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FC서울 주장 기성용(32)선수와 아버지인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이 농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최근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기씨 부자가 산 땅 일부가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하나인 마륵공원 조성사업 터에 포함된 점을 감안, 부동산 투기 의혹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22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축구선수 기성용과 그의 아버지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을 농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 기 선수가 해외리그 선수로 활동하던 시절 농지매입시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했는 지 여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또 기씨 부자가 사들인 땅을 크레인 차량 차고지 등으로 불법 전용하고 무단으로 형질을 변경한 혐의(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기 선수는 지난 2009년~2020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팀 등 해외 프로축구 구단에서 활동하고 있어 실제 농지를 취득할 수 없음에도 2016년 7월∼11월 광주시 서구 금호동 밭 6개 필지와 논 1개 필지 7773㎡(2351평)를 26억9512만원에 매입했고, 앞서 2015년 7월과 11월 같은 지역 잡종지 4개 필지 4661㎡(1409평)를 18억 9150만원에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 선수의 아버지인 기 전 단장도 같은 해 7월 기 선수의 땅 인근 논 2개 필지 3008㎡(909평)를 12억 9015만원에 매입했다.

이같은 농지 취득은 현행법상 투기를 막기 위해 매입자가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해 농지취득자격증명원을 발급받아야만 가능하다. 특히 계획서에는 실제 농사에 필요한 노동력 및 농업기계·장비·시설의 확보 및 방안, 해당 종지의 이용실태 등을 작성해 시·구·읍·면장에게 발급신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기 선수는 농업경영계획서 발급 당시 해외에서 활동중이었기 때문에, 경찰은 농업경영계획서가 허위로 작성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경찰은 기씨 부자가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발표된 2016년 11월 직전에 땅을 샀고 일부 땅(2653㎡)이 마륵공원 사업 터에 포함돼 매입가격 5억6500만원보다 두배 이상 높은 12억여원을 보상받은 점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기씨 부자가 산 땅의 일부가 농지의 형질에 맞지 않게 불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이 확인돼 광주시 서구가 원상복구 이행명령을 내린 상태이다.

서구는 지난 13일 형질에 맞지 않게 평탄화 작업이 이뤄지고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농지를 확인해 기씨 부자에게 원상복구를 명령했다. 이후 다음달 말까지 농지로 원상복구가 되지 않으면 서구는 고발조치를 할 예정이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기 전 단장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한희주 광주경찰청 부동산투기특별수사대장은 “민간공원 특례사업 발표 전 땅에 대해서도 구매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기씨 부자에 대한 소환조사 일정은 조율 중으로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길 어렵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