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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28개 학교 ‘석면 제거’…속도보다 안전 우선돼야
2023년 07월 25일(화) 18:40
/클립아트코리아
여름방학을 맞이해 광주·전남지역 학교에서 석면 철거 공사를 하고 있지만 공사 과정에서 불법이 이뤄지고 있어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오는 2027년까지 석면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무리한 추진이라는 지적과 함께 안전한 철거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환경보건시민센터 학교석면문제(광주·전라·제주)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에서 석면이 남아있는 학교는 광주 326곳 중 100곳(30.7%)이고 전남은 866곳 중 393곳(45.4%)에 달한다.

석면은 불에 타지 않아 오랫동안 건축자재 등으로 사용돼 왔지만 폐암과 후두암, 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되면서 한국에서는 2009년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2011년부터는 환경성 석면노출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석면피해구제법이 시행됐고 석면안전관리법은 2013년부터 이뤄졌다.

이에 정부는 ‘학교시설 석면제거 추진 계획’을 2017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2027년까지 전국의 모든 학교 시설 내 석면 건축자재를 해체·제거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여름방학 기간 광주·전남에서 석면을 철거할 예정인 학교는 총 28곳(광주 5곳, 전남 23곳)으로 확인됐다.

광주는 초등학교 4곳(산월초, 진월초, 광주중흥초, 광주극락초)과 중학교 1곳(대자중)이고, 전남은 초등학교 11곳(광양 가야초, 봉강초, 금천초, 산포초, 목포산정초, 안일초, 소라초, 법성포초, 학산초, 아산초, 춘양초)과 중학교 7곳(동강중, 광양여중, 광양중, 세지중, 율촌중, 벌교여중,여수중), 고등학교 5곳(영암낭주고, 장흥고, 장흥관산고, 광남고, 한빛고)에서 올해 여름방학 내 석면이 철거된다.

하지만 석면 철거 공사 과정에서 불법 행위 등이 이뤄지면서 되레 석면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있다.

석면 철거 현장에선 석면 먼지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음압기(압력차를 만들어 오염된 공기나 세균 등의 유출을 막고 장착된 헤파필터로 오염물을 걸러내는 장치)를 작동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거나 음압기록장치를 조작하는 등의 ‘하나마나 한’ 공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하나마나 한 공사의 사례로, 음압기가 작동되지 않아 비닐이 바깥쪽으로 붙어 있는데도 음압기와 음압기록장치에는 제대로 작동한 것처럼 기록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수의 한 초등학교 공사 현장에서는 석면 텍스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부품 등이 마구잡이로 버려진 점도 문제로 삼았다. 1층에 버려진 천장 부속품 자재에 석면 텍스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는 것이다.

센터는 “이 초등학교 운동장과 화단 곳곳에서는 석면 텍스 조각이 발견됐는데 이는 여전히 발암물질에 노출돼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목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비닐보양(공사전 분진과 소음 파편 잔해 등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비닐로 감싸는 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지적사항으로 꼽았다.

공사 전 내부의 집기 등을 옮기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비닐로 대충 공사를 하고 그나마 설치한 비닐보양도 한켠이 찢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센터는 안전한 석면 철거를 위해 ▲학부모와 환경단체, 전문가로 구성된 감시체계 ▲부분철거가 아닌 전면철거 ▲향후 5년동안 방학 중 석면 철거대상 학교와 일정 지정 ▲교육청·학교별 석면안전감시망(모니터링) 지정 등을 요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안전지침이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2027년까지 모든 학교의 석면을 철거하겠다는 시도는 엉터리 석면철거를 부추기는 것으로 위험하다”며 “석면 철거 과정에서 안전지침을 어기는 공사업체와 학교·교육청에 대한 엄격한 처벌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