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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서 위조·과다 청구…보험사기 꾸준히 증가
광주일보 공익 캠페인-보험사기 악순환 고리 끊자 <상> 끊이지 않는 범죄
수술 횟수 부풀려 보험금 챙기고
중고 외제차 산 뒤 고의 교통사고
수법도 갈수록 지능적이고 교묘
선량한 가입자들에 피해 고스란히
광주 5년간 보험사기 940건이나
2023년 05월 29일(월) 19:55
/클립아트코리아
#.지난 2월 광주지역 치과병원 8곳의 의료진 10명과 환자 144명이 10여년 동안 치과수술 횟수를 거짓으로 부풀려 보험금을 타낸 혐의(보험사기특별법 위반)로 무더기 적발됐다. 광주경찰에 따르면 의료진들은 지난 2011년부터 치조골 이식 수술을 여러번 한 것처럼 의료 기록을 꾸몄고, 환자들은 생명보험 특약 규정에 따라 수술 횟수당 보험금을 추가로 타냈다. 환자 144명은 이같은 방법으로 보험사 4곳으로부터 보험금 총 7억 4000만원을 부정 수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광주지방검찰은 형제 지간인 A씨와 B씨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폐차 직전 외제차량을 500여만원에 값싸게 구입한 뒤 고가의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고, 차로변경·신호위반 차량과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미수선 수리비용 명목으로 보험금을 2500여만원씩 수령했다. 보험금을 받은 뒤에는 단독사고로 폐차 처리하는 방식으로 47회에 걸쳐 6억 5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광주에서 보험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보험사기 수법이 더욱 다양해지고 지능적이며 교묘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광주경찰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광주에서 30건의 보험사기가 적발됐으며 71명이 검거됐다. 이 중 2명이 구속되고 69명이 불구속 수사를 받았으며, 피해 금액은 21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보험사기 검거 건수는 2019년 344건, 2020년 111건, 2021년 285건, 2022년 170건에 이어 올해 30건 등 총 940건에 달한다. 검거 인원 또한 5년간 2601명에 달하며 피해금액은 329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보험사기범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타 지역으로 거처를 옮겨 가며 범행하는 경우가 많아 전국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보험사기 적발액은 2020년 8986억원, 2021년 9434억원, 2022년 1조 818억원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진단서를 위·변조하거나 입원수술비를 과다청구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입원한 적 없는 병원의 입퇴원확인서를 변조해 보험사에 제출하는 등 방식으로, 이같은 사례는 2020년 1만 3498건에서 2022년 1만 7316건으로 2년 사이 28% 급증했다.

또 일반상해를 자동차 사고로 인한 상해로 위장한 경우도 2020년 6139건에서 2022년 8024건으로 30% 증가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질병을 상해사고로 위장한 경우도 2020년 7467건에서 2022년 1만 197건으로 36% 급증했다.

수법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폐차 직전 외제차를 싼 값에 사들인 뒤, 값비싼 자동차 보험에 가입해 고의 사고를 내는 방식의 사기 수법이 유행하고 있다. 주동자들이 지인을 모집해 선수금을 주고, 차량 고의사고를 내도록 지시해 여러 명의로 보험사기를 반복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으며, 페이스북·인터넷카페·SNS 등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자동차 보험사기 공모자를 모집하고 실행하는 사례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서부지역본부에 따르면 보험사기 피해가 늘수록 선량한 다수의 보험가입자가 피해를 보게 된다. 보험금 누수가 많아질수록 민영보험뿐 아니라 건강보험 등 공영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각종 공·민영 보험료가 일제히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실손의료보험에서 두드러지는데, 보험연구원이 지난 2020년 발표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특징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보험금 청구자의 상위 10%가 전체 지급 보험금의 48.5%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오는 2031년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80%를 넘길 전망이며, 10년간 누적 손해액 또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험연구원은 예측했다.

김성훈 손보협 서부지역본부장은 “세간의 인식과 달리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는 결국 보험사뿐 아니라 전국민에게 돌아오게 된다”며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뿐 아니라 전국민이 보험사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사기 의심사례를 적극 신고하는 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