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여전한 5·18 트라우마…치유 지원 강화를
2022년 12월 02일(금) 00:05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절반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소득도 보훈 유공자의 75% 수준에 그쳐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 산학협력단은 광주시의 의뢰로 실시한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실태 조사’ 결과를 그제 발표했다. 전국에 거주하는 5·18 피해자 2009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 결과 가장 심각하게 겪고 있는 문제로는 정신적 고통(56.4%)이 꼽혔다. 특히 전체의 47.1%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했다. 신체 부상 및 질병 후유증을 겪고 있는 피해자도 54.0%나 됐다.

경제적 실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9.1%가 건강과 나이 때문에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경제 활동을 하더라도 임시·일용 근로자 비율(13.7%)이 높아 불안정한 상태였다. 소득 수준은 본인의 경우 연평균 1821만 원, 가구 소득은 2851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보훈 유공자 소득(본인 2460만 원, 가구 3795만 원)의 75% 수준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5·18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신체적 부상이나 질병 후유증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특히 42년이 지났음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는 피해자가 많다는 것은 야만적인 국가 폭력에 의해 생긴 트라우마는 평생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국가 폭력은 피해 당사자와 유가족은 물론 간접 경험자에게도 집단적 트라우마를 안기는 심각한 문제다.

국가 폭력에 의한 정신적 고통의 심각성이 확인된 만큼 정부와 지자체는 5·18 피해자에 대한 복지·의료 지원은 물론 보다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당분간 광주트라우마센터를 활용해 다양한 치유·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광주에 들어설 예정인 국립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립을 최대한 앞당겨 전문적인 치료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