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나인-천선란 지음
2021년 11월 20일(토) 17:00
‘이 숲에 사람이 묻혀 있어. 죽은 자에게 진실을 물을 수 없다면 산 자를 찾아내 물으면 된다.’

‘천 개의 파랑’으로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하고 ‘어떤 물질의 사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등을 펴낸 천선란 작가가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소설 ‘나인’은 평범한 고등학생 ‘나인’이 어느 날 식물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숲의 속삭임을 따라 우연히 2년 전 실종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나인은 친구 미래, 현재, 승택과 함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열일곱 살 나인은 이모와 단둘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어느 날부터 나인에게 식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손톱 사이에서 새싹이 돋아난다. 나인에게 ‘승택’이란 소년이 다가오더니 ‘너와 나는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나인의 혼란스러움은 더욱 커진다. 이모가 그제야 털어놓은 비밀은, 나인이 ‘아홉 번째 새싹’이며 특별한 능력이 있는 존재라는 것. 나인은 새로 알게 된 자신의 존재가 혼란스럽지만, 여전히 곁에 있어 주는 이모, 친구 ‘현재’와 ‘미래’, 승택 덕분에 전과 같은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달라진 게 있다면 식물과 대화할 수 있게 됐다는 점. 식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통해 나인은 2년 전 자취를 감춘 학교 선배 ‘박원우’ 실종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로 마음먹는다.

작품은 성장소설의 감동이 가득하면서도 그 안에 서스펜스와 추리가 공존하는 소설이다. 사소한 것도 지나치지 않는 나인과 친구들의 모습은 우리가 어떤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지를 깊이 성찰하게 한다.<창비·1만5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