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성추행 피해 신고자를 허위신고자로 내몰며 해고했다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최인규)는 A씨가 산학협력단을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산학협력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12월 노래방 회식 자리에서 상사 B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전남대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그러나 전남대 측은 일부 진술이 노래방 CCTV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A씨가 상급자에게 불이익을 줄 의도를 가지고 허위신고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2020년 6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해고 처분했다.

1심 재판부는 “CCTV 영상을 보면 B씨가 여러차례 A씨의 손을 잡았다”며 “진술과 화면이 일부 다르지만 당황한 원고가 3주 가까이 지나 신고하면서 착오할 수 있다. 검찰도 신체 접촉 자체는 인정했다. 성추행 범죄에 해당하지는 않더라도 A씨가 불편함을 느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원심 재판부는 그러면서 “A씨는 10년 넘게 다녔던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조처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원고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대학 측이 회식 참가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를 내린 점,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가 징계위원회에 실무자로 참가한 점을 지적하며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