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을 연일 강타하고 있는 물폭탄성 장맛비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산사태, 하천 범람 등으로 인한 수해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고, 침수·파손 등으로 인한 이재민만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지 침수 면적만 2만4644㏊(7400만평)에 이르고 한우, 닭, 오리, 우렁이, 전복, 장어, 새우 등 농축수산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7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11시30분께 장흥군 장흥읍 영전리의 한 수로 주변에서 70대 노인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2시께 집을 나섰다. 연일 장맛비가 쏟아 붓자 논밭을 살피려고 나간 것으로 보인다. 수 시간이 지나도 귀가를 하지 않자 마을 이장이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과 119구조대가 수색에 나서 같은 날 밤 자신의 집에서 약 600ｍ 떨어진 수로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이에 앞서 6일 새벽 3시께 해남군 삼산면에서는 범람한 계곡물이 주택을 덮쳐 60대 여성이 숨졌고, 같은 날 오전에는 광양시 진상면에서 80대 노인이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 등에 매몰돼 숨졌다.

침수 피해로 인한 이재민도 471세대 771명으로 조사됐다. 하천 범람 등 수해 우려로 집을 떠나 일시 대피한 이들도 55세대, 68명으로 나타났다. 진도 315동, 해남 64동, 장흥 51동, 고흥 33동 등 11개 시군에서 495동의 주택이 침수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재산피해도 늘고 있다.전남도가 지난 6일 조사한 농경지 침수피해 면적은 2만1484㏊(6500만평)였는데, 7일 조사에선 2만4644㏊(7400만평)로 늘었다. 밤사이 3160㏊(950만평)나 피해 면적이 확대된 것이다. 농경지 침수 피해는 논벼 2만4524㏊, 밭작물 116.3㏊, 과수 4.3㏊로 조사됐다. 논벼 침수 피해 규모는 해남 5275㏊, 진도 5149㏊, 고흥 4949㏊, 장흥 3764㏊, 영암 1384㏊ 등이다. 밭작물 피해 규모는 해남 55.6㏊, 고흥 24.3㏊ 등이다.

축산·수산물과 시설 피해도 잇따랐다.축사 시설 피해는 장흥 57농가, 강진 24농가, 해남 23농가 등 9개 시군에 걸쳐 115농가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도내 5개 시군, 13농가에서는 이번 비로 모두 21만여 마리의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한우 4마리, 닭 15만9000마리, 오리 5만1000마리다.양식장 시설 피해의 경우 진도 21어가, 강진 5어가로 신고 접수됐고, 2개 시군에선 수산물 유실 등 피해가 났다.

도로 등 공공시설물도 피해를 비켜 가지 못했다.절개지 낙석 발생, 도로사면 토사 유실 등 32건의 사고가 났다. 해남 10개소, 화순 5개소 등 소하천 유실 피해는 23개소로 집계됐다.해남 5개 마을, 강진 2개 마을, 장흥 1개 마을에선 상수도 시설이 고장 났고 보성과 장흥에선 각각 마을 3곳이 하수도 시설 고장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국도 23호선 영암군 금정면 연소리 일원 도로는 토사 유실 등으로 도로가 통제돼 응급 복구 중이다.

전남에서는 지난 3일부터 장마가 시작됐다. 지난 5일부터 호우가 이어져 7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사흘간 누적 강우량은 해남 현산 532㎜, 장흥 관산 464.5㎜, 진도읍 457.7㎜, 고흥 도양 417.5㎜, 해남 403.9㎜, 강진 381.5㎜, 장흥 377.4㎜ 등을 기록하고 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