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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타이거즈 응원하며 한국의 맛 알리겠다”
KIA 호주캠프 점심식사 담당한 권묘순 캔버라 한인회장
“30년만에 야구 열정 살아나” 호주국립대서 한식당 운영
“한류 영향 K푸드 관심 늘어…호주 학생들 ‘잡채’를 알죠”
2024년 03월 18일(월) 19:30
“멀리서 KIA 응원하면서 한국의 맛을 알리겠습니다.”

KIA 타이거즈가 오는 23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2024 개막전을 치른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KIA는 새 시즌을 위한 스프링캠프지로 호주 캔버라를 선택했었다.

호주에서의 캠프가 처음이었던 만큼 걱정은 있었지만 캠프는 순조롭게 잘 진행됐다. 타국에서 우선 걱정이 ‘먹는 것’이지만 KIA 선수들은 ‘엄마의 손맛’을 느끼면서 든든하게 점심을 챙겼다.

캔버라에 있는 호주국립대에서 한식당 강남레인을 운영하고 있는 권묘순 씨가 KIA 선수단의 점심을 책임졌다. 캔버라 한인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떡볶이 등은 물론 요일·날짜를 잊고 사는 선수들을 위해 설날에는 떡국과 김치전 등도 준비했다.

아침 7시부터 선수단의 점심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권회장에게 KIA는 반가운 손님이었다.

권회장은 “캔버라에 3000~4000명 정도의 한인이 있다. 관광도시가 아니라서 이곳에는 공무원, 유학생이 많다. 그래서 더 KIA 선수단이 반가웠고 좋았다”며 “선수들 모두 매너 있게 식사하고, 그릇도 깔끔하게 잘 정리했다. 내가 해준 밥을 먹고 맛있다고 운동하는 모습보면서 보람을 느꼈다. 식당일은 몸이 정말 고단한데 ‘맛있다’는 말에 힘을 내게 된다”고 말했다.

권회장은 KIA의 방문으로 잊고 있던 ‘야구’ 열정도 다시 불태우게 됐다.

그는 “부산출신인데, 사직구장 정말 많이 다녔다. 고등학교 때부터 선수를 쫓아다닌 친구도 있었고 야구를 많이 좋아했다. 그런데 호주는 야구를 많이 안 하니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KIA 선수들이 캔버라 소속으로 호주리그 참가했을 때 브리즈번과의 경기가 있어서 경기장을 찾았었다”며 “30년 만에 야구를 처음 봤다. 옛날 생각도 나고 좋았다. 또 올 시즌 KIA 선수들도 알게 됐으니까 관심 가지고 야구 보면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KIA 선수단을 상대로 ‘손맛’을 자랑한 권회장은 한류 분위기를 이어 ‘한국의 맛’을 알리겠다는 생각이다.

권회장은 “한국에서 사업하다 호주로 와서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통역도 하고, 이민자를 가르치는 일도 했다. 친정 엄마가 요리를 정말 잘 하신다. 나도 요리를 좋아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식당을 운영할 기회가 생겼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서 코로나가 터졌다”며 “어려움은 있었지만 임대료를 감면받기도 했고, 배달도 하고, 정부 보조금 등으로 버텼다. 지금은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 식당이 있는데 급식처럼 학생들이 직접 메뉴를 선택해 도시락을 구성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김치찌개, 순대찌개, 뚝배기, 후라이드 치킨, 떡볶이 등을 좋아한다. 한식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잡채라는 단어도 안다. 영어로 글래스 누들 써놔도 호주 학생들이 ‘잡채’라고 말한다”며 “한국 드라마, K팝 가수들 덕분에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또 한식을 담백하고, 살을 덜찌게 하는 요리라고 인식한다. 건강식이라는 걸 안다. 한식은 시간, 정성이 많이 필요하다. 불 옆에 계속 서서 중간에 양념하고, 간을 하고 조리를 한다. 손은 많이 가지만 보람을 가지고 한국의 맛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