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 2021년 첫 추경 예산안에 포함된 광주·전남 행정통합 연구 사업비 2억원이 전남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파크골프장 조성 지원사업비·국제 철인 3종 경기대회 개최비 등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비는 대폭 삭감됐다. 반면 도의회는 추경안에 편성되지 않은 사찰(寺刹) 관련 사업을 대거 쪽지 예산으로 반영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자초했다.

15일 전라남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예결위는 지난 11일 전남도와 교육청의 2020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심사와 2021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했다.

예결위는 추경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파크골프장 조성지원 사업(6억 편성→3억6000억원 확정), 국제 철인 3종 경기대회 개최비(5억→4억원), 전남도 동부권 통합청사 건립공사비(82억→76억원) 등 시급성이 떨어지거나 예산이 과다 편성됐다고 판단된 16개 사업에서 약 20억원을 삭감했다.

반면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지원센터 운영비(3억2000만→4억2000만원), 사회적 경제기업 제품 판촉 지원(0→5000만원), 119생활안전 순찰대 운영(0→5000만원) 등 30개 사업에서 19억원을 증액했다. 전남도의회 관계자는 “해당 사업들은 도민 직접 수혜 사업으로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증액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교육비특별회계 추경안에서는 상임위(교육위)에서 전액 삭감한 조리실무사 인건비 5억2000만원을, 기초학력 지원 예산으로 전액 증액 편성하는 등 총 8억 원을 삭감하고 6억원을 증액했다.

조리실무사 등 교육청 노동자들은 “노사(전남교육청과 노동자) 합의를 거쳐 편성한 예산을 도의회가 삭감했다”며 민주당 전남도당을 점거·도의회 항의 시위에 나섰으나, 도의회는 “학생 수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조리실무사 등 인력 충원에 신규 예산을 반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삭감된 예산으로 전남 학생의 기초학력을 증진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도의회는 그러나 집행부가 편성하지 않은 사업을 추경안 심사에서 쪽지예산으로 다수 반영했으며, 이들 사업은 사찰(寺刹) 문화재 정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담양 모현관 고문서 데이터베이스화(DB화, 0원 편성→1000만원), 강진 무위사 수륙대제(3000만원), 구례 화엄사 금정암 단청(1억원), 강진 시방사 주변정비(산신각 신축 7500만원), 보성 충절사 주변 정비 사업(3000만원) 등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의원들이 지역구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도의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집행부에서 시급성이 떨어져 추경예산안 편성에서 제외됐으나, 추경 심사 과정에서 삭감된 예산이 있어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전남도와 교육청의 2020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승인건과 2021년도 제1회 추경안은 오는 16일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