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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지속가능한 성장…‘제로 포 그린’ 탄소중립 속도낸다
자원고갈·지역편중없는 수소에 집중…수소 전주기 기술확보 추진
국내 최초 저장 액제기술 실증, 재생에너지 극대화 전력수급 대응
정승일 사장 “화석연료를 무탄소연로로 전환 기술개발 첫 과제”
2022년 04월 20일(수) 18:02
한전은 지난해 11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제로 포 그린’을 내걸고 석탄, 가스 등 기존 화석연료를 수소와 암모니아 같은 무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개발을 첫째 과제로 꼽았다. 한전 나주 본사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우리나라 탄소중립을 이끌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은 지난해 11월 전력그룹사와 함께 ‘제로 포 그린’(ZERO for Green)이라는 포부를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 정승일 한전 사장은 “우리는 지금 추격자, 패스트팔로워(Fast-follower)가 될 것인지, 아니면 선도자, 퍼스트무버(First-mover)가 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달성은 한전의 지속가능한 성장 뿐만 아니라 국가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고 견인할 현안으로 떠올랐다.

정 사장은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이 3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가 탄소중립을 위한 ‘계획의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실행의 원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중립에 이르는 여정이 아주 멀고 달성해야 할 목표는 매우 높기에 우리가 감당해야 할 불확실성과 위험이 너무나 클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대전환의 시대에 필요한 전략으로 ‘전력산업 가치사슬 전 주기의 효율화’를 내걸었다.

지금까지 에너지부문의 탄소중립 논의는 주로 전력생산의 방식, 전원 구성에 대한 부분에 집중돼 왔다.

정 사장은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전기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효율개선은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는 가장 비용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전력의 생산 측면에서는 석탄, 가스 등 기존 화석연료를 수소와 암모니아 같은 무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개발을 첫째 과제로 꼽았다.

수소 등에 대한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조달방안을 마련하고 국내외 생산자산을 확보하는 데 한전이 리더십을 발휘하자는 것이다.

한전은 올해 설비 투자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질서 있고 규모 있는 확산을 선도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다양한 핵심기술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자 한다.

정승일 사장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에너지 패러다임 전환=현재 전력산업은 탄소중립을 위한 탈탄소화 흐름으로 가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직접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전기화로 전 세계적 문제인 온실가스 배출을 해결하자는 것이다.

화석연료 기반의 전력생산 방식은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력 연구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의 계통 수용 확대와 효율 향상 방안 위주로 추진되고 있다.

한전은 자원이 고갈되거나 지역적 편중이 없는 수소에 집중하고 있다.

수소를 활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해 탄소중립과 수소경제 신산업 창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배포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다. 연소 과정에서 물 이외 유해한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생산되는 즉시 소비되는 전기와 달리 수소는 대용량·장기간 저장도 가능하다. 수소는 전력 생산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유통수단 기능도 된다는 말이다. 기존 탄소경제에서 새로운 수소경제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수소경제 전환 대응을 위한 수소 전주기 기술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 기술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블루수소’ 생산과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한 수전해 등 친환경 수소 생산, 연료전지, 터빈 등 수소 발전기술까지 포함된다.

한전은 청정수소 생산과 저장, 활용 분야에 대한 실증을 통해 기술을 검증하고, 대용량·상용급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청정수소 보급과 사업화를 추진한다. 수소 생산과 압축, 저장이 가능한 한전의 수소 에너지 시스템. <한전 제공>
◇올해 청정수소 생산기술 실증…상용화로 신산업 창출=한전 전력연구원은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수소 저장 시스템(액상유기수소운반체)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한 뒤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연료전지로 연계되는 과정을 구축했다.

그린수소의 대용량 생산과 고효율화를 위해 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사업을 통해 2㎿급 하이브리드 수전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알칼라인과 고분자막 수전해 모듈을 연계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한전은 수전해 효율을 올리고 비용을 절감하며 ㎿급 대용량화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재생에너지 이용을 극대화하고 전력수급 불일치에 장기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 친화적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외에도 수전해에서 생산된 그린수소와 발전소 등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하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2㎿급 생산시설 설계와 사업안 도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Solid Oxide Fuel Cell) 상용화를 위한 3㎾급 가정용 시스템과 20㎾급 건물용 발전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들 전력계통 연계실증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연료개질기, 기동용 버너, 고온열교환기 등의 종합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3㎾급 시스템 기술은 공동연구 기관(에이치앤파워)에 이전됐고, KGS 인증(한국가스안전공사)도 지난 2020년 획득했다. 최근에는 국가표준(KS) 인증까지 완료하면서 사업화 가능성을 높였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올해 7월까지 발전사와 함께 추진하는 수소 혼소 연구 실증 설비를 준공할 예정이다. 앞으로 주요 제작사의 가스터빈을 대상으로 국내 실증 발전소를 선정해 상용화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정승일(왼쪽) 한전 사장이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알 나세르 사장과 수소경제시대 달성 및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공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한전 제공>
한전 전력연구원은 청정수소 생산과 저장, 활용 분야에 대한 실증을 통해 기술을 검증하고, 대용량·상용급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청정수소 보급과 사업화를 추진한다.

개발 중인 블루수소와 청록수소 생산기술은 발전사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실증을 기반으로 ㎿급 설계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오는 2025년에는 ㎿급 시스템을 수소발전소 현장에 적용해 전력그룹사가 운영하는 청정수소 발전소에 확대 보급할 방침이다.

2024년까지는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실증을 통해 기술검증과 운영기술에 나선다.

앞으로 10㎿ 규모 상용급 시스템을 개발해 사업화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해상풍력발전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상업운전에 활용된다.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 기술은 내구성에 대한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내년까지 개발된다. 특히 저가의 제조공정과 분산전원시스템을 개발해 사업화를 추진한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한전 수소 연구개발(R&D) 추진 성과

▲블루수소=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 금속 소재의 산화(수소) 및 환원(이산화탄소) 순환반응을 이용해 메탄과 수증기를 수소로 전환한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고순도의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분리할 수 있어 차세대 블루수소 생산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청록수소=천연가스를 수증기나 산소와 같은 산화제 없이 금속 촉매로 직접 분해해 청정수소를 생산한다. 천연가스에 포함된 탄소는 흑연 등의 고부가 탄소 소재 형태로 배출된다. 수소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린수소=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를 생산·저장할 수 있다. 한전은 국내 최대 규모인 2㎿급 P2G(파워 투 가스) 시스템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