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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으로 창문 열기 - 조선의 지음
2022년 08월 06일(토) 10:00
신석정문학상촛불문학상, 송순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조선의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반대편으로 창문 열기’를 발간했다.

작품집에는 생명과 삶, 사랑과 존재에 대한 성찰을 담은 50여 편의 시들이 수록돼 있다. 오래도록 사유를 하면서 순간순간 포착해낸 시상은 깊으면서도 담담하다. 결코 가볍지 않은 시어들은 읽고 난 후 아득한 뒷맛을 선사한다.

시인이 펴낸 이번 시집의 지향점은 다음의 ‘시인이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실패하면서도 몇 년을 천착하고 있는 모습은 다름아닌 시인의 운명으로 수렴된다.

“창문에서 점점 멀어지는 내가 보이지 않는 허상을 붙잡는다. 정말 즐겁게 도망치고 싶다. 매일 같이 나는 실패하고 그렇게 또 몇 년을 무엇에 사로잡혀 있다. 반대편 창문으로 다가오는 또 다른 나를 맞이하기 위해”

시집을 관통하는 주제와 정서는 ‘사랑’과 ‘생명’이다. 지극히 보편적인 주제이지만 그것을 누가 그려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울림과 감동을 선사하기 마련인데 조 시인의 시작(詩作)은 그런 면에서 가치를 발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드름이 향한 곳은/ 처마 끝이거나 뜬 눈이 부신 밑바닥// 이렇다 할 옹이도 없이 아래로 오르는 정점/ 설원에 닿지 못해 사라진 입김들이/ 난반사되듯 구름의 역린에 달라붙는다”

위 시 ‘고드름의 뼈’는 고드름의 속성을 생명과 존재라는 관점에서 깊이 들여다본 작품이다. 시인인 박철영 문학평론가는 “‘고드름’은 단순한 결빙 덩어리가 아닌 생명이 근원까지를 함의한 것으로 본 것이다. 물은 허공 아닌 땅 위에 존재하고 낮은 곳을 지향한다”고 평한다. <시와사람·1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