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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들 음식 챙기며 저도 성장했어요”
타이거즈 호주 캔버라 캠프 식사 담당 김성훈 셰프
시드니서 한식 담당으로 파견…한국 바베큐·떡볶이 등 인기
올해 호주 요리학교 입학 “퓨전 음식 도전·K푸드 알리겠다”
2024년 02월 21일(수) 19:45
“KIA 선수들과 함께 저도 성장했습니다.”

호주 캔버라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던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1일 시드니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선수단은 22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2차 캠프를 소화한다. 선수들이 시드니로 이동하는 날 함께 길을 나선 이가 있다. KIA 숙소였던 노보텔 캔버라에서 선수들의 아침과 저녁을 책임졌던 김성훈(25) 셰프도 원래 자리인 시드니로 복귀했다.

멀리서 온 귀한 손님들, 특히 먹는 게 중요한 프로선수들인 만큼 숙소 측에서 한식을 담당할 셰프를 특별히 파견한 것이다.

김 셰프는 “헤드 셰프가 캔버라 지점에 인도, 네팔 셰프 밖에 없다고 한식 담당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흔쾌히 가겠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 날 캔버라로 오게 됐다”고 웃었다.

김 셰프는 그라운드 밖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3일 훈련 1일 휴식’이라는 선수단 스케줄에 맞춰 생활하면서 아침과 저녁을 담당했다.

그는 “선수들과 같이 움직였다. 8시까지 저녁을 담당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준비했다. 조식 셰프가 간단히 조리해서 서빙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국그릇까지 싹 비울 정도로 입맛에 딱 맞는 요리를 준비한 그는 아직 경험보다는 열정이 넘치는 셰프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한 지는 4년 정도, 지난해 3월 요리를 세밀하게 배우기 위해 호주로 건너왔다.

김 셰프는 “요리 전공은 아니고 경제학과인데 상하 관계 이런 게 싫어서 취업은 하기 싫었다. 창업을 해봤는데 적성에 맞았다. 요식업 창업을 하려면 요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셔서 저절로 요리와 친해졌다. 요리에서는 칼질이 중요한데 적성에 맞았고 결과도 나왔다. 또 8~10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인데 체력도 잘 따라줬다”며 “더 세밀하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호주 요리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 스스로 학비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움’을 위한 길을 걷고 있는 김 셰프에게 KIA와 함께 한 시간은 좋은 경험이 됐다.

그는 “시드니에서는 이렇게까지 한식을 요리할 기회가 없었다. 또 내가 직급이 높은 게 아니라서 시키는 것에 익숙지 않은데 여기서는 책임자니까 업무 분담을 시키고 지시하고 그랬다. 많이 배우고, 성장한 귀한 경험이었다”며 “무엇보다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선수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어줬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시드니에서 여자 월드컵이 열려서 한 달 이상 코칭스태프 식사를 준비했다. 음식에 예민한 종목이라서 까다로운 게 많았다. 이번에도 긴장하고 걱정했는데 다들 잘 드셔서 재미있게 일했다”며 “단백질 종류를 부탁하시기도 했고, 한국 바베큐가 인기가 많아서 고기양이 캠프 초반과 비교하면 25%정도 늘었다. 한국 스타일로 만든 치킨 윙과 떡볶이도 인기가 많았다. 생각보다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안 남아서 좋았다”고 웃었다.

포항출신인 그는 자연히 삼성야구를 봐왔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KIA에 대한 애정도 생겼다.

김 셰프는 “선수들 찾아보기도 하고 관심이 많이 생겼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올 시즌 KIA가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며 “아시안푸드가 주 종목인데 입학하는 학교가 프렌치 요리를 다룬다. 원래 퓨전을 좋아하기도 해서 앞으로 다양한 퓨전 음식에 도전하고 싶다. 해외 취업을 해보니까 다들 친구 같아서 좋다. 이곳에서 계속 요리를 할 생각이다. 호주에서 우리의 맛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