기생을 마담이라고 부른 것은 시대가 바뀌어서 그렇게 부를 수도 있다…

옛 전남도청 복원과 아시아문화전당, 그리고 광주 |2018. 10.03

필자는 2017년 8월 ‘아시아문화전당과 나는 답답하다’란 제목의 은펜칼럼을 쓴 적 있다. 옛 전남도청 일원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는 일련의 과정을 바라본 시민으로서 “옛 전남도청 복원”이라는 주장과 이에 반응하는 지역 사회 대응 역량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담았었다. 그 후 1년이 지난 9월 7일 ‘옛 전남도청 복원 연구계획 대국민 설명회’가 있었…

고 노회찬 의원이 남긴 메시지 |2018. 09.19

필자는 학생 시절부터 국가·사회적으로 존경할 인물들을 보는 것이 소망이었다. 특히 정치인이나 경제인 중에서 더욱 그랬다. 그들은 정치·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뉴스를 장식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 되었으며 사회 전체적인 큰 파동과 충격을 불러왔다. 지난 7월 23일 노회찬 의원이 숨진 안타까운 소식에 ‘민중의 친…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든 된다” |2018. 09.12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완연한 초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책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우리는 가끔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 일이 종종 있다. 이것을 방송 용어로는 NG라고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NG 없이 착착착 진행된다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갑작스럽게 NG도 나고, 뭔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발생함으로 인해서 또 다른 것을 배우고, …

폭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8. 09.05

그날은 너무 더웠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 시원한 물줄기가 간절했다. 대숲을 보다 샤워기를 생각해내고는, 오전 내내 대나무에 철사를 친친 감은 사각 샤워기를 만든 다음 호스를 수도꼭지에 연결해 ‘머리 물 붓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다 검정고양이를 봤다. 아주 큰 놈이었다. 풀밭에 잔뜩 엎드려 낮은 포복으로 기고 있었다. 닭장 근처 닭들이 쉬고 있는…

경술국치의 아픈 기억 |2018. 08.29

매년 9월 18일이 되면 선양, 하얼빈, 창춘, 난징 등 중국 100여 개 도시에서 경보음을 울린다. 일본의 만주침략 전쟁을 기억하자는 의미의 사이렌이다. 일본이 만주를 침공한 1931년 9월 18일을 중국인들은 치욕으로 여긴다. 이렇듯 중국 내 항일 유적지 어느 곳을 가더라도 ‘국치를 잊지 말자’(勿忘國恥)라는 글귀를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떤가.…

도시 농부의 여름 나기 |2018. 08.22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중략)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텃밭에 심어 놓은 울금과 고추 등 모든 농작물이 시들시들 맥을 못 추고 있다. 일주일에 두어 번 시골집에 가서 울금에 물을 줄…

남북 관계, 절반의 통일론에 답이 있다 |2018. 08.15

북미 관계가 갈지자걸음을 하고 있다. 좀 답답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지난해의 험악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위안을 삼는다. 남한, 북한, 미국, 중국 모두 한반도 문제를 푸는 해법을 알고 있다. 한반도의 비핵화, 북미 수교, 평화 협정 체결 등이 그것이다. 미국과 북한 모두 샅바 싸움 그만하고 쟁점사항들에 대해 빨리 일괄 타결하기 바란다. 북미 협상이 성공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