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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 임도 개설 현장 벌목 폐기물 수개월 방치
금전·덕천지구 개설 지난해 마무리
“예산 반영 안돼” 뒷처리 뒷짐
주민들, 장마 앞두고 산사태 우려
2024년 05월 08일(수) 17:45
8일 화순군 한천면 금전리 임도 준공 현장 인근에 나무뿌리와 가지 등 임목 폐기물 수백t이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화순군의 안일한 행정으로 임도 개설 현장에서 임목 폐기물이 수 개월째 수백t 방치돼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장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화순군은 폐기물 처리를 위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폐기물 방치를 나 몰라라 하고 있다.

8일 화순군에 따르면 화순군이 발주한 한천 금전지구(0.96㎞)와 능주 관영 덕천지구(1.57㎞) 임도개설 공사가 지난해 마무리됐다.

화순군은 한천면 금전리와 능주면 관영리 일대에서 각각 1억9000만원, 3억8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임산 도로를 준공했다.

이들 사업을 수주한 지역 법인과 산림조합은 금전리와 관영리에 각각 0.96㎞, 1.57㎞에 달하는 임도를 냈지만, 경사면 곳곳에는 임목 폐기물인 나무뿌리가 무더기로 방치된 상태다.

인근 주민들은 여름철 집중호우를 앞두고 방치된 임목 뿌리로 인해 환경 훼손과 산사태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현장을 살펴보니 임도 경사면에는 임목 뿌리 등 폐기물이 너저분하게 버려진 채 방치돼있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임도 개설공사를 할 때 발생하는 5t 이상 나무뿌리와 가지, 줄기 등은 사업장 폐기물로 처리돼야 한다.

임도 준공 현장에 방치된 나무뿌리 무더기.
관련 법을 어기고 사업장 폐기물을 버리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공사 현장 인근 주민(60)은 “임도 개설 공사가 끝났는데도 아직 임목 뿌리 등이 지저분하게 방치돼 있어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현장을 관리 감독해야 할 화순군 측은 상황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했다”며 관계 당국에 강력한 단속을 요구했다.

시공사 측은 임목 폐기물 방치를 인정하면서도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예산이 없었기에 준공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화순군 측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폐기물 방치 문제에 손 놓고 있다.

화순군 산림과 보호계 담당자는 “임목 뿌리 등의 처리비용은 애초 예산 부족으로 설계에 반영되지 않아 적법하게 처리하지 못했다”며 “애초 산림청이 폐기물 처리 관련 예산을 적게 편성했다”며 산림청에 예산 편성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인근 자치단체는 산림청으로부터 임도 개설 예산을 받으면 뒤탈이 나지 않도록 시공 업체에 폐기물 처리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전남 한 기초자치단체 산림과 보호팀장은 “임도 사업 때 산림청으로부터 예산을 받으면 미리 임목 제거 분량에 맞게 폐기물 처리비용을 산출해 용역 계약을 맺는다”며 “시공업체 측과 폐기물 처리를 위한 계약 내용을 명문화한 덕분에 주민 민원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화순 글·사진=조성수 기자 cs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