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 해당 구역 내 일반건축물 철거공사를 맡은 원청 시행사인 HDC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시공사 책임을 규명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광주경찰청 전담수사본부는 16일 오전 서울 현대산업개발 본사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전문수사관 등을 지원받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전산실과 공사·안전 관련 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청 건설사의 관련 자료를 확보해 안전 관리 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자신들이 맡은 공사장에서 벌어졌던 불법 행위를 정말 몰랐는지 확인하겠다는 게 경찰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은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과 ‘재개발사업구역 내 610개동의 건축물 철거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후 시행사로 나서 ㈜한솔기업을 시공사로 하는 계약을 체결, 철거업무를 모두 넘겼다. 한솔 측은 이 과정에서 광주지역 업체인 백솔건설 측에 재하도급 형태로 실제 공사를 맡겼는데, 한솔기업과 백솔건설 간 하도급 계약은 불법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 권순호 대표이사 등은 사고 이후 줄곧 “(하도급업체인)한솔기업과 계약 외 재하도급은 주지 않았다”면서 불법 하도급 계약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