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KBO리그에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라는 중요한 변화가 있다.

공을 던지는 투수 입장에서도 공을 때려내야 하는 타자들 입장에서도 민감한 변화다. 새로운 존 적용에 앞서 심판진들은 각 구단 캠프를 돌며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선수들은 설명회 시간에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면서 관심을 보였지만 “직접 겪어봐야 알 것 같다”고 입을 모았었다. 그리고 21일 직접 달라진 스트라이크존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KIA 양현종과 이준영이 불펜 피칭에 나섰고, 문승훈 심판위원 등 심판진이 포수 뒤에서 콜을 외쳤다. 엇갈린 콜이 나오면 심판진과 선수들은 트래킹 장비를 통해 코스 등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존 익히기에 나섰다.

직접 이준영의 공을 잡고, 양현종의 피칭 때 타석에서 공을 지켜본 포수 한승택은 “높은 존은 확실히 후하게 주는 느낌이다. 오른손 투수, 왼손 투수 각도가 다른데 그 부분에서도 다른 느낌이 있었다. 확실히 넓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투수가 공에 힘이 있는 선수라면 높은 존을 활용하면 수비 쪽에서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장타 위험도 있기는 하다.

한승택은 “투수에 따라서 다를 것 같다. 장타를 맞을 수 있겠지만 스피드 있게 던지는 힘 있는 투수라면 높은 패스트볼을 활용할 경우 파울이나 플라이 볼 확률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투수가 그날 공에 힘이 없다고 하면 낮게 요구를 하겠지만, 힘 있을 경우에는 높은 존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KIA의 배터리도 높은 존을 활용한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한승택은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 등 우리 중간 선수들이 직구에 힘 있는 투수들이라 활용을 많이 할 것 같다. 우리 팀 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활용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타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불리한 변화지만 한승택은 ‘자기만의 존’으로 승부하겠다는 계산이다.

한승택은 “높은 볼을 버리고 자기가 잘 칠 수 있는 공을 놓치지 않겠다고 하는 타자도 있고, 그 볼을 잘 쳐야 한다는 선수도 있다. 높은 볼이 약한 타자도 있을 건데 그런 선수들에게는 손해가 있을 것 같다”며 “나는 다 잘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웃음을 보였다.

직접 달라진 존을 확인했지만, 서재응 투수 코치는 ‘하던대로’ 피칭을 주문할 생각이다. 서 코치는 “국제대회 올림픽처럼 그런 존으로 형성되어가는 것을 느꼈다. 포수하고 상관없이 심판진이 구간을 확실히 정했다”며 “기존에 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3~4개 정도는 차이가 날 것 같다. 높이는 공 2개 정도 높아졌다. 쉽게 말하면 지난해 타자들이 약간 몸쪽 높은 볼 들어왔을 때 움찔하면 볼이었는데 올해는 스트라이크 판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냉정하게 우리 국내 투수들 1~3선발 빼고는 제구력 있게 던지는 게 힘들다. 본인의 피칭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던지다 보면 ‘이쪽 존이 스트라이크가 들어가는구나’ 투수가 느꼈을 때 더 확실하게 가는 게 낫다. ‘이쪽 근방이 스트라이크니까 거기를 보고 연습을 하자’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투수들이 가진 밸런스와 본인이 추구하는 스트라이크 존이 있다. 존이 확대됐다고 거기에 맞춰 피칭을 하면 개인한테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며 실전을 통해 투수들 스스로 자신의 존을 넓혀가도록 할 방침을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