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철도 대란 오나…철도노조 호남본부 총파업 예고
11일부터…코레일·SR 통합·안전인력 충원·성과급 정상화 등 요구
광주송정·목포·여수엑스포 등 운행 차질 우려…승객 불편 커질 듯
2025년 12월 02일(화) 20:35
2일 오후 7시 광주시 광산구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철도노조 호남지방본부 야간총회에서 300여명의 노조원들이 정부에 고속철도 통합과 필수 안전인력 충원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호남지방본부 제공>
광주·전남을 비롯해 전국적인 ‘철도 파업’이 예고되면서 연말에 열차 운행이 멈춰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호남지방본부는 2일 오후 7시 광주시 광산구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야간총회를 열고 “임금교섭 핵심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1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파업 수위와 참여 인원은 노조 내부 논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노조는 예년과 비슷하게 전국 대상자 1만 5000여명 가운데 8000~90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지난해 파업 당시와 비슷한 수준의 운행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5일부터 11일까지 7일간 이어진 철도노조 파업 기간 전체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71.1%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도권 전동열차 운행률은 76.5%, KTX는 68.4%, 일반열차(새마을·무궁화 등)는 61.3%, 화물열차는 25.1%에 그쳤다.

호남권 역시 당시 파업으로 KTX·SRT 일부 편성이 감축되고 일반열차가 대폭 줄면서 광주송정·목포·여수엑스포 등 주요 거점역 승객들이 대체 교통수단을 찾느라 큰 불편을 겪었다.

당시 평일 기준 KTX, 일반열차를 포함해 호남선과 전라선 모두 일일 기준 3분의 1수준으로 감축운영된 바 있다.

노조는 ‘고속철도 통합(코레일·SR)’, ‘철도 안전 인력 충원’, ‘2025년 성과급 정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고속철도 통합 문제다. 노조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코레일과 SR이 참여한 3차 간담회에서 ‘1단계 운영통합, 2단계 조직통합’을 골자로 한 통합 방향을 제시했다.

수서역과 서울역에 KTX·SRT를 교차 운행하는 방식으로 먼저 운영을 통합한 뒤, 별도 용역과 추가 논의를 거쳐 2027년 말쯤 두 기관을 하나의 조직으로 묶는 2단계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안이다.

다만 노조는 이와 관련 “국토부가 내놓은 ‘선 운영통합, 후 조직통합’ 방안은 고속철도 통합의 핵심인 조직·인력 통합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안전 인력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8월 서울 구로역 열차 충돌 사고(사망 2명), 지난 8월 경북 청도역 선로점검 작업자 사상사고(사망 2명·부상 5명) 등 참사 이후 안전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는 참사 이후 국토부 등이 ‘노·사·정 철도안전 TF’를 구성했지만, 정작 TF는 국토부·코레일 중심으로 운영되고 노동자 의견이 소외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 의견을 반영한 상례작업(열차 운행 중 작업)을 최소화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구조조정을 전제로 하는 역효과 대책까지 내놓고 있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정상화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파업 당시 코레일 노사는 정부와 함께 성과급 체계를 개선하기로 합의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연구용역을 통해 성과급 기준 개선 방안을 마련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논의가 멈춰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측은 “최소한 2026년까지 고속철도 통합을 마무리 짓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정부·공사·노조가 함께 개선을 약속한 ‘성과급 정상화’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노조 호남지방본부는 전국 파업에 앞서 지난 1일 순천역에서 올해 첫 야간 총회를 열었으며, 오는 3일에는 익산역에서 다시 한번 집결할 예정이다.

오는 11일 전주에서 열리는 권역별 총파업 출정식에 맞춰 전주 지역 국토교통부 장관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13일에는 철도노조 총파업 대회, 16일에는 호남지방본부 파업 결의대회를 연달아 개최할 계획이다.

코레일 측은 “현재 노사간 협상중이며, 교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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