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민주당 비상대책위가 최고위원 경선에 도입하려 했던 ‘권역별 투표제’를 철회함에 따라 호남 최고위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권역별 투표제란 권리당원 한 명에게 주어지는 2표 가운데 1표를 자신의 출신 지역 후보에게만 행사하도록 하는 것으로 타 지역에 비해 권리당원이 많은 호남 최고위원 주자에 유리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민주당 비대위가 하루 만에 권역별 투표제를 철회한 것은 친명(친 이재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6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집단 반발하는 등 당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서둘러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대위는 지도부 구성에 있어 지역별 균형을 맞추고 특정 계파 주자들이 최고위원을 독식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권역별 대표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친명계는 ‘권역별 투표제’에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처럼회’를 비롯한 최고위원 주자로 거론되는 친명계 국회의원 상당수가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권역별 투표제를 통해 경쟁력을 저하시키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사실상 ‘친명계 견제용’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수도권 이외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비명(비 이재명)계 최고위원 주자들에게는 권역별 투표제가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호남의 권리당원은 전체 민주당 권리당원의 30% 정도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호남 최고위원 주자에게는 날개를 달아주는 효과가 기대됐었다.

권역별 투표제가 철회됨에 따라, 호남 정치권은 비상이 걸렸다. 호남 권리당원과 민심의 결집 없이는 호남 최고위원의 민주당 지도부 진입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구성되는 지도부는 차기 총선 공천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과거에 비해 치열한 경쟁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심장으로 평가받았던 호남 민심도 팬덤과 계파 정치에 점차 밀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이번 전대에서 강력한 결집을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보이며 민주당 지도부에 호남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1대 국회에서 두 차례 치러진 전대에서 전북의 한병도 의원과 전남의 서삼석 의원이 호남 단일 최고위원 주자로 각각 나섰지만 별다른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탈락, 충격을 주기도 했다.

현재 호남 최고위원 주자로는 광주의 송갑석 의원(재선)과 전남의 김승남 의원(재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전대협 의장 출신인 송 의원의 출마 쪽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송 의원은 광주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은 물론 이인영, 임종석, 우상호 등 86 세대를 잇는 주자라는 점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