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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중소기업 기업승계 활성화 방안’ 토론회]100년 기업 단 10곳…지역 경제 견인 장수기업 육성해야
[광주일보·중기중앙회 ‘광주·전남 중소기업 기업승계 활성화 방안’ 토론회]
수도권 쏠림에 인력부족 악순환…지역경제 견인 장수기업 역할 중요
기업승계 부의 대물림 관점 왜곡된 시선 심각…업종제한 등 완화 필요
2022년 05월 16일(월) 20:15
광주일보와 중소기업중앙회가 16일 개최한 ‘광주·전남 중소기업 기업승계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지역의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대책과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수도권 쏠림현상이 이어지면서 인구소멸 위험지역이 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역 기업들은 만성적인 인재·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청년들은 계속해 유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장수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나, 지역 중소기업들의 기업승계는 각종 장벽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창간 70주년을 맞은 광주일보와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중소기업중앙회는 제34회 중소기업 주간(5월 셋째주)을 맞아 16일 광주일보 회의실에서 ‘광주·전남 중소기업 기업승계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최재호 광주일보 편집총괄국장을 좌장으로 임경준 중기중앙회 광주전남지역회장, 이창호 중기중앙회 광주전남본부장, 김상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차진 전남도 중소벤처기업과 과장, 송공석 와토스코리아(주) 대표이사, 오상호 매일식품(주) 대표이사가 참석해 관련 현안과 정책을 되짚어봤다.

-지역 중소기업에게 기업승계가 필요한 이유는.

▲임경준 회장=지역소멸 위기 속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견인할 장수기업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수도권 쏠림현상으로 2020년 최초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고, 인구소멸 위험 지역 비중도 2013년 32.8%에서 지난해 46.7%로 급등했다. 무엇보다 지역 경제력을 나타내는 지역 내 총생산(GRDP)은 수도권의 경우 2014년 49.6%에서 2020년 52.5%로 늘었으나, 광주·전남은 같은 기간 6.34%에서 6.18%로 감소했다.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김상훈 연구위원=장수기업일수록 매출액과 자산이 급증하고, 일자리 창출능력 및 법인세 담세능력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검증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업력 45년 의상의 명문장수기업과 일반 중소기업의 경영성과를 비교한 결과 매출액은 약 9배, 고용인원은 약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의 향토기업인 ‘성심당’은 외지에 점포를 내지 않으면서 470명의 지역민을 고용, 영업이익의 15%를 직원 성과급으로 의무 지출하고 있다. 해당 사례처럼 지역 장수기업을 잘 육성하면 일자리 창출과 세수확보 등 지역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부의 대물림’이라는 부정적 시각에 대해서는.

▲이창호 본부장=일자리를 지키고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승계는 부의 이전인 ‘상속’과는 다른 개념이다. 단순히 부동산이나 현금성 재산을 대물림하는 상속과 달리, 기업승계는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면서 경영철학, 가치관과 경영·기술 노하우를 공유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등 유·무형의 긍정적 가치가 크다.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는 제2의 창업의 관점으로 인식을 바꿔 기업이 장수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국내 창업기업의 경우 정부의 다양한 지원사업 속에서도 생존율은 5년차 가29.2%에 불과하다. 원활한 승계가 이뤄지지 못해 기업이 폐업하면 일자리 감소와 세수감소 등 지역경제 위축이 심화될 수 있다. 기업승계를 제2의 창업으로 보고 일반 창업기업 수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김상훈 연구위원=일본과 독일은 100년 기업이 넘쳐나지만 국내는 단 10개사뿐이다. 우리나라는 기업이 장수할 수 있는 여건 미흡한데, 제도적인 측면에서 보면 승계 시 상속·증여세 최고세율 50%로 OECD 평균(25.3%)를 크게 웃돈다.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도 현실에 맞지 않는 사전·사후요건으로 활용이 어렵다. 사회적 인식 측면에서 보면 위 제도의 경우 실질적으로 기업 매각 시 결국 세금을 내야 하는 ‘징수 유예’에 불과한데도, 중소기업의 승계를 일반 상속과 동일하게 보고 부자 감세라고 단정 짓는 정서가 강해 제도개선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은 승계난으로 폐업이 속출할 것을 대비해 지속적으로 요건을 완화해왔고, 독일도 기업규모에 따른 요건 차등화 등 유연한 기업승계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제한적인 요소가 많다.

-실제 현장에서 직면하는 가장 어려운 점은.

▲오상호 대표=기업승계를 부의 대물림 관점으로 보는 왜곡된 시선이다. 부의 대물림은 환금성이 있는 현금이나 부동산을 물려받는 것이지만, 기업을 물려받는 기업승계는 환금성이 거의 없는 비상장주식을 물려받는 것으로, 한정상속과 같이 승계인에게 유리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채무와 책임이 동반 승계된다. 근로자가 정당한 근로소득을 보상받듯 기업인도 기업을 키워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성과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인정받아야 하지만, 기업인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사회적 분위기가 기업을 단순 환금성 재산으로 인식하게 되면 장수기업 육성은 불가능할 것이다.

▲송공석 대표=가업상속공제 시 승계가 이뤄지기 전 대분류(한국표준산업분류) 내 업종 변경은 허용하고 있으나, 승계 이후 자녀가 중분류 범위를 벗어나 업종을 변경하게 되면 세금 추징이 된다는 점이 불합리하다. 욕실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이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온라인 직접판매를 위해 유통업까지 확대한 것은 업종 변경이 아니라 판매방식 수단이 확장된 것인데 이를 업종 변경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산업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사후요건으로 업종을 제한하고 지분율도 제한하고 있는 것은 현장과 동떨어진 규제다.

-광주·전남의 기업승계 활성화 대책은?

▲임경준 회장=‘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한도를 가업상속공제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도를 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확대하고, 납부유예제도를 도입해 상속시까지 납세를 유예해주고, 증여자 범위도 부모 한정에서 직계존속을 포함하는 등 사전증여 제도를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송공석 대표=일본이나 독일 사례처럼 업종제한 요건을 없애거나, 완화시키고 사후관리 기간도 기존 7년에서 5년으로 완화가 필요하다. 현재 상속개시일 기준 7년 평균 100% 유지, 매년 80% 이상 유지인 고용유지 조건도 현실화해 7년 평균 80%(매년 유지조건 삭제)로 수정하고, 업종 변경도 자율화해야 한다. 이밖에 자산유지 의무 및 피상속인 최대주주 지분 요건 완화 등 가업상속공제의 사전·사후요건의 전반적인 완화가 시급하다.

▲오상호 대표=민선 8기를 맞아 광주·전남 중소기업 승계 지원조례 제정 등 지자체에서도 장수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가업승계 지원조례가 제정됐고, 시·도 산하기관에서 지원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농어업인과 특정 분야 대상으로 한정돼 있다. 지역의 제조 장수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중소기업 승계 지원조례’ 제정 및 육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차진 과장=기존 농어업인에 대한 가업승계 지원조례는 제정돼 있으나 중소기업에 대한 승계 지원조례는 마련돼 있지 않다. 향후 관심을 갖고 조례제정 및 지원사업 발굴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 지역 장수기업을 지역의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하고, 타 시·도 사례를 검토해 가업승계 준비기업에 대한 육성지원 방안을 모색해보겠다. 또 중기부에서 시행 중인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와 백년가게 육성사업 등에도 지역 우수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정리=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