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에 대한 복부 CT 검사를 실시한 뒤 수술을 지연하는가 하면, 신장이식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심각한 감염인 털곰팡이균 감염에 대한 진단·치료를 지연한 학교법인 조선대측은 유족들에 대한 손해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민사 3부(부장판사 이창한)는 수술 뒤 치료 중 숨진 환자의 부인 A씨 등 가족들이 조선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선대는 A씨 등 유족들에게 1억 4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A씨 남편은 당뇨병성 신장병 진단을 받고 투석을 해오다 지난 2015년 9월 27일 조선대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환자는 수술 뒤 일반 병실로 옮겨진 이후 복부 통증을 호소, 10월 16일 복부 CT 검사를 통해 ‘허혈성 대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측은 보존적 치료를 하다 상태가 악화되자 같은해 10월 22일 응급 수술을 실시했고 28일 조직검사를 거쳐 환자의 털곰팡이균 감염 사실을 확인, 치료제를 투여했지만 환자는 11월 6일 숨졌다.

유가족들은 병원측의 수술 및 진단·치료 지연 등으로 환자가 숨졌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A씨 등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 법원은 병원측 책임이 있다고 했다. 법원은 ‘병원 의료진이 허혈성 대장염으로 진단한 뒤 곧바로 수술을 해야 함에도 지연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 ‘환자의 털곰팡이균 감염에 대한 진단 및 치료를 지연한 잘못도 있다’고 봤다.

환자에 대한 수술이 늦춰지지 않고 시행돼 조직검사가 이뤄졌다면 검사 기간 등을 고려할 경우 조기에 털곰팡이균 감염 사실을 확인하고 치료제 투여가 가능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다만, 재판부는 병원측 책임 비율을 40%로 제한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