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있는 힘껏 산다 - 정재경 지음
식물에게 배운 자기 주도적 삶과 삶의 기술
2024년 04월 28일(일) 12:00
반려식물을 통해 위안을 얻는 이들이 많아졌다. 연둣빛 잎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요즘이 식물과 친해지기 가장 좋은 계절인 듯하다.

‘초록생활연구소’를 운영하는 정재경 작가는 자신의 삶을 “식물을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눈다. 마흔 즈음, 앞만 보고 달리다 길을 잃은 것 같았던 그는 식물을 곁에 두기 시작했다. 어느 날 벵갈고무나무의 뽀얀 연두색 어린잎을 만났을 때, 마치 “기운 내”라고 말해주는 듯해 힘을 얻었다. 그는 2017년 6월11일부터 매일 식물을 돌보고 매일 아침 글을 썼다.

아이들이 직접 식물을 돌볼 수 있게 이끄는 안내서 ‘우리집은 식물원’, ‘플랜테리어 101’, ‘초록이 가득한 하루를 보냅니다’ 등을 펴낸 정 작가가 신작 ‘있는 힘껏 산다’를 출간했다. 식물로부터 배운 유연하고도 단단한 삶에 대한 기록이다.

월간 ‘샘터’에 연재한 ‘반려 식물 처방’을 다듬은 이번 책은 식물에게 배운 자기 주도적인 삶, 식물에게 배운 삶의 기술을 담았다.

저자는 식물을 키우며 좋았던 점은 스스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 등장하는 40여 종의 식물은 저자의 일상과 더불어 그가 만난 사람, 읽은 책 등과 어우러지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개망초꽃을 보며 무턱대고 미워하지 않는 마음을 배우고 겹벚꽃나무에게서는 조금 먼 미래를 위해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무리 마음을 졸이고 발을 동동 굴러도 자기만의 속도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살구나무에게서는 각자에게 맞는 삶의 속도에 대해 생각한다.

억새는 ‘나를 지키는 법’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가만히 있는 건 삶의 방식이 아니라고, 아니면 아니라고 외치고 독을 뿜더라도 자신을 지켜한다고.

책에는 능소화, 수련, 관음죽, 철쭉, 소나무, 라벤더 등 사람들에게 익숙한 식물과 함께 스킨답서스, 시페루스, 극락조화, 몬스테라 등 생소한 식물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각각의 글에는 소박한 식물 그림을 함께 실어 이해를 돕는다.

이해인 수녀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식물과 함께 자라며 경험한 지혜를 삶으로 빚고, 살며 부딪는 인생 고민들에 대한 그만의 해석이 구체적으로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샘터·1만8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