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노인들에게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면 매월 ‘태양광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꾀어 10% 상당의 계약금만 받고 연락이 끊긴 사건<광주일보 6월 23일자 6면>과 관련한 피해자가 한 달 사이 3배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 1대에 따르면 이 사건 관련 피해자가 최근 200명을 넘어섰다. 태양광 설비업체 대표 A(50대)씨 등 일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해남을 비롯한 전남과 전국 농촌 마을을 무대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돕겠다고 노인들에게 접근, 적게는 1000만원부터 3000만원까지 계약금만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전국에 걸쳐 지난달 20일을 전후로 경찰이 집계한 피해 신고 건수와 피해 신고 금액은 70여 건, 20억원가량이었으나 피해 신고가 줄을 이으면서 피해 신고자는 200명을 넘어섰고 피해 신고 금액도 60억원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충남에 사무실을 둔 A씨 등 일당이 텔레마케터와 영업사원을 두고 시골 노인들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영업을 한 뒤 계약금만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시골집 주변 공터, 건물 옥상, 텃밭 등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전기를 팔면 매월 수십~수백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노인들에게 접근했다. 복잡한 인허가부터 시설 설치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해준다는 말을 듣고 선뜻 거금을 내줬지만, 수개월을 기다려도 시공 조짐이 보이지 않자 고령의 피해자들이 앞다퉈 경찰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A씨 등 일당은 “정상적인 거래로 단지 시공이 늦어지고 있다”며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하고 있지만, 경찰은 시공 실적·보유 장비·시공 협력사 유무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혐의를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