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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가 찾은 이색 카페] ‘음악이 흐른다’
빈티지 오디오로 행복 전하는 카페 ‘음악이 흐른다’
쌀쌀한 날씨에 쑥라떼·뱅쇼 마시며 재즈·클래식 감상은 덤
2023년 12월 05일(화) 23:06
다양한 빈티지 오디오가 진열돼 있는 카페 ‘음악이 흐른다’ 내부.
어느 곳이든 카페를 방문하면 으레 음악이 흘러나온다.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혼자만의 여유를 만끽하는데 있어 음악이 주는 효과는 꽤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럴 때 음악은 주인공이 아닌 공간의 배경일 뿐이다.

구례군 간전면에 위치한 카페는 음악이 주인공이 되는 곳이다. 커피나 차가 목적이 아닌 음악을 듣기 위해 찾는 고객이 훨씬 많다는 얘기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찾아가보고 싶은 카페 ‘음악이 흐른다’는 빈티지 오디오 카페로 통한다. 1940~70년대 빈티지 오디오 수십조가 카페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카페 내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영국 탄노이사의 빈티지 스피커 대표모델인 켄터베리를 비롯해 1950~60년대 스피커를 상징하는 웨스턴 7395와 JBL 하츠필드, 국내 오디오 붐이 일었던 1980년대 태광, 인켈, 롯데 전축 등도 눈에 띈다.

구례군 간전면에 위치한 카페 ‘음악이 흐른다’ 전경.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장은 자칭타칭 음악 마니아 윤재영(47)·조희숙(42) 부부다.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좋아했다는 두 사람은 성인이 되어 잠시 접어두었던 음악을 다시 시작하게 됐고 음악과의 인연은 두 사람을 인생의 동반자로까지 이어주었다.

기타와 건반을 연주하던 윤씨는 보컬을 맡았던 조씨와 함께 경기 가평에서 작은 공연을 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갔고 그러면서 점점 빈티지 사운드에 빠져들게 됐다고 전했다. 결혼 후 오랜 꿈이었던 전원생활을 위해 정착할 곳을 찾던 중 섬진강을 끼고 있는 구례를 택했고, 음악을 즐기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오디오 카페까지 열게 됐다.

카페 2층에 마련된 청음실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음악이 흐른다’는 음악 마니아들의 아지트이기도 하고 지역민들의 사랑방 겸 휴식공간이 되기도 한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오는 이들도 많지만 혼자서 찾는 이들도 꽤 많다. 빈티지 오디오로 들으면 좋을만한 재즈나 클래식을 주로 틀어주지만 희망하는 곡을 들려주기도 한다.

가끔은 밭일을 하다가 들어와 트로트를 틀어달라는 마을 어르신도 있고, 직접 음반을 가지고 와 종일 음악을 듣고 가는 이들도 있다고 전한다.

1년에 1~2차례는 탱고, 재즈 연주자들을 초청해 정기공연을 열기도 한다. 카페 2층은 토요일 예약을 받아 청음실로 이용하고 있다.

카페에서 인기있는 쑥라떼와 뱅쇼, 쑥쿠키.
젊은 사람보다는 중장년층이 많이 찾아서인지 카페 메뉴도 고풍스럽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봄에 채취한 쑥과 곡물을 넣어 만든 봄쑥라떼와 쑥 향이 진한 쑥 쿠키다. 쑥이 많이 들어갔지만 씁쓸하지 않고 고소함이 더해져 자꾸 생각나는 맛이다. 쌀쌀해지는 날씨에는 속까지 따뜻해지는 뱅쇼도 많이 찾는다.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