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고용절벽으로 전남 실업급여 지급건수 증가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부족에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지난해 전남 자영업자는 역대 최대 증가폭(1만7000명↑)을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문제철 과장과 김미주 과장의 조사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남 실업급여 지급건수 평균 증가율(2019년 10~12월 평균 대비)은 78%로, 제주(88%)에 이어 전국 16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광주 증가율은 59%로, 전국 평균(57.9%)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동안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율도 제주(100%), 울산(89%), 강원(88%)에 이어 전남(87%)이 네 번째로 높았다.

광주는 60%로, 전국 평균 63.7%를 밑돌았다.

지난해 1~11월 실업급여 지급건수는 광주 21만4870건·전남 23만5259건 등 45만129건으로 집계됐다. 광주 3053억원·전남 3370억원 등 6423억원이 지급됐다.

지난해 광주 2만8000명·전남 2만4000명 등 5만2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 가운데 30~59세 실업자가 광주 1만3000명·전남 9000명 등으로, 전체 실업자의 42.3%를 차지했다.

15~29세 청년 실업자도 광주 9000명·전남 7000명 등 1만6000명으로, 30.8% 비중이었다. 60세 이상 실업자(광주 6000명·전남 8000명)가 26.9%로 뒤를 이었다.

<자료: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난에 지역민들은 생계형 창업에 눈을 돌렸다.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광주 14만9000명·전남 29만6000명 등 44만5000명에 달했는데, 전남 자영업자 수는 통계를 낸 이래 가장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전남 자영업자는 전년보다 1만7000명(6.2%)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통계를 낸 1989년 이후 역대 최대이다.

전년과 비교한 전남 자영업자 수는 2018년(-1만2000명), 2019년(-2000명), 2020년(-2000명) 등 3년에 걸쳐 감소했지만 지난해 크게 반락했다.

문제는 지난해 자영업자 증가분 모두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즉 ‘나홀로 사장’으로만 채워졌다는 것이다.

광주지역 자영업자는 전년보다 1000명 줄었는데, 들여다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000명 늘고 무급가족종사자가 2000명 늘었다.

자영업자의 대표 업종인 숙박·음식점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타격을 가장 많이 받으면서 매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광주·전남 숙박·음식점업 폐업률은 18.4%로, 다른 업종인 도소매(13.7%), 운수·창고(8.5%), 부동산(7.6%), 제조업(7.4%), 건설업(7.3%) 등을 크게 상회했다.

문제철 과장은 “전남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증가는 농림어업에서 단시간 근로형태의 근무자가 크게 늘어난 데 주로 기인한다”며 “회복세처럼 보이는 고용지표와 달리 고용의 질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기에 장기적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의 젊은 인재 유출을 억제하는 등 지역 성장잠재력 개선 발판 마련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