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 국정 운영의 무게 중심이 청와대에서 송영길 당 대표 체제의 민주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재창출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한 당·청관계 변화지만 별다른 잡음 없이 원만하게 이뤄질 것인지 주목된다.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신임 지도부의 간담회에서도 이런 기류가 반영됐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우리 당이 내년 3월 9일 (대선에서)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아야 문 대통령이 성공하는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화답했다.
특히, 송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영호남 현안인 달빛내륙철도 사업을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에 신규사업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 문 대통령의 결심을 이끌어 낼 것인지 주목된다. 송 대표는 “대통령께서도 공약하셨던 대구와 광주가 연결되는 달빛내륙철도 문제도 고려를 해야 된다”며 “이런 현안 문제들을 대통령께서 좀 (해결)해 주시면 (당이) 정확히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6월말 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임기말 정권의 균형추가 당으로 기우는 것은 5년 대통령 단임제에서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당을 사실상 지배해왔다는 점에서 당청 간의 관계 변화가 원만히 이뤄질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송영길 대표가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는 거리가 있는 비주류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당·청 관계 변화 과정이 만만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여권에서는 4·7 재보선 참패에 있어 친문 진영 및 청와대 책임론이 불거지고 국민 눈 높이에 맞지 않는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문 대통령의 정국 장악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당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준영 장관 후보자만 자진 사퇴를 통해 물러나게 하고 임혜숙 과기부장관과 노형욱 국토부장관을 임명을 강행한 것과 관련, 당내에서는 말들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가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장관 후보자들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정리했다면 민심에 던지는 의미는 더 컸을 거라는 것이다. 또 이번에는 청와대의 체면도 있어 넘어가지만 다음에 또 이와 유사한 사안이 불거진다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류도 보인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임기 마지막이 되면 정부와 여당 간에 틈이 벌어지는 것이 과거 정당의 역사였다”며 “유능함은 단합된 모습에서 나온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구심점으로 당을 지목, 대선을 앞둔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청와대의 체면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원팀’ 정신을 강조한 것과 별개로, 차기 대선이 다가올수록 당청 사이의 대립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지금까지의 국정 성과를 토대로 기존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한 반면, 여당은 시시각각 바뀌는 ‘대권 풍향계’에 따라 차별화된 자세를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송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GTX-D 노선이 ‘김부선’으로 끝나는 바람에 서부 지역에 상당한 민심 이반이 있다”고 지적한 뒤, “소위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라 불리는 곳에 살고 있는, 내 집 마련을 꿈도 못 꾸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주택공급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를 두고도 최근 여당에서는 종합부동산세 기준 완화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으나, 청와대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 이를 어떻게 조정하느냐를 놓고 당·청이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송 대표가 부동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주택 공시가격 급등으로 부담이 늘어난 1주택자들의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문제,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열어주는 대출규제 완화 등을 핵심으로 꼽고 있다. 결국, 송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 부동산 규제완화에 부정적인 여권내 강경파를 설득, 당정청 원팀 기조를 유지하고 민심과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부동산 정책을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신임 지도부의 간담회에서도 이런 기류가 반영됐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우리 당이 내년 3월 9일 (대선에서)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아야 문 대통령이 성공하는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화답했다.
임기말 정권의 균형추가 당으로 기우는 것은 5년 대통령 단임제에서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당을 사실상 지배해왔다는 점에서 당청 간의 관계 변화가 원만히 이뤄질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송영길 대표가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는 거리가 있는 비주류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당·청 관계 변화 과정이 만만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임기 마지막이 되면 정부와 여당 간에 틈이 벌어지는 것이 과거 정당의 역사였다”며 “유능함은 단합된 모습에서 나온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구심점으로 당을 지목, 대선을 앞둔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청와대의 체면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원팀’ 정신을 강조한 것과 별개로, 차기 대선이 다가올수록 당청 사이의 대립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지금까지의 국정 성과를 토대로 기존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한 반면, 여당은 시시각각 바뀌는 ‘대권 풍향계’에 따라 차별화된 자세를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송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GTX-D 노선이 ‘김부선’으로 끝나는 바람에 서부 지역에 상당한 민심 이반이 있다”고 지적한 뒤, “소위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라 불리는 곳에 살고 있는, 내 집 마련을 꿈도 못 꾸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주택공급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를 두고도 최근 여당에서는 종합부동산세 기준 완화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으나, 청와대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 이를 어떻게 조정하느냐를 놓고 당·청이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송 대표가 부동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주택 공시가격 급등으로 부담이 늘어난 1주택자들의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문제,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열어주는 대출규제 완화 등을 핵심으로 꼽고 있다. 결국, 송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 부동산 규제완화에 부정적인 여권내 강경파를 설득, 당정청 원팀 기조를 유지하고 민심과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부동산 정책을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