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중항쟁 30주년을 앞두고 각종 문화·예술 행사가 준비되고 있는 가운데 5·18을 새롭게 조명하는 연구서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특히 이번 책들은 5·18을 소재로한 문학작품이나 인물의 평전이 대세였던 기존의 책들과는 달리 5·18을 각기 다른 관점과 접근방식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우선 ‘5월 18일, 광주’(역사공간 펴냄)은 5·18에 대한 심층적 서술이 돋보이는 73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역사서다.

80년 당시 기자로서 현장을 취재했던 김영택씨가 쓴 책은 박정희 정권과 12·12사태, 신군부의 성격을 분석하면서 5·18의 배경과 원인을 고찰하고 있다.

책은 기존의 5·18 연구서에는 볼 수 없었던 1979∼1980년 사이에 작성된 한미외교문서를 비롯해 풍부한 사료들을 바탕으로 5·18을 심도 있고 생생하게 고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5월 18일, 광주’가 체험과 사료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건의 세밀한 회복을 시도했다면 조정환씨가 출간한 ‘공통도시: 광주민중항쟁과 제헌권력’(갈무리 펴냄)은 5·18 광주민중항쟁과 그 이후 30년 한국 현대사에 대한 정치·철학적, 이론적 분석을 시도했다.

2008년 촛불운동에 대한 분석서 ‘미네르바의 촛불’을 출간했던 조씨는 “5월 항쟁이 오늘날 ‘민주화운동’으로 박제화되고 기념되는 현실의 이면에는 김대중, 김영삼으로 대표되는 ‘개헌파’에 의한 5.18 사건의 정치적 이용이 있다”고 지적한다.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학술지 ‘민주주의와 인권’도 5·18 30주년의 문화적 의의를 다룬 논고를 실었다.

심영의(조선대 인문대학 강사) 박사가 쓴 ‘성찰과 모색-5·18문학작품 공모 당선 소설들을 중심으로’는 그동안 5·18 문학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현대문학사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5·18 문학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하는 중요한 연구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심 박사는 5·18기념재단이 한국작가회의와 계간 ‘문학들’과 공동 주관하는 5·18문학작품 공모전 당선 소설들을 중심으로 5월 문학의 최근 변모 양상을 살펴보았다.

심 박사는 “5·18문학작품 공모 당선 소설들은 지난 시기의 소설과 비교할 때 광주라는 서사 공간이 학살과 공포의 공간이라는 ‘관습화된 광주’의 의미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성기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