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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패밀리랜드 폐업 위기 호소에도 억대 임대료 챙겨
코로나 장기화에 사실상 휴장 상태…계약 해지 요청 거절
관련법 따라 80% 감면했다지만 1억9000만원 받아내
시민들엔 착한 임대료 독려 속 지가 상승 이유 6000만원 ↑
2021년 01월 24일(일) 21:00
코로나19 여파로 호남지역 대표 놀이 휴식·공간인 광주 패밀리랜드<사진>가 개장 후 처음으로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 광주시의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영업제한 등이 되풀이되면서 매달 수억원대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난을 견디지 못한 업체는 사실상 건물주격인 광주시에 계약해지를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동안 시민을 상대로 ‘착한 임대인 운동’을 펼쳐온 광주시는 “업체의 사정을 감안해 임대료를 80%나 감액했다”며 생색까지 냈지만, 결국 폐업 직전인 업체를 상대로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억대의 임대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사고 있다.

2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와 광주패밀리랜드 수탁 업체가 2016년 맺은 광주 패밀리랜드 관리 위탁 계약 기간이 오는 6월 종료된다. 이후 계약 연장 여부는 업체의 의사에 따라 사실상 결정된다.

하지만 현재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업체 입장에선 당장 이번 달을 넘기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재계약 연장이 힘든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광주시에 연간 위탁료(임대료) 6억 2000만원을 내고 패밀리랜드를 운영중인 업체는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100일 정도 휴장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나머지 개장 기간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처로 3분의 1만 입장할 수 있었고, 이마저도 심리적인 거부감으로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업체측은 매월 2억원 안팎씩의 적자가 발생함에 따라 지난 해 7월 광주시에 계약 해지를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

당시 업체측은 광주시 산하 우치공원관리사무소에 ‘우치근린공원 내 유원시설 관리위탁’ 계약해지 의사 통보서를 보내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더 이상 누적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계약 해지를 사전 통보한다”며 “특히 당사의 폐업으로 직원과 패밀리랜드 내 임대상가 등이 생계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새로운 수탁자를 신속하게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실제 패밀리랜드에는 직원 8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업체측과 계약을 맺고 매점이나 기념품 판매 등을 하는 재임대 업소도 수십 곳에 이른다. 패밀리랜드가 문을 닫으면 100명이 넘는 주민이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공유재산법상 코로나19 피해로는 계약해지가 불가능하며, 재난 등 정당한 사유에 한해서만 계약해지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광주시는 또 “관련법에 따라 1년 위탁료 6억 2000만원 중 80%인 4억 3000만원을 경감했다”며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최선의 지원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업체 입장에서 보면, 코로나19 여파로 폐업 직전인 상황에서 감면을 받긴 했지만 결국 광주시에 2억원에 육박하는 임대료를 낸 것이다. 광주시는 한술 더 떠 지난해 7월 기존 관리위탁료마저도 관련법을 들어 토지공시지가 상승 등에 따라 6000만원 가까이 올렸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단순한 임대료 감면만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한데, 건물주격인 광주시가 임대계약 해지마저 거부하고, 임대료를 추가로 올린 것은 공공기관의 횡포나 다름없다”며 “서울 등 타지역은 공공시설 임대업체에 대해 임대료 감면은 물론 인건비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코로나19를 견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광주시에) 얘기하면 우리와는 계약조건 등이 다르다는 말만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이날 ‘패밀리랜드 관리위탁 차질없이 진행’이란 보도자료를 내고 “광주시의 위탁료 감면 지원과 업체측의 자구노력 등에 힘입어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약 의사가 없으면 신규수탁자를 모집하겠다”면서 “올 상반기에도 위탁료를 추가 감면하겠으며, 빠르면 2월 중 코로나19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하반기부터는 경영에도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업체의 주장과는 어긋나는 내용을 내놨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